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한울] 일동제약과 한국MSD의 구조조정 소식에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타업종에 비해 근속기간이 길었던 제약사의 구조조정은 이례적인 일이라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과 지주사 일동홀딩스는 지난 23일 구성원에게 연구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희망퇴직 프로그램(ERP)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공표했다.
핵심 내용은 임직원 ERP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의 임원 20%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이번 주부터 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한국MSD는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3개 품목의 모든 권리를 종근당에 매각했다. MSD는 매각과 함께 담당업무를 진행해 왔던 100여명의 직원에 대해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동시에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다국적 제약사 구조조정은 자주 있는 일이라 충격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근속 기간이 긴 국내 상위제약사의 구조조정은 이례적이라 업계는 제2, 제3의 구조조정 사례가 나오는 것 아닌지, 술렁이는 모습이다.
일동제약은 최근 몇 년 동안 연구개발(R&D)에 온 역량을 쏟으며 투자를 늘려왔다. 2017년 10.5%였던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지난해 19.3%까지 급증했으며 올해는 20% 이상 차지할 전망이다.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늘어날수록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일동제약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영업손실은 735억 원에 달했다.
특히 이같은 구조조정이 향후 다른 제약사에 미칠 영향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R&D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권에 있는 국내 제약사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것이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며 “경영효율화와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또 다른 구조조정 제약사가 나오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이미 일부 중소 제약사들이 영업조직을 의약품 영업대행업체(CSO)로 전환 하는 등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몸집 줄이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일동제약 발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