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현대바이오(대표이사 오상기)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소식을 전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추락했다
현대바이오는 21일, 공시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에 대한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에 백신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재악화 조짐을 보이자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CP-COV03의 임상2상을 신속히 시작하기 위해, 애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2상 신청을 임상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열흘가량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개발 중인 CP-COV03는 범용성 항바이러스제 후보로 꼽히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적용된 코로나19 치료용 신약후보물질이다. 회사측은 “이 약물이 알파∙델타∙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상관없이 숙주세포에 약효를 표적함으로써 범용적인 치료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CP-COV03의 기반약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 감염시 숙주인 세포의 자가포식(autophagy)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는 기전을 가졌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치료효능 면에서 현존 약물 중 가장 뛰어난 약물로 꼽혀왔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니클로사마이드는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구매도 가능해 이를 기반으로 한 CP-COV03의 가격 경쟁력 역시 높고 대량생산도 용이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내다보았다.
CP-COV03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약물 독성에 따른 부작용이 전혀 관찰되지 않아 약물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또 인체에서도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인 낮은 생체이용률을 해결한 것이 확인돼,임상1상을 수행한 임상위탁기관(CRO) 디티앤씨알오와 함께 임상2상을 예정보다 일찍 신청하게 됐다고 현대바이오는 밝혔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P-COV03의 임상2상에서 현대바이오는 적정 투약량을 설정하고 약물의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CP-COV03가 임상2상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 신종플루와 독감 치료제로 함께 사용된 타미플루처럼 독감 등 코로나19 유사 증상자에게도 의사의 판단에 따른 즉각 처방이 가능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감염인 ‘플루로나’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한 기대감을 포했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현대바이오는 CP-COV03의 임상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임상2상에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에도 주력하겠다”며 “CP-COV03는 경∙중등증환자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신속한 선제처방이 가능해 코로나19 치료에 혁신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현대바이오의 주가는 전날 종가(2만 8750원) 대비 무려 8.87%(2550원)나 급락한 2만 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승폭인 2450원(9.32%)을 고스란히 반납한 것이다. 통상 코로나 치료제 개발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던 다른 기업들의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그동안 여러 제약사들이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에 주가가 폭등했으나 큰 성과가 없었던 것이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개발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에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한 의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