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밀라’ 바이오시밀러, 올해 전망도 어두워
‘휴밀라’ 바이오시밀러, 올해 전망도 어두워
지난해 전체 아달리무맙 제제 처방 중 시밀러 1% 남짓

PBM, 시밀러 처방 장려 정책 가동했지만 효과는 불분명

고농도 상호교환성, 판도 뒤집을 수 있는 중요 요인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2.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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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휴미라'
애브비 '휴미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 바이오시밀러의 매출이 올해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3년 11월까지 집계된 미국 내 아달리무맙 제제의 처방 건수는 84만 8047건이었다. 이중 바이오시밀러로 채워진 총 처방 건수는 고작 8726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다행힌 소식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대거 쏟아진 2023년 7월 1개월간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은 전달 대비 확 뛴 3098건으로 집계됐으며, 이후 바이오시밀러 처방 건수는 소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일부가 오리지널 대비 약 85% 할인된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미라’의 굳건한 시장 지배력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 암울한 전망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휴미라’ 보유 업체인 미국 애브비(Abbvie)는 최근 비브랜드 버전 ‘휴미라’ 출시를 시도하면서 시장 장악에 쐐기를 박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3년 11월 3일(현지 시간), 비브랜드 버전 ‘휴미라’의 추가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sBLA)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FDA 서류 갈무리
FDA 서류 갈무리

비브랜드 버전 의약품은 원래의 브랜드명이나 상표가 없는 의약품을 말한다. 브랜드 제품에 비해 약 20~8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다.

보통 비브랜드 버전 의약품은 제네릭 혹은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출시한다. 이는 ①브랜드 홍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②특정 브랜드 의존이 아닌 자체적으로 제품의 품질과 유효성에 대한 중립성을 강조할 수 있으며 ③브랜드 홍보가 불필요한 만큼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브비는 이례적으로 비브랜드 버전의 ‘휴미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공습이 현실화된 가운데 환자들에게 더 저렴한 ‘휴미라’ 선택을 유도하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PBM, 시밀러 처방 장려 정책 가동 ... 효과는 불분명

물론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를 위한 몇 가지 진전은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최대 약국체인인 CVS헬스(Health)는 오는 4월 1일(현지 시간)부터 자사의 처방집에 오리지널인 ‘휴미라’를 삭제하고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처방약의 급여목록을 정부가 아닌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관리하고 있어 PBM 처방집 등재는 의약품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미국 의약품 보험 가입자 중 약 80%는 PBM과 수직적으로 통합된 보험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CVS헬스의 PBM CVS케어마크(Caremark)는 약 3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CVS케어마크의 커버리지를 통해 환자에게 처방된다면, 시밀러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다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CVS헬스는 자사의 자회사인 코르다비스(Cordavis)가 애브비와 함께 올해 2분기에 ‘휴미라’의 공동 브랜드 버전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CVS헬스에 따르면, 모든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에 불과하지만, ‘휴미라’의 공동 브랜드 버전은 ‘휴미라’와 100% 동일하다. 사실상 ‘휴미라’의 비브랜드 버전인 셈이다. 따라서 시밀러가 처방집에 등재돼도 시장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농도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 중요 경쟁 요인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에피스 제4차 바이오시밀러 시장보고서는 고농도의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현재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휴미라’는 초기에 구연산염 완충액을 포함한 저농도(50ml) 제형으로 출시되었다. 구연산염 완충액은 일정한 산성도를 유지시켜 항체의 구조 안정화에 기여하지만, 강한 산성으로 인해 피부 화상의 위험이 있고, 주입을 위해 비교적 큰 바늘이 요구된다.

애브비는 이같은 단점을 개선하고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8년 구염산염이 제거된 고농도(100ml) ‘휴미라’ 제형을 선보였다. 이 제형은 기존의 구연산염이 포함된 저농도 제형 대비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여 투약 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고, 부작용이 덜한 것이 장점이다.

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휴미라’의 약 85%는 구연산염이 제거된 고농도 제형이 차지했다.

하지만 이 제형은 제조 시 용액의 점성도가 증가하거나 항체의 구조가 불안정해진다는 개발 까다로움이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출시된 ‘휴미라’의 시밀러 제품 9개 중 구연산염이 제거된 고농도 제형은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Yuflyma)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Hadlima) ▲스위스 산도즈(Sandoz)의 ‘하이리모즈’(Hyrimoz) 등 3개에 불과하다.

이중 상호교환성 인증 획득을 시도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우리나라 기업 2곳이 전부다. 따라서 구연산염이 제거된 고농도 제형에 상호교차성 인증까지 확보하면 해당 시밀러 제품은 복용 및 교차 처방의 편의성을 바탕으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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