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의 항염증제 변신 성공할 수 있을까
당뇨병 치료제의 항염증제 변신 성공할 수 있을까
GLP-1 수용체, 염증 반응 관련 깊어

전임상서 호염증 반응 하향 조절

동아ST ‘슈가논’, 항염증제 가능성 입증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11.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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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체크 당뇨병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당뇨병 치료제가 항염증제(NSAIDs)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비만 치료제로 상업적 성공을 크게 거둔 만큼, 제약 업계의 또 다른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당뇨병 치료제는 보통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약물 계열은 ▲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 억제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유사체 등이다.

이중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기전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차이점이라면, DPP-4 억제제는 DPP-4 효소를 저해하여 인슐린 분비 호르몬인 GLP-1의 분해를 막는 반면, GLP-1 유사체는 GLP-1의 기전을 모방하여 인슐린 생성을 유도한다.

그런데 GLP-1 수용체는 인슐린이 분비되는 췌장뿐만 아니라 신장, 폐, 심장, 뇌 등 다양한 세포와 기관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고, GLP-1 수치의 상승은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가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뇨약, 기존 항염증제 대비 잠재력 높아

GLP-1과 염증 반응간의 관계는 아직 정확하게 규명된 바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러 유형의 호염증성 인자가 GLP-1 수용체에 의해 조절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GLP-1이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한다.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의 식욕 감퇴 효과로 인한 체지방 감소가 간접적으로 염증을 조절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가천의대 전희숙 교수팀은 지난 2016년 ▲제1형 당뇨병 ▲죽상동맥경화증 ▲신경 퇴행성 질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여러 염증 질환에서 DPP-4 억제제 ‘자누비아’(Januvia, 성분명: 시타글립틴·sitagliptin)와 GLP-1 유사체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의 예비 유효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자누비아’와 ‘삭센다’는 모든 염증 질환에서 호염증 반응을 하향 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팀은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는 염증 반응의 매개체로서 역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GLP-1 기반 요법이 염증성 질환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고 결론 맺었다.

업계는 이와 관련 대부분의 염증성 질환이 대사 질환과 관련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는 시판 중인 항염증제(NSAIDs) 대비 잠재력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광범위하게 활영되는 항염증제 약물 계열은 염증과 관련 깊은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을 억제하는 기전인데, 면역 반응의 복잡성으로 인해 효과는 부분적이고 일관적이지 못하다.

반면, DPP-4 억제제와 GLP-1 유사체는 대사 질환과 관련 깊은 염증성 질환에서 GLP-1를 바이오마커로 삼아 염증 반응을 일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ST DPP-4 억제 당뇨 신약 ‘슈가논’, 항염증제 가능성 입증

동아에스티의 DPP-4 억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이 항염증제로 개발 가능하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앞선 전희숙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조평구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동아 교수,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장민철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지난 7일(현지 시간) ‘염증성 통증 조절에 대한 에보글립틴 타르타르산염의 효과’(The Effect of Evogliptin Tartrate on Controlling Inflammatory Pain)라는 논문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신즈’(Biomedicines)에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총 39마리 생쥐를 음성 대조군(naive), 발바닥 염증 유도 및 에보글립틴 투여군(CFAE), 발바닥 염증 유도 및 위약 투여군(CFAV), 발바닥 염증 유도 및 인도메타신 투여군(CFAI) 등 4개 비교군으로 나눠 5일 동안 시험을 진행했다.

염증 유도 생쥐들은 발바닥에 염증반응이 유발돼 부종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발바닥 두께가 증가했다. 이후 에보글립틴, 위약, 인도메타신을 각각 투여한 결과, 에보글립틴과 인도메타신 투여군은 발바닥 두께가 음성 대조군 및 위약 투여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에보글립틴 투여군과 인도메타신 투여군 사이의 발바닥 두께 감소 효과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염증반응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도 에보글립틴 투여군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염증 유도 생쥐는 사이토카인 수준(TNF-α 및 IL-β)이 발 조직과 혈청 모두에서 크게 높게 측정됐는데, 에보글립틴을 투여한 생쥐들의 사이토카인 수치는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감소, 항염증 작용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염증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에보글립틴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연구 결과 에보글립틴은 염증을 억제하고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GLP-1 요법 항염증제의 개발 단계는 모두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고, 아직까지 임상 시험에 진입한 사례는 전무하다. 따라서 동아에스티가 본격적인 GLP-1 요법 기반 항염증제 임상 연구에 나서면서 개발의 선두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오는 2031년 항염증제 시장은 1495억 달러(한화 약 198조 7602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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