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제약사가 개발한 수입의약품으로 국내시장에서 매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제일약품의 올해 1분기 보고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누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외국약으로 안방시장을 공략해 국내 시장 잠식에 일조하고 있는 기업의 보고서라고 보기에는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14일 이 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올 1분기 비교적 높은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612억9342만원) 대비 약 17.20% 성장한 718억3482만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8.2% 증가한 38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엔 외국 기업이 개발한 오리지널 수입약이 있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 ‘뉴론틴’, 간질약 ‘리리카’, 소화성궤양용제 ‘가스트렉스’, 항암제 ‘티에스원’, 혈액 및 체액용약 ‘그라신’ 등.
이 중 세계 1위 제약사인 화이자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리피토(760억원)와 뉴론틴(258억원)으로만 10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액(2671억원)의 38.13%를 점유하는 것이다.
◆수입약 빼고 나면 하루아침에 영세제약사
가스트렉스와 티에스원은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따라서 외국약 특히, 화이자 제품이 빠질 경우 하루아침에 영세 하위제약사로 추락할 수 있는 구조다. 간판은 제약사지만 속은 의약품 도매상인 셈이다.
사정이야 어쨌든 제일약품은 명실공히 국내 10대 제약사에 올라있다.
주가 역시 사정은 같다. 11일 현재 7130원으로 최근 2~3년간 제약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상위제약사들이 보통 4~5만원, 최고 14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포지티브리스트(보험약선별등재목록), 한미FTA 등 제약업계에 밀어닥칠 파고를 신약 및 제네릭 개발 등으로 극복하겠다.”
제일약품 한승수 회장의 연초 다짐이다. 그의 다짐이 올해 매출 목표(3200억원) 실현에 어떻게 귀결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