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시각인지력장애 다차원적 병태생리 규명
파킨슨병 환자 시각인지력장애 다차원적 병태생리 규명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 연구팀 규명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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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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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국내 의료진이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시각 인지력 저하의 다차원적인 병태생리를 규명했다. 색감 식별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은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후각 저하와 시공간 기능 장애와 연관이 있고, 파킨슨병 환자에선 전두엽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라매병원 신경과 이지영 교수, 김서연 임상강사 연구팀은 파킨슨병 또는 램수면 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과 건강한 사람에서 색깔 식별 능력과 변상증의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15일 밝혔다. 

시각 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보이는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파킨슨병에서는 눈의 망막 도파민세포가 소실되고 시신경세포에도 파킨슨병의 병리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색각분별력이 떨어지고 대비 민감도가 저하되며 다양한 시각이상 증상은 물론, 뇌에서 인지하는 시각 인지력과 시공간 구성력 등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색 식별 능력 저하는 파킨슨병뿐 아니라 파킨슨병의 전구단계인 특발성 램수면 행동 장애에서도 관찰된다.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 비운동증상만 있는 전구단계인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에서 저하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향후 파킨슨병으로의 진행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색 식별능력과 별개로 변상증은 사물이나 자연물이 동물 또는 사람의 얼굴로 인식되는 착시적 이상인데, 파킨슨병 및 비슷한 병리를 갖는 루이소체치매 환자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시각인지적 오류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보라매병원 신경과에 내원한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나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와 본 연구에 참여한 건강한 정상인들에게 자세한 진찰과 신경심리학적 검사 및 색각 능력과 변상증을 평가했다.

파킨슨병의 전구증상이 발현된 정도를 기준으로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색각 식별 능력의 저하는 위험인자를 1개 이하로 가진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에서부터 위험인자를 많이 가진 환자와 파킨슨병 환자에서 모두 정상인에 비해 높은 비율로 확인됐다.

변상증은 위험인자를 많이 가진 환자군과 파킨슨병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해 더 유의한 비율로 관찰됐다. 두 가지 시각 지표는 파킨슨병과 특발성 램수면행동장애 모두에서 서로 상관관계가 없이 나타났다.

색각은 망막에서 들어온 색깔에 대한 시각 자극이 후두엽의 일차시각피질과 인접해있는 ‘시각의 복측 경로’에 속하는 혀이랑의 V4 영역으로 전달돼 뇌에서 인지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굴을 인지하는 후두엽의 얼굴영역도 여기에 인접한 방추이랑에 위치한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전구기 초기부터 나타나는 색각 이상은 뇌의 후두엽 시각피질의 병리보다는 말초성 시각기관의 병리가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주목할 점은 색각 이상이 운동이나 인지 이상 증세가 확연해지기 오래전 후각 장애와 변비 등을 동반한 말초 비운동 장애 증세와 함께 램수면 행동장애 환자에게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각망울과 장관신경총의 파킨슨병 병리가 뇌의 병리보다 먼저 발생할 수 있다는 파킨슨병의 브락병리가설을 고려하면 파킨슨병 전구단계에서 색각인지력 저하는 변비나 후각저하처럼 이러한 말초기관의 병리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상”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얼굴을 인식하는 것은 색각과 같이 후두엽의 기능이지만, 변상증이 나타나는 데에는 또 다른 뇌영역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이 관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두 가지 시각 인지적 기능이상이 파킨슨병의 전구단계에서부터 다르게 발생해 심화되는 독립된 임상 궤도를 보인다는 사실은 향후 사람의 뇌 시각인지구조가 파킨슨병의 병리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 밝혀내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지영 교수는 “향후 변상증을 느끼게 하는 뇌신경계의 자세한 원리와 이를 병적으로 유발하는 병리학적 요인들을 밝혀냄으로써 특발성 램수면 행동장애에서 변상증이 뇌신경계의 루이소체 병리와 어떻게 관련이 되어 나타나 결국 파킨슨병 또는 루이소체 치매로 진행하게 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뇌신경과학과 임상 신경학의 융합적 연구를 다루는 중개뇌신경과학(Translational Neuroscience) 분야 SCI 저널인 ‘Journal of Neural Transmission’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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