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가장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에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절이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들이 생기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병이 있는 환자는 귀향길에 응급상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의료보험증과 상비약을 지참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뇨환자의 경우 과식으로 인한 고혈당도 문제이지만 배탈이나 설사로 인해 저혈당이 유발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가 소금기를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고이는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어디서나 응급상황에서 먹을 수 있는 약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혜, 떡, 각종 부침과 고기 등 대체로 기름지고 단 명절음식은 고열량·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평소 식이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면 명절의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지나친 음주로 인한 급성위염이나 숙취, 간 기능 장애 등도 주의를 요한다.
연휴기간에는 적응력이 약한 소아들은 물론 성인도 과음·과식으로 소화기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연휴 때 쉬는 약국이 많으므로 간단한 소화제 정도는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명절에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기 때문에 그만큼 상하기도 쉽다. 게다가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빠른 올 추석은 아직 날씨가 고온다습해 식중독균이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음식은 반드시 60도 이상이나 10도 이하에서 저장하고, 데워 먹을 때에는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3분 이상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가벼운 세균성 식중독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세가 좋아진다. 다만 설사가 난다고 무작정 굶는 것보다는 보리차를 충분히 마시고 죽이나 소화가 잘되는 따뜻한 음식을 조심스럽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 비타민, 소금은 필요하지만 과일즙이나 탄산함유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발열을 동반한 심한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일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도록 한다.
식중독의 치료는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한다.
지사제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는데,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