진수희 복지부장관이 우선 해야 할 일
진수희 복지부장관이 우선 해야 할 일
  • 노영조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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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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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블로그에 피아노 연주가 특기라고 내세운 진수희 복지부장관은 시장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의 홈피에도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학자로서의 전력이나 의정활동을 미루어 볼 때도 그같은 평이 합당할 것이다.

의원직을 겸하고 있는 진 장관은 국회에서 시장경제실시, 독점규제 및 소비자 후생증대를 주창하며 입법활동을 벌여왔다. 그는 특히 6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힌 정책통이기도 하다.

그런 진 장관이 10년 넘게 찬반 논란을 빚어온 소화제, 감기약 등 가정 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결재하고 이달 중 공식 발표키로 한 것은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정책결정이 나오는 과정에서 진 장관이 지역구 약사회 등의 반발을 의식해 한동안 반대방침을 고집한 점은 적지 아니 아쉽다.

그가 직역단체와 복지부 관료들의 반발을 업고 반대하다 허용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은 다행스런 일로 ‘진수희의 回心’으로 부를 만하다. 율법주의자로 기독교도들을 핍박하던 사도 바울이 다마스커스에서 크게 깨닫고 개종해 이방선교에 나선 ‘다마스커스의 회심’사건을 떠올리는 사태발전이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내린  정책결정이 마지못해 몇 가지 상비약 수준의 일반의약품을 약국이 아닌 곳에서 살 수 있게 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획기적인 내용임에도 미봉책이라는 평가절하를 면치 못한다. 핵심은 국민편익과 안전성 확보다.

진 장관은 의료소비자의 요구와 의약품 안전관리가 반영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개각에서 재신임을 받은 진 장관이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제약-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약품 판매가  약국 독점에서 수퍼판매로 바뀌면 경쟁이 촉진돼 가격이 떨어지고 그 편익은 서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이런 선순환 노선이야말로 서민을 위한 정책결정일 것이다. 재정에 큰 부담을 지우는 포퓰리즘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친서민 정책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느냐를 가리는 기회도 된다.

요즘 제약업계는 오는 6월 실시될 약가인하가 큰 파도를 넘어 쓰나미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전전긍긍하는 처지다. 이미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사업 등 다양한 약가인하 정책이 시행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불법 리베이트 조사가 범부처 차원에서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또 다시 약가인하 칼을 빼들었다.

기존 조치만으로도 이미 연 1조원 이상의 매출감소가 예상되는 터에 추가로 약값을 인하한다면 제약업계는 1조원대의 수입감소가 불가피하다.  올해 특허만료되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가격을 10%만 내리더라도 심평원에 청구하는 금액이 추가로 1조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약제비 증가가 건보재정을 압박하는 큰 요인이므로 약값인하를 고삐로 건보재정 건전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발상인 듯하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행정 편의적 태도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주로 가격통제를 무기로 약제비를 관리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약제비 증가를 초래한 요인은 가격이라기보다는 사용량과 저가-고가 약품의 비중변화라는 게 학계의 분석결과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약값을 내리더라도 의료기관이 고가약 처방을 한다든지 처방량을 늘린다면 오히려 약제비 상승이라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결국 약가관리만으로는 약제비 관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약값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요소인 만큼 시장원리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정부가 적절한 선에서 시장에 관여하는 게 필요하기도 하다.

이와 함께 신약 개발 등 R&D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의 비중도 가격결정에서 중요하다. 하나의 정책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선행돼야하는 것이다. 진 장관의 어깨에 지워진 짐이 무거운 이유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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