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정섭] 청소년 자녀의 구강검진 후 영구치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임플란트(implant)나 브릿지(bridge)와 같이 인공치아를 만들어 주는 보철(補綴)치료일 것이다. 하지만 성장기에는 턱뼈가 자라기 때문에 보철치료는 성인기까지 미룰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다. 상황에 따라 자녀가 나중에 보철치료를 원활히 받을 수 있는 치열 상태를 미리 만들어 주어야 할 수도 있다.
유치가 빠질 시기를 지나 늦게까지 남아 있거나, 이미 빠졌음에도 영구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방사선사진을 촬영하여 영구치가 잇몸 뼈 속에 숨어 있지 않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제때 나오지 않고 뼈 속에 묻혀 있는 영구치는 많은 경우 교정치료를 통해 잇몸 밖으로 꺼낼 수 있지만, 영구치가 아예 결손(缺損)된 경우라면 환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치아들이 많이 비뚤어지고 겹쳐 있어 모든 치아를 가지런히 배열할 자리가 부족하거나, 앞니가 뻐드러져 입이 나와 보이는 경우 작은 어금니들을 빼고 교정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작은 어금니가 결손된 환자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그림1]
결손된 치아는 교정치료를 위해 발치(拔齒)된 치아라 생각하고 발치 교정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가지런하고 잘 씹을 수 있는 치열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철치료를 통해 인공적인 치아를 만들어 넣을 필요가 없어진다.
결손된 치아가 작은 어금니가 아닌 앞니나 송곳니라도 유사한 방식의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 일부 치아의 형태를 앞니 또는 송곳니와 유사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추가적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일 환자의 상태가 발치 교정치료에 적합하지 않다면 결손된 치아 뒤쪽 어금니들을 앞으로 당겨오는 교정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금니들을 앞으로 이동시키는 치료는 일반적인 교정치료에 비해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영구치가 결손된 성장기 환자가 곧바로 교정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남아있는 유치를 잘 보존해야 한다. 유치가 빠져 빈자리가 생길 경우 주변 치아들이 이 부위로 쓰러져 씹는 기능이 저하되고[사진2], 치아가 없는 부위의 잇몸 뼈는 시간이 갈수록 흡수돼 부피가 줄어 이 부위로 치아를 움직이기 어려워지므로 교정치료를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성인기에 임플란트 보철치료를 받으려 해도 쓰러진 주변 치아를 바로잡기 위한 교정치료가 선행되어야 할 수 있고, 줄어든 뼈 부피로 인해 보철치료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할 우려가 있다.
영구치가 결손된 성장기 환자가 유치마저 잃은 경우, 상실된 부위 주변 치아들을 치아가 없는 쪽으로 약간 이동시켜 이가 없는 만큼의 공간을 여러 치아가 나누어 갖도록 하여 잇몸 뼈를 보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보철치료를 받기 전에 치아를 만들어 넣을 자리를 다시 확보해 주는 후속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 공간유지장치를 사용해 적어도 주변 치아가 쓰러지지 않도록 조치하기도 한다.
영구치가 결손된 상황은 많은 경우의 수들이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떤 치료법이 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교정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항상 보철치료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보철치료를 피할 수 있게 되는 경우라도 오랜 기간 교정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따라서 우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가능한 치료 방법들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은 뒤 자신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글 : 서울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안정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