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일방적으로 “대한의사협회와의 공조를 끊겠다”고 선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추진에 반대하는 뜻으로 만들어진 6개보건의료단체 연합전선이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의사협회는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 복지부와 의협이 가진 ‘2차의료발전협의회’에서 불거졌다. 의협측이 “만약 원격진료를 시행한다면 의약품의 (의료기관직접) 택배 배송을 허용해 달라”고 주문한 것.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약사회는 다음 날인 5일 저녁, 성명서를 통해 의협 집행부에 대해 ‘후안무치’라는 등 험한 말을 쏟아내며 공조파기를 선언했다.
약사회는 “‘약학정보원이 의사와 환자 개인의 신상 정보를 유출했다’는 검찰 제보를 한 당사자가 의협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 무렵 관계 재설정을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했다”며 “팜파라치를 동원해 약국을 괴롭혔고, 청구불일치사태 때 약사직능을 도적의 무리로 매도했으며, 걸핏하면 의약분업을 파기할 궁리만 해 온 무리”라고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6일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복지부가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도서벽지 주민하고 장애인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원격조제가 안되면 환자의 요구사항이 충족될 수 없다고 한 것이지 원격조제를 허용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원격의료 허용의 반대급부로 의협이 원격조제 허용을 요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분명히 (정부에서) 의약품 택배 전송도 허가해 줄 것이기 때문에 약사회도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것 아니냐. 현재 법인약국도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의협이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 의협 “공조 무너지면 누가 제일 좋겠나”
이같은 사태에 다른 단체들은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나영명 정책실장은 “지난달 27일 서울역에서 6개 단체가 같이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런 분위기가 없었다. (최근까지) 2월 국회 앞두고 구체적으로 공동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날짜를 조정하는 중이었다”며 갑작스러운 사태 변화에 놀라워했다.
나영명 실장은 “일부 보수언론이나 정부가 갈등을 부추기고 확장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며 “참 안타까운 일이긴 한데 공조가 깨지거나 극단적으로 갈 것으로 보지는 않고, 빨리 다시 공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보건의료노조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 송 대변인은 복지부가 소위 ‘이간질’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팩트(사실관계)가 없어 이야기는 어렵지만, 정황을 보면 6개 단체 공조가 파기되면 누가 제일 좋을지는 누구나 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