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혈당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통념을 깨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 프랭크 작스 박사 연구팀이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내용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이 얼마나 빨리 혈당을 상승시키는지를 나타내는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는 당뇨병 환자가 아니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요지다.
연구팀은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성인 163명을 대상으로 4가지 식단을 번갈에 제공하면서 각각 5주씩 먹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식단이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했다.
4가지 식단은 ▲ 고탄수화물(전체 칼로리의 58%)/고혈당지수(최고수치 100 기준으로 65이상) 식단 ▲ 고탄수화물/저혈당지수(45이하) 식단 ▲ 저탄수화물(전체 칼로리 중 40%)/고혈당지수 식단 ▲ 저탄수화물/저혈당지수 식단이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저혈당지수 식단은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하나도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
고탄수화물/저혈당지수 식단은 오히려 인슐린 민감성을 악화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승시켰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든 낮은 식품이든 인슐린 반응,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차이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지만 섭취한 탄수화물의 혈당지수와는 무관했다.
이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앞선 연구들을 재확인해주는 것이지만 탄수화물의 혈당지수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작스 박사는 “식품 자체를 보고 선택해야지, 혈당지수를 보고 선택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식후 혈당이 치솟는 것을 막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로서는 혈당지수에 신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혈당지수란 섭취한 탄수화물에 함유된 당분이 체내에서 소화흡수되는 속도, 즉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양의 당분을 함유한 식품이라도 당분의 종류에 따라 소화흡수되는 속도가 다르다.
최고 수치가 100(흰빵)인 혈당지수는 대체로 가공한 식품이 높고 통밀빵, 콩, 채소, 과일, 견과류 같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낮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