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의사들의 경고 “한국의료, 재앙이 찾아오고 있다”
흉부외과 의사들의 경고 “한국의료, 재앙이 찾아오고 있다”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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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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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외과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공의 지원자가 크게 줄면서 의료인력 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흉부외과는 지금처럼 의료인력이 감소하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우리나라 전체 전문의가 1000명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와관련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17일 제36차 춘계통합학술대회를 앞두고 필수의료붕괴와 그에 따른 국민적·국가적 재앙을 막기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정부에 다시한번 촉구했다. 

흉부외과는 국가 통계청 발표 사망원인 1위인 암 질환 중 최다빈도 암인 폐암 등의 질환과 사망원인 2위인 심장, 대동맥, 혈관 등의 순환기 질환의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목이다. 흉부외과의 역량은 폐 이식, 심장이식, 인공 심장 등 특수 분야로 확대 되고 있다. 특히 메르스와 코로나19 등 국가적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를 담당하는 등 국민건강의 든든한 지지자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저수가, 제도의 부제, 암·순환기 질환 유병율 증가로 인한 업무 과중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공의 지원자 감소, 전문의 고갈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일부 분야와 지역에서 심각한 의료공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국회 그 누구도 지금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없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김경환 이사장은 “현재의 문제는 이미 현 정부 등에 충분한 의견을 전했다”며 “흉부외과의 문제는 흉부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의료의 근간에 대한 문제이다. 이제는 정부의 화답과 적극적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흉부외과 위기의 구조적 원인 - 수요확대, 공급부족, 저수가 삼중고 

①심장혈관 흉부외과 의료수요의 확대

흉부외과의 위기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귀결된다. 국내의 인구 고령화로 흉부외과 진료수요는 크게 증가했다. 2021년 통계청 조사 결과 국내의 사망원인은 1·2위는 흉부외과 질환인 암 및 순환기 질환이었다.

특히, 2021년 국가 암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흉부외과의 주요 진료 분야인 폐암의 발병율은 비교적 경증암인 갑상선 암을 제외하고는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심장 및 순환기 질환자 비중도 크게 증가, 폐암 수술인 폐엽 절제술은 2011년 대비 74.7% 늘었고 심장 수술도 33.8% 증가했다(그림1). 흉부외과의 의료수요의 증가와 중요성은 해마다 증가 되어 현재 대체 불가 필수의료란 점이 부각되고 있다.

 

그림1. 흉부외과 주요 수술 증가
그림1. 흉부외과 주요 수술 증가

②흉부외과 전문의 공급 부족

흉부외과의 국가적 의료수요는 증가하였으나, 반대로 전문의의 공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연도별 전문의 배출자는 1993년의 35%로 감소했으며(그림2), 흉부외과 전무의의 심각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그림3).

이런 고령화 현상으로 2024년부터 배출 전문의와 은퇴자의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되며, 10년 후에는 활동전문의 1161명 중 436명이 은퇴, 1000명도 안되는 전문의만 활동하게 된다(그림2·3).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17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폐암 등의 일반 흉부 분야와 순환기 수술 분야의 국가적인 의료 공백위기는 현실화 된다”며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국가적 의료 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도표(4)에서 보듯 앞으로는 대부분 지역의 주민이 서울 경기 등으로 이송되어야 흉부외과적 치료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림2. 연도별 흉부외과 전문의 배출 현황
그림2. 연도별 흉부외과 전문의 배출 현황
그림3. 흉부외과 의료진 연령별 분포
그림3. 흉부외과 의료진 연령별 분포
그림4. 지역별 흉부외과 전문의 분포
그림4. 지역별 흉부외과 전문의 분포

③제도의 부재 및 저수가 정책  

흉부외과학회는 국내 흉부외과 영역의 위기 상황의 원인은 수요 증가와 적절한 의료 공급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 원인은 저수가 정책, 필수 의료에 대한 대책 부족, 의료 정책 및 제도의 부재를 꼽는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하에서 흉부외과의 수가정책은 기본적으로 저수가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대표적 고위험 고난이도 분야인 상행 대동맥 박리 수술의 경우, 미국 수가(6335만 9385원)의 14.1%인 896만 8140원으로 책정 되어있다. 

같은 치료에 대한 저수가 정책은 저위험, 다빈도 질환, 의료 재정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고위험, 저빈도 치료의 기피 현상, 인력 이탈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대동맥 질환뿐 아닌 대부분의 흉부외과 질환에서 나타난다. 결국 흉부외과 지원자 감소, 전문의 개업 유도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정책의 부재 역시 심각하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정책 진행 과정에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대책 부족으로 인하여 2019년 고어(Gore)社의 인조혈관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당시 치료재료 도입지연으로 환자, 의료진이 직접 치료 재료를 공수 하거나 수입을 위해 나서는 상황이 벌어 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현재도 치료재료 공급 부족의 위기와 규제의 문제가 벌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형적 정책 실패의 사례로 2017년 제정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심뇌혈관법)’을 꼽았다. 이 법은 법률 정의에서 ‘심혈관질환의 정의’를 선천성 심장질환, 판막질환 등이 아닌 오직 관상동맥 질환으로 정의하여 소아심장 판막질환 환자는 심뇌혈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또한 이 법에 따른 권역센터 지정 시, 현재까지도 심장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자격이 없는 권역 심뇌혈관센터를 지정하여 예산을 투입하는 등 정책의 부재나 부적절한 정책운용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대동맥, 소아심장 질환 수술에 대해 교과서적 치료 행위나 정의 자체가 존재 하지 않거나, 최소 절개술, 진단적 폐엽 쇄기 절제술 등의 최신 진료가 적절한 진료로 인정되지 않아 의료진과 환자 모두 심각한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정책 및 제도의 부제와 실패가 흉부외과의 진료 공백, 사기저하, 전문의 감소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흉부외과 위기는 현재 진행형

①의료진 번 아웃 현상

흉부외과 인력 부족에 따른 전문의 번아웃(Burnout) 현상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19년 학회 조사에 의하면 흉부외과 전문의는 1일 평균 12.7시간(주당 63.5시간)을 근무하고, 휴식없는 당직근무를 월평균 5.1일 동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근무환경으로 인하여 51.7%가 번아웃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자칫 환자 위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019년 조사 이후 현재까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정부측에 호소했으나 정부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번아웃 현상과 위험성 증가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그림5).

 

그림5. 흉부외과 전문의 평균 근무시간 및 휴식 없는 당직일 수
그림5. 흉부외과 전문의 평균 근무시간 및 휴식 없는 당직일 수

②특수분야, 지역의료 공백 확산 ... 전국에 의료진 25명도 안돼 

그림6. 소아심장중격결손증 수술 분포
그림6. 소아심장중격결손증 수술 분포

저수가 정책과 흉부외과 관련 정책의 부재는 특수 분야와 지역 흉부외과의 공백 및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심뇌혈관법에서 제외된 소아 심장 수술 분야의 전문의는 전국에 현재 25명 미만 만이 활동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가장 흔한 심장질환인 심실중격결손증의 수술도 대부분 지역에서는 불가능하다(그림6).

현재 소아 심장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환자 및 보호자가 의사를 찾아 전국을 떠돌며, 이에 대한 비용까지 환자 가족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아심장 수술 시스템의 일부는 이미 붕괴되기 시작했다. 소아 수술의 경우, 교과서적 수술 정의조차 건강보험심사원에서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런 무관심 속에 의료의 공동화는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림7. 대동맥박리 병의 전국 수술 분포(2019)
그림7. 대동맥박리 병의 전국 수술 분포(2019)

대표적 고위험 중증 질환인 대동맥 박리증의 수술은 미국 대비 14.1%의 저수가 정책하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이미 제주 등 일부 지역의 대동맥 박리 등의 응급수술 시행 건수가 매우 낮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그 후유증은 환자 사망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회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며, 부적절한 수가 제도 문제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그림6). 대동맥 박리증 수술 역시 심뇌혈관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의 수가 제도하에서 흉부외과 폐업절제술, 개심술 등 고난이도 치료 시 심평원의 시간당 책정 비용은 코로나19 파견 전문의의 일반진료 수가 대비 63%에 불가하다. 흉부외과 관계자는 “수술의 난이도, 위험성, 소요시간, 중환자실 관리료, 보조인력에 대한 고려는 포함되지 않거나 아주 일부만 포함하고 있다”며 “현재의 제도와 정책의 부재 하에서는 흉부외과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과거 정부는 개선노력이라도 해 ... 결과는 미흡” 

결과는 미미했지만, 과거 정부는 흉부외과의 위기를 일부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학회의 판단이다. 2009년 흉부외과의 위기를 진단하고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대책 마련 등의 해결 방안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책운영과정에서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이 병원의 수익으로 전용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학회의 지속적 의견 표명으로 국정감사 등의 논의 끝에 개선되기도 하였지만, 아직 해결의 길은 요원하다. 지금도 수가 가산금은 병원의 수익으로 상당부분 전용되고 있다. 고어(Gore) 사태 이후 정부는 희소의료 치료재료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을 설립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의료 보험 미적용으로 인해 사용은 불가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인, 보호자, 환자가 직접 관계기관을 찾아 시정을 요구하여 국정감사 끝에 제도가 개선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나, 저수가 문제, 행위 정의의 부재 등 많은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산재해 있으며, 심장수술을 하지 못하는 심뇌혈관권역센터 역시 국민의 세금으로 보조되고 있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와 관련, 17일 헬스코리아뉴스에 “학회나 개개인이 개선해 나갈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구조적 문제”라며 “대표적 기피 필수의료과인 흉부외과의 붕괴와 위기가 지속된다면, 그 끝은 명확하다”고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현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건복지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 전달했다”며 “더 이상 위기를 방치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 그리고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아래는 17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가 제시한 위기 극복 방안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이하 흉부외과)의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흉부외과 분야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는 특별 대책 마련과 실태조사등 아래의 대책 진행이 시급을 강조한다.

①‘흉부외과 및 필수의료과 대책 위원회(가칭)’ 설치

흉부외과 및 필수의료의 위기는 국가 의료 위기임을 지각, “흉부외과 및 필수의료과 대책 위원회(가칭)”를 총리/보건복지부 장관 직속기구로 상향 설치, 운영 할 것을 제안한다.

②흉부외과 위기에 대한 정부 주도 조사

현재까지 흉부외과 위기에 대한 정부 주도 조사가 없었음을 자각하고 정부 주도의 조사와 정책/인력수급에 대한 용역 연구를 시행할 것을 요청한다.

③흉부외과 특별법(가칭) 제정

현재의 의료 제도 내에서는 이해 충돌, 행정적 절차의 비효율성 등의 문제로, 비가역적 붕괴 직전의 흉부외과 의료 공백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이에 흉부외과학회는 ‘(가칭) 흉부외과 특별법’을 제정을 요청하며, 이의 내용은 아래의 사항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

1, 전공의 수련 국가 지원 방안(국가 책임제, 군복무 대체 제도, 국가장학금 등)

2, 흉부외과 등 특수 과의 진료 수가 합리화 및 특별 관리

3, 흉부외과 보조인력(전담간호사,체외순환사 등) 법적 지휘의 확보

3, 지원금 관리 법제화(흉부외과 귀속 강제규정,병원 인센티브 제도,학회 보전 제도)

5, 지역 및 특수 분야 심혈관 분야 공동화에 대한 문제 확인 및 대책 준비

6, 부적절함이 확인된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7,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제외된 소아 심장 분야 지원 및 100% 보장화 시범 사업.

8, 제주도 등 특수 지역 심혈관 의료 공백 대책 마련(의료진, 환자 이송 사업 시행)

9, 대동맥 판막 질환 등 국가적 논란이 있는 분야에 대한, 정부/심사평가원 주도의 적정성 평가 사업 실시 제안

10, 희소의료기기에 대한 도입/사용의 유연화 방안마련

11, 국외에서 안정성이 확보된 희소 제품에 대한 절차의 간소화

12, 국내 도입 제품의 가격의 정당한 인정

13,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역할의 확대

14, 국내 사용 희소의료기기에 대한 자체 평가 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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