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조단위 매출 기대”
“카나브, 조단위 매출 기대”
보령제약 전용관 연구소장 인터뷰 … “국내용 신약은 개발할 필요가 없다”
  • 김지혜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10.23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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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내 최초 토종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시장에 나왔다. 보령제약의 이름을 단 첫 신약이 출시되는 순간이었다. 카나브 개발을 주도해온 전용관 연구소장은 “지금도 이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의대 졸업 후 메디컬디렉터 등 임상전문가로 외국계 기업 등에 근무하던 그가 보령제약에 와서 이룬 첫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카나브’의 매출이 다이나믹하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시장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데다, 복합제 개발 등으로 얼마든지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어서다. 전 소장은 “지금까지 15개 국가과 체결한 수출 계약이 연말까지 25개 국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개발에서 해외시장 개척까지 하루 하루 분주한 전용관 소장을 만나, 신약개발 경험과 조언을 들어봤다.

-. 신약 기획 당시 왜 ‘카나브’를 하게 됐나?

“병원에서 의사들이 처방할 때를 생각해보면 고혈압치료제는 많지만, 치료효과는 충분치 않다. 이를 감안해 가장 안전한 ARB 고혈압치료제를 만들자는 계획이 시초다.  고혈압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정한 후 ARB 중에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물질로 신약개발을 시작해 ‘카나브’를 만들게 됐다.”

-. 출시 당시 매출 목표가 매우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처방액이 계속 늘고 있기는 한데 양에 안찬다. 기존에 나와있는 약들이 신약 나왔다고 비켜주는 것도 아니고, 블록버스터들의 방어와 쏟아지는 제네릭 등으로 인해 제품 기획 및 출시당시보다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시장 규모는 그대론데 경쟁자들이 많아져 나눠먹다 보니까 기존 목표를 채우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복합제 등 제품군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카나브’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다. 어려웠던 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던 점들이 많았다. 신약개발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단내리기 어려웠고, 물질의 효과에 대해 결정을 내릴 인프라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

처음 물질 합성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떤 동물실험을 해야 할지, 사람한테 쓸 약물로 만드는 단계까지 굉장히 힘들었다.

임상실험에서 과연 어떤 용량이 가장 효과적이겠느냐 이것에 대한 의견을 내줄 사람도 없었다. 전부 회사가 모든 걸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결론 내리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 국내에서는 매출액이 적어도, 해외 국가와의 수출은 활기를 띠고 있다. 수입국의 반응은 어떤가?

“수출 국가는 총 15개다. 연말까지 하면 10개 국가 정도 늘어날 것이다. 해외 국가들은 신약이라고 해서 그 제품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현재 칼슘제, 복합제, 지질 낮추는 제품 등 여러개의 제품을 개발중이다. 앞으로 10여개의 제품이 추가 출시될 것이다. 해외파트너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신약이 한 개가 아니고 주렁주렁 딸려오는 셈이라 기대가 크다.

앞으로 제품 코디네이션을 회사가 하더라도, 해외 국가들이 원하는 제품군에 대한 개발은 같이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복합제 하나하나로 시장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조단위 매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대개는 중남미도 멕시코를 통해서 여러나라로 가고, 중동도 마찬가지다. 중국 등 러시아를 갔다면 타 국가도 갈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생각이다. 한 나라에 일단 진출하고 나면 여러나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국가들마다 원하는 제품이 다르기도 해 향후에는 ‘카나브’의 다양한 제품이 전세계에 뻗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카나브’ 개발을 진두지휘한 주인공으로서 세계로 뻗어나가는 ‘카나브’를 보는 감회는?

“일 다했다 싶기도 하지만, 아직 일이 끝이 없이 남았다. 처음 올 때만 해도 3~5년만 하면 어느정도 기반 잡아서 그 이후에는 다른 사람이 맡아도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까 할 일이 너무 많다. 한편으로는 즐거운 비명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답답한 느낌이 든다. 신약을 개발한 걸로 끝이 아니라 수출 및 사업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아직은 즐겁다기보다는 걱정거리가 더 많다.”

-. 카나브 향후 사업계획은?

“해외 라이센싱은 유럽쪽을 노크해볼 계획이다. 지난해 초에 미국 FDA하고 미팅하면서 미국 진출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물었다. 힘든 것들은 사전에 마쳐 놨으니 유렵을 노크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는 저변을 좀더 확대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파트너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넓은 국가들에 보령제약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제품 개발 당시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만 남았다 했는데, 계속 적자다. 제품군 확대에 돈이 계속 들어간다. 외국 빅파마와 겨루기 위해 자료를 축적해야 하고,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앞으로 해외 국가들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 새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임상팀을 대대적으로 충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카나브를 독립적으로 떼어내 별도의 조직으로 만드는 일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회장님께도 ‘카나브’를 작은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외국에서 10명이 하는 일을 우리는 1명이 다 하더라도 꼭 해야 한다. 글로벌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위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독립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고, 전담 연구, 개발, 임상 팀을 별도로 운영하려 한다.”

-. 외자사와 비교했을 때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환경은?

“국내 제약기업들에서 신약개발은 예산이 가장 큰 문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100억 투자하면 100억짜리 신약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1조 투자하면 1조짜리가 나온다.

앞으로 규모의 경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허덕일 것이다. 신약을 개발해 국내시장만을 목표로 한다면 개발할 필요가 없다.

국내 제네릭도 500억 매출이 나오는데 돈 많이 들고 시간 많이 들고, 힘든데 국내 시장에서만 할 거라면 신약개발을 뭐하러 하냐는 생각이 있다. 신약은 외국을 나가야 하고, 외국에서 통할 수 있는 약이어야 한다.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국내 신약개발 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크고, 가장 기본적인 것이 여러번의 연구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제품 개발 당시 효과가 있다고 다 괜찮은 게 아니다.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건너뛸 수 있는 부분들을 건너뛰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럼 절대 안된다.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전문분야의 일들을 해나갈 수 있도록 스텝 바이 스텝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해야 하지만, 국내 인프라가 너무 부족해 인력들이 잡일까지 다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별 업무를 자신이 전문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정부도 책임이 있다. 신약개발을 말로만 할 게 아니고 정부가 제대로 지원해 줘야 한다. 신약개발 코디네이션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인재 등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적극 마련돼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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