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보령이 자사의 나트륨포도당공동수송체2(SGLT2) 억제 계열 당뇨병 복합제 ‘BR3005’ 개발에 속도를 높이면서 더욱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령은 이날 ‘BR3005’에 대한 2건의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두 시험의 설계 내용은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BR3005’ 복합제 단독 투여와 ‘BR3005-1’ 및 ‘BR3005-2’ 병용투여 시 약동학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차이점은 한 시험은 공복, 다른 시험은 식후 투여다. 시험은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에서 실시한다.
앞서 식약처는 올해 3월, 유사하게 설계된 ‘BR3005’의 1상 IND을 승인한 바 있다. 이번에 승인된 2건의 1상 연구는 기존 ‘BR3005’ 특정 적응증의 쓰임새를 조금 더 넓히기 위한 추가 임상으로 해석된다.
‘BR3005’의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이전에 승인된 임상 디자인을 토대로 추청해보면, ‘BR3005’은 한국베링거잉겔하임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제제의 복합제인 것으로 보인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을 재흡수하는데 관여하는 효소인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소변으로 포도당 및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당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나트륨의 축적 또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심혈관계·신장질환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SGLT2 억제제 시장 가파른 성장 ... 상위 6개 품목 처방액 1723억 원
이에 따라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 규모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큐비아 기준, 2022년 SGLT2 억제제 계열 상위 6개 품목의 처방조제액은 총 1723억 원에 달했다.
국내 제약 업체들은 이를 겨냥하여 SGLT2 억제제 제네릭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을 쌍끌이 하고 있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한국베링거잉겔하임의 ‘자디앙’이 주요 표적이다.
여기에 2개, 3개 이상의 성분을 섞은 복합제 개발이 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SGLT2 억제제에 다른 계열의 약물을 복합한 개량신약이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복합 성분은 메트포르민이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이 생성되는 것을 막고 장에서는 포도당의 흡수를 감소시키며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SGLT2 억제제와 다른 기전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만큼, SGLT2 억제제+메트포르민 복합제는 당뇨를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중 ‘자디앙’+메트포르민 복합제는 시중에 이미 출시된 상황이다. 현재 식약처 허가를 취득한 ‘자디앙’+메트포르민 복합제는 192개에 달한다.
보령은 ‘자디앙’의 제네릭인 ‘트루엠파정’(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자디앙’+메트포르민 복합제는 가지고 있지 않다. 이 회사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뒤늦게 복합제 개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관건은 보령이 ‘자디앙’+메트포르민 복합제 시장 경쟁에서 후발주자라는 패널티를 극복할 수 있느냐다. 국내 항암제 시장 1위 업체인 보령이 쟁쟁한 경쟁상대를 제치고 당뇨 시장도 평정할 수 있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