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우울증 등과 혼동하기 쉬운 실어증 ... 원인은 대부분 뇌졸중
치매·우울증 등과 혼동하기 쉬운 실어증 ... 원인은 대부분 뇌졸중
골든타임 놓치는 경우 치료 힘들어

조기치료 중요 ... 언어 재활로 극복
  • 임해리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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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하루아침에 말하는 기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실어증 환자다.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사회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말을 못하게 되었을까. 대부분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난다.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후유증이 실어증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에게 실어증이 왜 발생하는지, 사회복귀를 위한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가 실어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가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어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뇌 영역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

실어증이란,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손상돼 말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기능이 떨어진 것을 말한다. 발음장애처럼 구강구조에 문제가 있거나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와는 다르다. 실어증은 언어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뇌 중추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손상된 영역에 따라 ‘베르니케 실어증’과 ‘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눈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존재하며, 이 부위가 망가지면 말은 하지만 의미가 없는 단어를 나열한다.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특징이다. 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남의 말을 이해하긴 하지만 말을 하거나 쓰는 게 어렵고,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말수가 적어진다.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 가장 많아

실어증은 뇌졸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유승돈 교수는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이 부위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죽는다”며, “실어증은 뇌졸중 치료를 받고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후유증”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뇌종양, 치매, 낙상,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도 실어증이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에 종양이 생겼을 때 종양을 제거하면 주변부 언어중추가 눌려 손상되거나 해당부분이 제거돼 실어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치매·우울증 등과 혼동하기 쉬워

실어증은 치매와 우울증, 무감동인 경우 혼동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치매의 경우, 초기에 언어기능만 저하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단어 생각이 잘 나지 않고, 문법적인 오류가 있을 때 실어증으로 혼동할 수 있다. 외상성 뇌손상에서도 우울감, 무감동, 의욕저하가 발생하는데 특히 전두엽에 생긴 외상의 경우에 흔하다. 

사용하는 단어는 정상적이지만 상대방의 질문에 반응이 없거나 매우 적어 실어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럴 땐 한국판 실어증 평가도구(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 보스턴 이름 대기 검사(K-BNT) 등의 언어평가와 치매를 감별하기 위한 인지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뇌 CT나 MRI 검사도 진행한다.

뇌졸중 후 일찍 치료할수록 예후 좋아

언어재활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뇌 자극치료와 약물, 언어치료를 복합적으로 잘 해주면 언어 회복이 빠르다. 따라서 뇌졸중 후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치료 회수와 치료시간에 비례해 효과의 정도가 차이가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유승돈 교수는 “초기 3개월에 가장 많이 회복되지만 6개월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회복이 가능하다”며,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도 증진 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억력은 언어로 된 것과 비언어로 된 것이 있다. 얼마나 단어 수를 기억하느냐,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느냐 등과 같이 언어와 관련된 언어기억 작업치료를 포함한 인지재활치료를 포괄적으로 같이 해 주는 것이 좋다.

언어, 뇌자극, 약물 치료 진행

언어재활치료는 크게 언어치료, 뇌자극치료, 약물치료로 나눈다.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의 주변부나 반대쪽 뇌를 자극해 기능을 살리는 것이다. 도로가 파손되면 다른 도로를 개척해야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먼저, 재활의학과 의사가 처방을 하면 언어재활사(언어치료사)가 환자맞춤형 언어재활훈련을 한다.

뇌자극 치료는 의사가 직접하는 시술이다. 경두개자기자극(rTMS)은 전자기 코일로 발생시킨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수술적 뇌자극법이다. 자기장의 자극 빈도를 조절해 대뇌피질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경두개 직류 전기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은 두피 위에 위치한 전극을 통해 뇌 표면에 직류자극을 보내 신경세포의 자발적인 활성을 일으켜 뇌 기능을 정상화하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약물 역시 언어기능의 회복을 도와준다. 이렇게 뇌자극 치료와 약물치료를 하면서 부작용 여부와 효과를 살핀다.

인식 부족해 초기 치료 소홀 ... 가족 관심 필요

유 교수는 언어재활치료에 대해 “가장 안타까운 것은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며, “환자나 보호자가 겪는 어려움이 큰데도 국가나 사회 인식이 부족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재활 노력을 게을리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환자도 잘 이해가 안되고 의사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며, “사회복귀와 직업복귀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초기부터 실어증을 인식하고 재활의사, 언어재활사, 작업치료사 등 다학제 관점에서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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