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핵쓰레기 처리장소가 아니다” 
“바다는 핵쓰레기 처리장소가 아니다” 
의사단체, ‘후쿠시마 핵 오염수와 한국정부 괴담 10문10답’ 발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는 인류와 생태계에 대한 대학살”

“윤석열 정부, 전문가 의견까지 괴담 취급하며 압박”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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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바다는 핵쓰레기 처리장소가 아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2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개시일을 24일로 확정 발표하면서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투기 계획에 대해 “인류와 생태계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생태 대학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관련 반핵의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로 규정하고 23일 ‘후쿠시마 핵 오염수와 한국정부 괴담 10문10답’을 발간, 언론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에 대한 기초적인 검토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상태이다. 최근에 들어서야 노심에 접근할 수 있었던 도쿄전력은 폐로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즉 오염수가 앞으로 얼마나 발생할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오염수에 어떤 핵종이 포함되어있는지 총체적인 검토를 수행하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는 정화장치인 알프스(ALPS)를 통해 정화가 되고 정화된 물을 바닷물에 희석해서 방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알프스는 잦은 고장과 성능의 문제가 밝혀지고 있으며, 이를 거친 오염수에 대해 도쿄전력이 발표한 샘플링의 대표성에 제기된 합리적인 의문들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방류에 따른 해양 생태계와 인체에 미칠 영향도 검토되지 않았다. 해양 생물체 내에 이루어지는 농축과 축적의 기전은 검토된 바 없다. 후쿠시마 근해에서 발견된 세슘우럭의 사례가 생물농축 및 축적의 위험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무엇보다 오염수로 인한 피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가 여기에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국내외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의문과 지적들을 가차없이 괴담으로 취급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괴담 선동에는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가며 열을 올리고 있다. 여당 또한 2008년 광우병 소 수입을 막아냈던 시민운동을 다시 끄집어내 괴담이라 폄훼하며 오염수 사태도 유사한 것이라 선동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정부 여당의 행태는 생태와 인류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투기행위에 대한 과학적 의견을 공론장에서 침묵시키려는 반민주주의적 시도”라며, 오히려 정부의 주장이 괴담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핵의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이 책자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는 절대 안전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반핵의사회]

반핵의사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이러한 재앙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한국의 의료인들이 모여 2012년 1월에 창립하였습니다. 우리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한 세대가 채 지나기도 전에 또다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라는 재앙을 마주쳤고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물질에 평범한 사람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지역 인근에서 살던 아이들은 엄청난 양의 방사선에 노출됐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최소한 수십 년 동안 이 끔찍한 사고의 결과와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의료인으로서 그리고 양심 있는 과학자로서, 우리는 미량의 방사선이라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반대하며 핵발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진단 및 치료용 방사선의 절제되고 가능한 최소한의 사용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핵무기 폐기와 핵발전의 중단을 각국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요구하며 동료 의료인들 및 연구자들에게 우리와 같이 이 목표를 함께 추구해나가자고 말합니다.

반핵의사회는 의료인으로서, 과학자로서, 무엇보다 양심적인 세계 시민의 일부로서 우리는 핵무기와 핵발전이 중단될 때까지 이에 맞서는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고 전세계의 사람들과 연대할 것입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1987년 민주화의 도상에서 창립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은 가치를 저울질 할 수 없는 시민의 생명과 건강은 더 평등한 사회에서야만 더 보편적으로 지켜지리라 믿는 의사들의 단체입니다. 이윤과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은폐되는 죽음과 폭력,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를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자본과 정치세력이 가속화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아픈 세상에서, 아픔을 보듬는 소명을 가진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는 소박하지만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의협은 의료에서 소외된 모든 사람들, 홈리스, 차가운 아스팔트와 철탑 위의 노동자, 차별받는 이주민, 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의 시민들, 단단한 차별의 벽 앞에 배제되는 장애인과 성소수자의 아픔이 깃드는 곳에 힘 닿는 한 달려가고자 합니다.

또한 인권과 온생명의 존엄을 해하고 목숨에 가격을 매기는 비인도적 정책이 고개를 들 때면 어김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의협의 이러한 활동들은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도 부정의한 세상으로 인해 아픈 이가 있다면, 부당한 차별로 인해 병든 이가 있다면 그 곁을 지키며 모두가 건강한 사회로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들어가는 글 =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위험에 대한 평가는 그에 대한 예측입니다. 현실에서 이미 실현된 위험은 재난이지 위험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 예측은 단순히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틀을 바탕으로 도출되는 가능성들을 모두 들추어 보는 작업이 예측입니다.

위험에 있어서는 소위 불확실성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위험의 예측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틀은 벌어지는 상황을 설명하는 틀이며, 상황 그 자체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상황의 진행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전제조건들을 포함하거나, 상황이 진행되면서 그 속에 처한 주체들의 반응과 반발도 설명에 포함되는 틀이면 더욱 충실한 예측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와 그에 따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비상발전기를 비롯한 모든 전력이 차단되는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쓰나미의 규모에 대한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는 점이 지적되어야 합니다.

즉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위험에 대한 평가 과정에서 예측을 하였지만, 위험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전제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을 축소하거나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결과로 발생한 사고입니다. 마치 사고의 원인을 불가항력으로 치부함으로써, 쓰나미로 인한 재해와 방사선 누출로 인한 재해를 구분하여, 그 피해 규모의 계산함에 방사선 누출로 인한 규모를 축소시키려는 접근도 있지만, 쓰나미로 인한 방사선 누출이 없었다면, 쓰나미 복구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고 장기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그 구분의 의도가 의심되는 주장일 뿐입니다.

문제는 위험의 예측에 사용되는 틀 자체를 들여다보지 않고, 소위 틀 속에 갖혀 있으면서 판단하게 되면, 이러한 위험들은 언제든 다시 되풀이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위험의 예측에 사용되는 틀이 검증과 반증에 열려 있으며, 비판과 논의속에서 다듬어질 수 있는 틀이 아니라, 이념화된 도그마처럼 현실을 흑백논리로 바라보는 틀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단순히 측정방식과 같은 기술적 수준이 아니라, 측정 항목이나 측정 내용과 같은 구조적 수준, 더 나아가 측정의 의미와 같은 역사적 수준에서의 불확실성이라면, 이념화된 도그마로는 들여다보지 못합니다. 여기서 소위 방사선선량의 계산이 그러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투기는 그 원인도 그러하지만, 그 결과도 인류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입니다. 희석을 시킨 다음의 투기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희석한다고 방사선 핵종이 변화하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 시간 현재 오염되어 있는 후쿠시마 앞바다,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어류 서식지 그리고 이동경로의 변화, 또 먹이사슬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생태계의 취약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평가되지도 그리고 밝혀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앞에 두고, 우리는 어떠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어디서 구해야 할까요? 여기 같이 고민이 모아지는 지점들에서, 반핵의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에서 먼저 그리고 함께 질문과 답을 찾아보고자 하였습니다.

* 백도명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로 월성 원전 주변 주민 역학조사 외에도 삼성 반도체 직업병, 가습기 살균제 호흡기 질환 역학조사 등을 주도하는 등 한국의 환경직업병 연구의 대표적 학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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