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난치성 혈액암 치료제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보령, 난치성 혈액암 치료제 개발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말초 T세포 림프종 신약 개발 중

韓美中 기업 3파전 ... 글로벌 시장 선점 놓고 치열한 경쟁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10.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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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지킨 림프종을 앓은 암 생존자는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업계가 혈액암의 일종인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보령(옛 보령제약)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그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PTCL은 자연 살해(NK) 또는 T세포에서 기원한 공격성 림프종이다. 전 세계 모든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12~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53세에 발생하며, 남자가 여자보다 2.1배로 흔하다.

아형으로는 ▲분류 불가능한 말초 T세포 림프종(PTCL-NOS), ▲혈관 면역 모구 T세포 림프종(ENKTL), ▲역형성큰세포림프종(ALCL), ▲비강형림프절(MEITL), ▲NK T세포 림프종(NKT)으로 나뉜다. 이중 PTCL-NOS이 가장 흔하다.

PTCL은 다른 혈액암과 달리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다. 혈액암 치료에 있어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카티(Car-T) 세포 치료제도 PTCL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수급 문제로 인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표준 치료법은 CHOP(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 또는 CHOP+에토포사이드(CHOEP) 등의 병용화학요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1차 치료 이후 재발률이 68%에 달하고, 재발 뒤 생존율은 큰 폭으로 떨어진다. 환자의 3년 생존율은 43~55%이나, 병용화학요법에 실패한 경우 생존기간은 약 5.8개월로 뚝 떨어진다.

현재 허가된 재발성 또는 불응성 PTCL 치료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응률이 낮아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결국 환자들은 새로운 약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델브 인사이트(Delve Insight)에 따르면, PTCL 치료제 시장은 2021년 5억 6400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4.9%씩 성장할 전망이다.

 

보령, PI3K 억제 기반 PTCL 치료제 개발 참여

PTCL은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높아짐에 따라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여러 대안이 제시되었다. 이중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접근법은 PI3K 억제제이다.

PI3K는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로, 과잉 활성화될 경우 암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림프 기관으로 면역 세포를 모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사이토카인인 케모카인 분비를 촉진한다. 케모카인의 과발현은 림프종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PI3K 억제제는 PI3K 효소의 신호 전달 경로를 방해하여 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주로 여러 유형의 혈액암에서 치료 효능을 입증하여 널리 쓰이고 있으며, PTCL에서도 괄목할 만한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PTCL에 대한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PI3K 억제제는 ▲미국 세큐라 바이오(Secura Bio)의 ‘코픽트라(Copiktra, 성분명: 두벨리십·duvelisib)’와 ▲중국 상하이 잉리 제약(ShanghaiYingli Pharmaceutical)의 ‘린펄리십(linperlisib)’ ▲우리나라 보령의 ‘BR2002’가 있다.

▲세큐라 바이오는 가장 먼저 PTCL에 대한 ‘코픽트라’의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 회사는 2018년 101명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PTCL 환자를 대상으로 ‘코픽트라’와 위약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에 착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첫 반응 후 8.7개월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에서 투여군의 전체 반응률은 49%, 완전 반응률은 34%였다. 이전에 최소 3회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도 반응률은 49%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 약물은 안전성 문제로 인해 적응증이 철회된 이력이 있다. ‘코픽트라’는 지난 2018년 혈액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득했으나, 시판 이후 투여군의 생존 기간이 비투여군 보다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되자 FDA는 일부 적응증을 삭제한 바 있다.

▲상하이 잉리 제약의 ‘린펄리십’은 현재 임상 2상 시험에서 평가되고 있다. 공개된 중간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반응률은 약 40%, 완전 반응률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보령 또한 PTCL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면서 혁신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BR101801’은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3중 저해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항암신약물질이다.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하는 PTCL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에 있다.

보령은 현재까지 재발 또는 불응성 PTCL 환자들을 위한 표준 치료 방침이 없는 상황에서, ‘BR101801’의 우수한 임상적 효과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 1a상 시험에서 ‘BR101801’ 투약군 총 9명의 PTCL 환자 중 1명은 완전 관해, 2명은 부분 관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은 현재 재발 또는 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BR101801’ 1b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완료할 예정이다. 만약 2b상에서도 1a상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보령의 신약개발 작업은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BR101801’은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올해 3월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 시 신속 승인 제도를 통해 2상 완료 후 조건부 허가를 받을 수 있어 조기 출시와 함께 시장 선점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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