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ADC 파이프라인 2종 돌연 삭제
애브비, ADC 파이프라인 2종 돌연 삭제
홈페이지서 ‘ABBV-011’와 ‘ABBV-647’ 사라져

ADC 제작 과정 까다로워 ... 13종 허가된 상황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2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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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애브비 본사 전경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애브비(Abbvie)가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항체 약물 접합체(ADC) 파이프라인 2종을 돌연 삭제했다. 이는 현재 항암제 개발 트렌드에 반하는 행보인터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파이프라인은 ‘ABBV-011’과 ‘ABBV-647(성분명: 코페투주맙 펠리도틴·cofetuzumab pelidotin)’이다. 이같은 돌발 상황에서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인 바이오 스페이스(Bio Space)는 애브비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BBV-011’은 신경내분비종양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것으로 밝혀진 세포 표면 단백질인 SEZ6을 표적하여 세포독성 약물인 칼리키아미신(calicheamicin)을 전달하는 ADC이다. 애브비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세포폐암(SCLC) 환자를 대상으로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올해 6월에 개최된 미국암학회(ASCO)에서 발표된 중간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ABBV-011’은 19%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69%의 임상이득률(CBR)을 보였다. 환자의 37%는 12주 이상 지속되는 완전관해(CBR)가 나타났다.

‘ABBV-647’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대장암, 폐암, 난소암, 피부암, 자궁암 등에서 흔하게 발현되는 PTK7 단백질을 표적하여 모노메틸 오리스타틴 계열 세포 독성 약물인 Aur0101을 전달하는 ADC이다. 애브비는 지난 2020년 2월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ABBV-647’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을 개시했다. 이듬해 ASCO에서 해당 연구의 설계에 대해 발표했다.

이 약물은 본래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인 스템센트렉스(Stemcentrx)가 발굴한 것으로, 지난 2015년에는 미국 화이자(Pfizer)와 공동 개발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1년 뒤인 2016년에는 애브비에 인수되었다.

 

ADC, 제작 과정 까다로워 ... 업계, 개발 중단 가능성에 무게 

‘ABBV-011’와 ‘ABBV-647’은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 피어스 바이오파마(Fierce Biopharma)가 지난 2021년 유망한 ADC 신약으로도 꼽은 만큼, 애브비의 이번 조치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ADC가 현 항암제 개발의 트렌드인 점을 고려할 때,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개발에 있어 특유의 까다로움 때문에 애브비가 일단 개발을 중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DC는 항체와 세포 독성 약물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항체는 질환을 유발하는 항원에 대한 높은 결합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하는 항체에 세포독성(cytotoxicity) 약물을 실어 보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로 ADC가 탄생했다.

ADC의 첫 등장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화이자의 ‘마일로타그(Mylotarg, 성분명: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는 지난 2000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 첫 ADC 약물로 기록됐다. 하지만, 1세대 ADC는 항암화학요법의 특징적인 단점인 세포 독성은 물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탄생한 3세대 ADC는 표적 항원에만 정교하게 세포 독성을 유도하고 면역 반응을 감소시킴으로써 기존 약물의 단점을 대폭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한 전문가는 “현대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단백질 공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며 “이를 통해 3세대 ADC는 약물을 특정 항원에 더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정교하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표적 및 세포 독성 약물의 상호작용 뿐만 아니라, 바이오마커, 항체, 세포 독성 페이로드, 연계 전략 등 4가지 요인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

ADC 바이오마커의 경우, 암세포 증식에 작용할 필요는 없으나, ①암세포 표면에서 과잉 발현되는 수준, ②세포 표면의 면역원성 존재 여부, ③ADC 결합 가능성 등 최소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ADC의 분리 정제 과정에서도 문제가 동반된다. 항체약물결합비율(DAR)은 항제와 약물이 접합되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DAR 비율이 높으면 ADC의 약물 기전을 방해하고 DAR 비율이 낮으면 치료 효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즉, 적절한 DAR 비율을 정립해야 하는데, ADC는 보통 고가의 항체를 바탕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분리 정제 과정에서 이를 치밀하게 조정하지 못할 경우, 생산 단가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20년이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재 허가된 ADC 개수는 적은 편이다. FDA의 승인을 받은 ADC는 다음과 같다.

<미국 FDA 항체약물접합체(ADC) 승인 현황>

성분명

제품명

업체명

적응증

승인일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mirvetuximab soravtansine

엘라헤어(Elahere)

이뮤노젠(ImmunoGen)

난소암

2022년 11월

티소투맙 베도틴(tisotumab vedotin)

티브닥(Tivdak)

시젠(Seagen)

자궁경부암

2021년 9월

론카스툭시맙 테시린(loncastuximab Tesirine)

진론타(Zynlonta)

ADC 테라퓨틱스(ADC Therapeutics)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2021년 4월

벨란타맙 마포도틴(belantamab mafodotin)

블렌렙(Blenrep)

GSK(GlaxoSmithKline)

다발성 골수종

2020년 8월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

트로델비(Trodelvy)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

유방암

2020년 4월

트라스투주맙 데룩테칸(trastuzumab deruxteca)

엔허투(Enhertu)

아스트라제네카(AZ, Astrazeneca) 및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유방암

2019년 12월

엔포투맙 베도틴(enfortumabvevedotin-ejfv)

파드셉(Padcev)

시젠(Seagen)

방광암

2019년 12월

폴라투주맙 베도틴(polatuzumab vedotin

폴라이비(Polivy)

로슈(Roche)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2019년 6월

목세투모맙 파수도톡스(moxetumomab pasudotox)

루목시티(Lumoxiti)

아스트라제네카(AZ, Astrazeneca)

털세포 백혈병

2018년 9월

이노투주맙 오조가마이신(inotuzumab ozogamicin)

베스폰사(Besponsa)

화이자(Pfizer)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2017년 8월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

캐사일라(Kadcyla)

로슈(Roche)

유방암

2013년 2월

브렌툭시맙 베도틴(brentuximab vedotin)

애드세트리스(Adcetris)

다케다제약(Takeda)

림프종

2011년 8월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

마일로타그 (Mylotarg)

화이자(Pfizer)

급성 골수성 백혈병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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