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항암 신약 ‘벨바라페닙’ 백혈병 치료제로 연구 확장
한미약품 항암 신약 ‘벨바라페닙’ 백혈병 치료제로 연구 확장
제넨텍, Ras 돌연변이 AML 세포 및 생쥐 실험 진행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병용요법 우수한 시너지 확인

흑색종 이은 두 번째 적응증 임상 진행 가능성 시사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3.12.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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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미약품 바이오 분야 연구원들이 제조 공정에 관한 데이터를 확인하며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발굴한 항암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Belvarafenib)의 개발이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흑색종에 이어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 적응증 연구가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제넨텍(Genentech)은 Ras 경로 돌연변이 AML의 전임상 모델에서 ‘코비메티닙’(Cobimetinib, 제품명 : 코텔릭·Cotellic/로슈·Roche) 유무에 따른 벨바라페닙의 효능을 평가한 연구 결과 논문을 최근 미국 혈액학회 학술지인 ‘블러드’(BLOOD)에 게재했다.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흑색종 외에 특정 암종을 대상으로 수행한 벨바라페닙의 연구 결과가 공개된 것은 AML이 처음이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은 NRAS 또는 KRAS 돌연변이 인간 AML 세포주와 이 세포주를 이식한 생쥐에서 우수한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먼저 세포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이 병용 처리된 AML 세포에서는 다운스트림 MAPK 효과기 단백질(downstream MAPK effector proteins)의 불일치 효과가 확인됐다. 쉽게 이야기하면 단백질 간 결합이 일치하지 않아 암 신호 경로 중 하나인 MAPK 경로 활성이 억제됐다는 것이다.

특히 벨로라닙은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ERK의 인산화를 억제하지 못했는데, 코비메티닙과 병용 처리하면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다른 암세포의 생존 증식 인자인 S6의 인산화의 경우, 벨로라닙과 코비메티닙 모두 단일 처리로는 억제되지 않았는데, 두 약물을 병용 처리하자 S6의 인산화가 극적으로(dramatically) 감소했다.

제넨텍은 이러한 세포실험 결과에 힘입어 연구를 전임상 시험으로 확대했다. Nras 또는 Kras 돌연변이 AML 세포를 이식한 생쥐에 벨바라페닙(15mg/kg)과 코비메티닙(2mg/kg)을 단일 또는 병용 투여한 뒤 생존 기간을 평가한 결과, 5개 시험군 중 3개 시험군에서 우수한 생존 기간 연장 효과가 나타났다.

생존 기간 중앙값은 ▲위약군 9일 ▲코비메티닙 단일 투여군 13일 ▲벨바라페닙 단일 투여군 22일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 투여군 32일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을 병용 투여하면 벨바라페닙을 단일 투여했을 때보다 생존 기간이 50%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넨텍은 현재 이러한 결과를 더욱 특성화(characterizing)하고, 초기 반응 후 AML이 재발한 생쥐의 내성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조합 기대감 ↑

흑색종 환자서도 항종양 효과 확인돼

제넨텍과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요법 연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양사는 이미 흑색종 환자에서 이들 두 성분 조합의 항종양 효과를 확인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BRAF ClassⅡ/Ⅲ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병용 투여 시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 임상 1b상 연구(HM-RAFI-103) 결과를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장 김태원 교수 구연으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객관적반응률(ORR)은 67%(15명 중 10명), 질병 조절률(DCR)은 93.3%, 반응지속시간(DOR)의 중간값은 12개월, 환자의 종양 크기가 더 나빠지지 않은 상태로 생존한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13.7개월로 확인됐다.

김태원 교수는 해당 발표에서 “현재 BRAF ClassⅠ 변이에 대해서는 승인된 치료제가 있지만, BRAF ClassⅡ/Ⅲ 변이에서는 치료 약이 없다”며 “BRAF ClassⅡ/Ⅲ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벨바라페닙은 코비메티닙과 병용 투여했을 때 흑색종과 폐암, 대장암 등 BRAF fusion/Indel이 있는 환자에게 명확한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제넨텍은 현재 진행 중인 NRAS 변이 진행성 흑색종 환자 대상 벨로라닙과 코비메티닙 병용요법 1상 임상시험에서 벨로라닙, 코비메티닙, 그리고 PD-1 표적 면역관문 억제제 ‘니볼루맙’(Nivolumab, 제품명 : 옵디보·Opdivo/BMS) 등 3개 약물 병용요법에 대한 확장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 병용요법의 초기 용량을 결정한 뒤 이들 2개 약물에 니볼루맙을 추가해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제넨텍, 아테졸리주맙 활용 3제 병용요법 특허등록 절차 진행 중

벨바라페닙·코비메티닙군 기반 3제 병용요법 투트랙 개발 가능성 주목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한미약품과 제넨텍이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그리고 니볼루맙을 이용한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하면서, 정작 특허등록은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 그리고 PD-L1 표적 면역관문 억제제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제품명 : 티센트릭·Tecentriq/로슈)에 대한 병용요법으로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한미약품과 제넨텍은 지난해 4월 ‘벨바라페닙 및 코비메티닙 또는 벨바라페닙, 코비메티닙 및 아테졸리주맙을 이용한 병용 요법’ 발명에 대한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출원 지정국에는 미국과 한국이 포함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5일 출원 명세서가 공개됐다.

국내 공개된 출원 명세서에서 한미약품과 제넨텍은 항-PD-1/PD-L1 요법을 포함해 최대 2가지 계통의 전신 항암 요법을 받은 NRAS 돌연변이체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피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코비메티닙 또는 코비메티닙과 아테졸리주맙을 병용해 단일 제제로서 벨바라페닙의 안전성, 약동학 및 예비 항종양 활성을 평가하기 위한 1b상 공개 라벨 다기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넨텍이 현재 진행 중인 ‘항-PD-1/PD-L1 요법을 투여받은 NRAS 돌연변이 진행성 흑색종 환자들에서 단일 제제 및 코비메티닙 또는 코비메티닙+니볼루맙과의 병용요법으로 벨바라페닙의 안전성, 약동학, 활성을 평가하기 위한 Ib상 시험’과 그 프로토콜이 매우 유사하다.

제넨텍이 출원 또는 임상시험 준비 과정에서 벨바라페닙과 코비메티닙을 제외한 나머지 1개 성분을 변경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니볼루맙 대신 아테졸리주맙을 이용한 3제 병용요법을 특허권으로 보호받고자 한다는 점이다.

특히, 아테졸리주맙은 제넨텍의 모회사인 로슈가 개발한 품목이어서 향후 벨바라페닙, 코비메티닙, 아테졸리주맙으로 이뤄진 3제 병용요법 임상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벨바라페닙은 한미약품이 자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로,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APK) 경로 중 하나인 RAF 및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 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9월 제넨텍에 벨바라페닙을 9억1000만 달러(한화 약 1조 19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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