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강원도 원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제8회 강원의료기기전시회(GMES 2013) 및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MCC: Medical device Complex Center) 준공식’이 열렸다. 준공식 참석자들은 사업비 540억원을 들여 10층 규모로 건립된 MCC의 큰 규모와 시설에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센터 운영을 맡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관계자들은 MCC 내 핵심 시설로 의료기기 상설전시장을 꼽았다. 상설전시장을 방문하는 해외 바이어들이 늘어나면 원주가 국내 의료기기 생산기지 거점이 될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이원복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원장은 “그동안 해외 바이어에게 제한된 기업 방문이나 카탈로그를 통해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상설전시장을 통해 제품을 현물로 확인하고 타 기업 제품과 비교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참여 기업과 바이어 등 방문객이 많아지면 금전적 이익도 따라올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상설전시장을 둘러본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들은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랍다”고 말하면서도 “활성화될지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장 내에서 만난 한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규모나 시설 면에서는 훌륭하지만 사람들을 (MCC로)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학회나 세미나 같은 이벤트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람을 모으는 것도 큰 문제이나 또 다른 문제는 상설 전시에 참여하는 업체의 부스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설전시장에 1년 동안 부스를 마련하기로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인력은 투입되지 않고 제품만 전시할 계획이다. 이 경우 불시에 전시장을 찾은 바이어는 2D(카달로그)에서 3D(현물)로 제품을 볼 수 있게 돼지만 궁금한 점을 그 자리에서 해소하는 것까지는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일전에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의료기기 개발에 투자·지원을 많이 해줬지만 상용화시킬 수 있는 제품이 아닌 학술적 성공을 거둔 제품의 연구개발뿐이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원주 의료기기 산업을 이끄는 관계자들은 ‘원주를 의료기기산업 클러스트로 만들고 아시아 최고의 생산기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목표도 좋고 의욕도 당차다. 하지만, 상설전시장이 정말로 국내 의료기기 업체를 위한 지원이고 산업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상설전시장의 대박 기원은 많은 이들의 간절한 바람일 뿐, 현실적 여건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는 건물을 세우고 간판을 내거는 것보다 의료기기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더 나은 정책은 무엇인지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