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17일 서울 중구 간호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이지혜] (2023.05.17)](/news/photo/202305/332928_215833_2730.jpg)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를 통과한 법률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의사 단체 등 특정 직역에 우호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료현장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17일 서울 중구 간호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호사 면허증 반납운동 및 불법진료에 대한 의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공약인 간호법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분별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尹,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로 거부권 행사 ...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간호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체행동 방침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지혜] (2023.05.17)](/news/photo/202305/332928_215833_2730.jpg)
간호협회는 순수한 간호업무는 하되, 임상병리사 등 다른 보건 의료직능의 면허업무에 대한 의사의 지시를 거부한다는 계획이다.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의사의 불법적인 업무에 관한 리스트를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협회 내 불법진료신고센터를 설치함은 물론, 현장실사단을 별도로 운영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대리처방, 대리수술, 대리기록, 채혈,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동맥혈 채취, 항암제 조제, L-tube 및 T-tube 교환, 기관 삽관, 봉합, 수술 수가 입력 등에 관한 의사의 불법 지시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간호사들이 의사를 대신해 수행하고 있는 ‘PA(진료지원간호사·Physician Assistant)’ 업무도 포함돼 있어, 향후 진료차질 등 의료현장에 대혼란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PA 업무 거부 ... 의료현장 대혼란 불가피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은 17일 서울 중구 간호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사진=이지혜] (2023.05.17)](/news/photo/202305/332928_215832_2719.jpg)
김 회장은 “오늘부터 한 달간 전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모아 보건복지부로 반납할 것”이라며 “면허 반납을 하는 그날 간호사는 광화문에 집결해 부당하게 공권력을 행사한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고발하고 파면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간협은 오는 19일 광화문에서 ‘간호법 거부권 규탄 및 부패정치 척결을 위한 범국민 규탄 대회’를 열고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간협은 총선기획단을 통해 1인 1정당 가입 운동을 전개하고 간호법을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는 입법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에 간협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조직적인 연차 투쟁을 통해 단체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PA 업무 등 합법적인 업무 거부만으로도 정부에 충분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PA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약 1만 2000여 명으로, 이들이 업무를 거부할 경우, 응급의료현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