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속에 환자·병원 노동자 죽을 맛
의료대란 속에 환자·병원 노동자 죽을 맛
“정상적인 인력운영체계 무너져 의료사고 위험 높아”

“전공의 진료거부 · 의대교수 집단사직 모든 책임은 정부에”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4.03.2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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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 과목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근무를 중단한 가운데, 19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헬스코리아뉴스] (2024.02.19)
전공의들이 떠나고 교수들이 집단사직서를 제출한 서울 신촌 소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최근 모습.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장기화하면서 환자들의 생명이 큰 위협을 받는 등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총체적 난국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6일 일선 병원 노동자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수술 취소와 연기, 검사 취소와 연기, 입원 취소와 연기, 항암치료 연기, 응급실 진료 차질과 대기 지연, 중증환자 입원 거부, 병동 폐쇄와 통폐합, 환자 전원 조치 등으로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전공의 수련병원인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공공병원, 대형 종합병원의 노동자들 또한 의료공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진료거부에 나서자 수술·치료·검사·입원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수련병원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함에 따라 최악의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이 무급휴가와 연차휴가 강제 사용과 임금체불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 비상경영을 선언한 수련병원들은 무급휴가·무급휴직 사용 강제, 연차휴가 사용 종용, 일방적인 배치전환과 헬퍼(타 업무 지원) 보내기, 신규직원 입사 연기, 교육 연기, 근무복 지급 중단 등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전공의들의 진료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휴업이나 병원 운영 중단, 임금체불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 진료거부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고충도 심각하다. 98개 의사업무 중 9개를 제외한 89개 의사업무를 간호사들이 대신하면서 일선 간호사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간호사는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진료거부 사태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사업무 대부분을 PA(진료보조) 간호사에게 떠넘기고 있고, 일반간호사를 갑자기 PA간호사로 전환해 의사업무를 맡기고 있다”며, “아무런 교육·훈련도 받지 못한 간호사들은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지금 하지 않으면 병원 망한다”는 (병원측의) 압박 때문에 불법의료행위인 줄 알면서도 반강제적으로 의사업무를 떠맡고 있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전언이다.

경력이 없는 신규간호사를 PA간호사로 배치해 의사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고, PA간호사를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뽑아 쓰는 경우도 있다. 고도의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중환자실에 충분한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간호사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산산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병원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수련병원들의 파행운영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최희선 위원장은 “전공의 진료거부 사태 장기화와 의대교수들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정부는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강압 조치를 전면 중단하고, 지체없이 진료 정상화와 필수·지역·공공의료 살리기 해법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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