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항암백신 개발 도전하나
백신 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 항암백신 개발 도전하나
유방암 타깃 키메라 지카바이러스 발굴 … 특허등록 절차 진행 중

우수한 종양살해 효과 확인 … 계대배양 거듭할수록 감염력 뛰어나

세포·동물실험 모두 정상세포에는 감염 없어 … 안전항 항암백신 기대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3.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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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백신 명가로 손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 예방 백신을 넘어 항암백신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생쥐 실험 등을 통해 우수한 효과를 확인한 데다 특허를 통한 권리화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여서 상용화를 전제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9일 특허청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방암 세포 계대를 통한 키메라 지카바이러스 항암백신’에 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황열 바이러스와 지카바이러스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키메라 바이러스를 계대배양을 통해 유방암 세포만 골라 파괴하는 ‘종양융해성 바이러스’(oncolytic virus)로 개발하는 것이 특허출원 내용의 골자다.

종양용해성 바이러스는 종양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증식해 그 종양 세포를 죽이는 제한 증식형 바이러스(conditionally replication-competent virus)의 일종이다. 바이러스의 종양살상 효과는 이미 1950~1970년대에 아데노바이러스나 이하선염바이러스 등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확인됐으나, 일시적인 효능과 독성 부작용으로 인해 수십 년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안전성이 개선된 일부 바이러스가 개발되면서 종양살상 바이러스 연구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시작, 지금까지 약 80종 이상의 종양 살상 바이러스가 개발돼 항암치료를 위한 유망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들 종양 살상 바이러스 중 지카바이러스를 이용해 유방암만을 타깃으로 개발된 바이러스는 없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발굴한 지카바이러스 기반 유방암 표적 항암백신에 더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 6일 처음 공개된 해당 특허출원의 명세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독화된 황열 바이러스의 주요 항원 유전자를 지카바이러스의 주요 항원 유전자로 바꾼 키메라 지카바이러스를 제조한 뒤 유방암 세포에서 여러 번 계대배양을 수행, 정상 세포는 감염시키지 않으면서 유방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살상하는 항암백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HER2 수용체의 유무에 따라 Luminal A, Luminal B, HER2, Triple negative 등 4가지 아형으로 분류된다. ▲Luminal A는 호르몬 수용체(ER·PR) 양성이지만 HER2 수용체 음성인 경우, ▲Luminal B는 호르몬 수용체(ER·PR)와 HER2 수용체 모두 양성인 경우, ▲HER2는 HER2 수용체는 양성이지만 호르몬 수용체(ER·PR)가 음성인 경우, ▲Triple negative는 호르몬 수용체(ER·PR)와 HER2 수용체 모두 음성인 경우를 말한다. 이 중 Triple negative는 삼중음성유방암으로 불리며 예후가 가장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4가지 아형에 대항하는 유방암 세포주를 구입한 뒤 자체 개발한 키메라 지카바이러스의 감염력을 평가했다. 그 결과, Triple negative(세포주 : MDAMB231, BT20), Luminal A(세포주 : MCF7), 및 Luminal B(세포주 : BT474)에서 감염을 확인했다. 특히, MDAMB231과 MCF7 세포주에서는 키메라 지카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키메라 지카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유방암세포에서 계대배양을 반복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키메라 지카바이러스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감염력이 낮은 유방암 아형이더라도 계대배양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더욱 주목된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세포병변효과(Cytopathic effect, CPE)는 정상 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세포독성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암 바이러스 투여군과 대조군의 종양 크기의 변화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특허출원 명세서 갈무리]
유방암 종양 이식 생쥐에서 항암 바이러스 투여군과 대조군의 종양 크기의 변화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특허출원 명세서 갈무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 실험을 통해 얻어낸 이러한 결과를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 감수성이 다른 세포 3종(MDAMB231, BT474, Hs578T)를 생착해 유방암 종양을 이식한 생쥐에서 키메라 지카바이러스는 우수한 종양살해 능력을 보였다.

키메라 지카바이러서에 감수성이 높은 MDAMB231 세포주 이식 생쥐는 바이러스 투여 개시 후 7일째부터 28일까지 치료군의 종양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작았다. 항암 바이러스를 2회 투여한 시점부터는 종양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해 점점 소멸하는 양상을 보였다.

눈에 띄는 것은 감수성이 낮은 BT474 세포주 이식 생쥐도 4일째부터 28일까지 치료군의 종양 크기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작았다는 점이다. 항암 바이러스를 2회 투여한 시점부터는 종양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대조군과의 종양 크기 차이는 갈수록 커졌다.

종양 조직병리학적 검사 결과, MDAMB231 세포주 이식 생쥐와 BT474 세포주 이식 생쥐 모두에서 키메라 지카바이러스 투약 후 종양 중앙의 괴사와 염증세포 침윤 및 섬유화가 관찰됐다.

키메라 지카바이러스에 CPE가 없었던 Hs578T 세포주를 이식한 생쥐는 바이러스 투여 개시 후 6일째부터 32일까지 치료군의 종양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작았다. 다만, MDAMB231 세포주 이식 생쥐와 BT474 세포주 이식 생쥐처럼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지는 않았는데, 종양 생장 속도는 대조군보다 크게 느려졌다.

종양 조직병리학적 검사에서는 치료군의 종양에서 소량의 종양세포와 섬유화가 관찰됐다. 키메라 지카바이러스가 종양세포 증식 억제에 영향을 미쳐 종양 일부가 소멸하거나 섬유조직으로 대체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실험을 진행한 생쥐의 주요 장기들에 대한 조직병리학적 검사를 진행했는데, 모든 그룹의 뇌 및 난소에서 이상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비장과 간에서는 일부 조혈 소견이 관찰되었으나, 이는 생쥐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배경 병변으로, 키메라 지카바이러스 투약이 정상세포에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키메라 지카바이러스는 항암 바이러스로서 정상세포에서는 감염 및 증식이 낮고 암세포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을 보였다”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살상하는 치료에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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