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성을 높여라 … 제약업계, 용량 확대 경쟁 ‘속도’
차별성을 높여라 … 제약업계, 용량 확대 경쟁 ‘속도’
대웅제약·삼진제약, 고용량으로 복용 편의성 ↑

HK이노엔·대원제약, 용량 낮춰 새 적응증 확보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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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용량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후속 제품의 등장 시기가 빨라진 데다 위탁생산을 통한 위임형 제네릭이 늘어나면서 차별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자 기존 제품의 용량을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용량 덱사메타손 제제 ‘덱사하이정’ 4mg의 시판을 승인받았다.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제의 일종으로 신체의 면역 과잉 반응을 감소시켜 면역계 질환, 염증 상황, 호흡기 문제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주로 백혈구 등 면역 관련 세포의 능력을 낮춰 염증을 완화하거나 림프계의 활성을 감소시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데 쓰인다.

유한양행의 ‘유한덱사메타손정’, 부광약품 ‘부광덱사메타손정’ 등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덱사메타손 정제는 대부분 주성분 용량이 0.5mg 또는 0.75mg이다. 이번에 새로 허가받은 ‘덱사하이정’은 주성분 함량이 기존 제품보다 5배에서 8배 가량 높은 셈이다.

대웅제약이 이처럼 고용량 제품을 허가받은 이유는 덱사메타손 정제는 성인의 경우 1일 최대 8mg, 소아 최대 4mg까지 투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들은 주성분 함량이 낮아 하루에 여러 번 투약해야 했으나, ‘덱사하이정’은 용량이 높은 만큼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

다만, 1일 복용량이 낮은 환자는 ‘덱사하이정’을 사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덱사메타손 제제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회사로, 해당 시장에서 이미 많은 제약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고용량 제품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고용량 클로피도그렐 성분 항혈전제 ‘플래리스’ 300mg을 출시했다.

‘플래리스정’의 주성분인 클로피도그렐은 다양한 실제 처방 결과(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유효성 및 안전성이 확인됐다. 장기유지 요법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평가받아 사용되고 있다.

기존 제제인 ‘플래리스’ 75mg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의 스텐트(Stent) 시술 전, 초기 부하용량(loading dose)에 4정을 복용해야 했다. 이번 발매된 ‘플래리스’ 300mg은 1회 1정 복용으로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대비 38% 저렴한 약가로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줄 수 있게 됐다.

삼진제약은 ‘플래리스’ 300mg을 통해 항혈전제, NOAC 등 심질환 영역에서의 시장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클로피도그렐 시장 규모(2020년 기준)는 약 3600억 원이다. 삼진제약 ‘플래리스’는 약 570억 원대로 제네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 25mg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케이캡’ 25mg은 기존 제품보다 용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 특징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에 사용된다. 해당 적응증은 ‘케이캡’ 25mg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적응증 확대를 위한 저용량 제품 허가로 해석된다.

이번 허가로 ‘케이캡’은 질환 치료부터 효과 유지까지 전 단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HK이노엔은 현재 50㎎ 용량의 ‘케이캡정’과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케이캡 구강붕해정’을 판매 중이다. ‘케이캡정’ 25㎎은 건강보험적용 절차를 거친 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로수젯’의 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저용량 ‘로수젯’은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 2.5mg과 에제티미브 10mg의 복합신약이다. 로수바스타틴 2.5mg을 사용한 복합제는 ‘로수젯’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 279명 대상의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저용량 ‘로수젯’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임상 연구는 지난 8월 국제 학술지인 ‘Clinical Therapeutics’에 온라인으로 게재된 바 있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로수젯’은 단일제보다 LDL-C 감소에 효과적이었다. 특히 8주차 LDL-C 수치는 기저치 대비 약 46% 감소했다. 심혈관 위험도 Low/Moderate risk 환자의 경우 목표 LDL-C 수치에 100% 도달했다.

#환인제약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주성분 데스벤라팍신 성분의 저용량 제품인 ‘데팍신서방정’ 25mg을 출시했다.

‘데팍신서방정’의 주성분인 데스벤라팍신은 주요 우울증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이자, 국내외 우울증 치료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1차 약물로 사용이 권고되는 성분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허가된 데스벤라팍신 성분 제제는 50, 100mg 등 2가지 용량으로, 저용량인 25mg의 국내 개발은 환인제약의 ‘데팍신서방정’이 최초다.

항우울제는 갑작스럽게 투여를 중단했을 때 금단증상, 구역, 현기증, 불안, 공격성 등을 포함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점차적인 복용량 감소가 필요하다. 환인제약은 이를 고려해 기존 50, 100mg 용량에 25mg을 추가했다.

#대원제약은 지난 4월 국내 최초의 PPI(Proton-Pump Inhibitor, 위산 분비 억제) 계열 위염 치료제 ‘에스코텐정’(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을 출시했다.

‘에스코텐정’은 급성 및 만성 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에 사용하는 국내 유일 에스오메프라졸 10mg 제제다. PPI 중에서는 최초로 위염 적응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H2RA 제제, MPA 제제 등 기존 위염 치료제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대원제약은 지난 2019년부터 ‘에스코텐정’에 대한 제제 개발에 돌입했으며 2020년 상반기 1상 임상을 완료하고, 전국의 27개 종합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3상 임상을 통해 위염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저용량 에스오메프라졸 제제에 대한 시장의 수요를 잘 파악한 첫 사례라는 평가다.

‘에스코텐정’은 대원제약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기도 하다. 기존 에스오메프라졸 제제는 PTP(압박포장) 형태로 출시됐으나, 대원제약은 안정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에스코텐정’을 병 포장 제품으로 출시, 보건 의료 종사자들의 조제 및 처방 편의성을 개선했다.

정제의 크기도 직경 5mm로 가장 작아 복용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은 물론, 189원이라는 합리적인 보험약가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제약사들은 그동안 복합제 개발로 활로를 마련했는데, 최근 복합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기존 단일제와 복합제의 적응증 및 용량 확대로 차별성을 확대하려는 제약사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만큼 제약업계에서는 용량 확대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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