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불규칙한 심장 박동 증상을 느낀 A씨는 갑작스러운 두근거림에 병원을 찾았는데, 심장 박동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심전도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 A씨는 주기적으로 몇 차례 심장 박동에 불편감을 느꼈지만, 병원만 찾으면 거짓말처럼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A씨와 같은 환자도 보다 쉽게 부정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을 인공지능(AI)으로 사전에 예측, 진단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 결과는 의료기기 산업화까지 성공, 주목을 받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범 교수와 비뇨의학과 신태영 교수는 최근 ‘딥러닝 방법을 통한 정상동리듬 심전도 신호의 이산심장박동을 이용한 향후 심장 부정맥 발생 예측(Predicting Future Incidences of Cardiac Arrhythmias Using Discrete Heartbeats from Normal Sinus Rhythm ECG Signals via Deep Learning Methods)’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Diagnostic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CIA: Clinically Important Arrhythmia)을 정의하고 명확한 이벤트 발생 위험 기간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해 사회적 비용 감소를 모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정맥 알고리즘을 분석해 향후 2주 내 심장 박동의 이상 징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에모리 대학(Emory University) 초빙교수로 연수중인 박준범 교수는 “현재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는 해당 연구가 상용화 단계”라며, “부정맥 조기진단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도 식약처 확증임상시험은 이미 마무리했고, 혁신의료기기 등록 등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상용화에 더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I 기반 부정맥 예측 진단 솔루션 ‘맥케이(Mac’AI)’ 개발
구진들은 해당 연구를 산업에 접목해 의미있는 성과도 도출했다.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태영 교수가 설립한 의료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시너지에이아이는 국내 최초로 AI 기반 부정맥 예측진단 솔루션 ‘맥케이(Mac’AI)’를 개발했다.

‘맥케이’는 심전도(ECG) 빅데이터를 정밀한 기준으로 스크리닝하고 전처리한 뒤 딥러닝 학습 기법을 적용했으며, 치료가 필요한 다양한 부정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부정맥 예측 정확도는 92.7%에 달한다.
이를 통해 14일 이내에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해 의료진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을 도와 환자는 심각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고, 진료비도 줄일 수 있다.
맥케이는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아 오는 2024년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2024 혁신상을 받는다.
시너지에이아이 대표인 신태영 교수는 “연구성과를 의료기기 개발까지 이어가게 돼 기쁘다”며, “CES 2024에 참가해 맥케이를 널리 알리고 국내·외 부정맥 치료에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