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사도 중소사도 푹 빠졌다 … 제약업계 AI 신약개발 삼매경
상위사도 중소사도 푹 빠졌다 … 제약업계 AI 신약개발 삼매경
이번 주에만 4개 제약사 AI 기업과 맞손 … 파이프라인 확보 속도전

수년 전 시기상조라던 AI 신약개발 기술 … 구체적 성과 속속 도출

제약업계 관심 폭발적 증가 … 정부, 생태계 활성화 방안 마련 분주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9.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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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약업계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붐’이 일고 있다. 상위사와 중소사를 불문하고 앞다퉈 개발 대열에 뛰어들고 있는데, 이번 주에만 제약사 4곳이 AI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 기업과 손을 잡았을 정도로 AI 신약개발은 국내 제약사들의 새로운 R&D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에이조스바이오와 AI(인공지능)를 통한 합성치사 항암 신약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이조스바이오는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대웅제약은 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평가와 임상 개발 등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성치사는 2개 이상의 상호작용하는 유전자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했을 경우 세포가 사멸하는 현상을 말한다. 종양억제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암세포는 이미 유전자 하나의 기능이 상실된 상태로, 변이된 종양억제유전자와 상호작용하는 다른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면 합성치사로 인해 암세포가 죽게 된다.

대웅제약은 에이조스바이오의 AI 플랫폼 ‘iSTAs’를 이용해 최적의 항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연구 기간은 대폭 단축하고, 항암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 3월 미국 크리스탈파이(XtalPi)와도 AI 기반 합성치사 항암 신약 공동 연구 및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 벤처기업 온코로스와 손을 잡고 AI를 활용해 자사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적응증 확대 연구에도 나섰다.

#삼진제약은 최근 양자역학 기술 기반 국내 인공지능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AI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인세리브로는 AI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한 뒤 삼진제약에 제안하고, 삼진제약은 제안받은 신약후보물질의 합성과 약효 평가, 임상 개발, 검증, 상용화 절차 등을 진행한다.

삼진제약은 현재 제약업계에서 AI 신약개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제약사다. 이 회사는 최근 두 달여 사이 심플렉스, 온코빅스, 캐나다 사이클리카 등 다수 AI 플랫폼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계약 및 업무협약을 체결,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속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플렉스와 사이클리카에는 자사가 검토 중인 복수의 약물 타깃을 제공,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온코빅스와는 AI 기반 암·섬유화 난치성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코제약은 최근 유전체 기반 AI 신약개발 기업 바스젠바이오와 AI 플랫폼을 활용한 복합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바스젠바이오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DEEPCT’를 활용해 새로운 복합 신약 개발에 필요한 최적의 약물 조합을 발굴하고 알리코제약은 도출된 약물 조합을 검증한 뒤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DEEPCT’는 약 16만 명의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를 포함, 자체 구축한 국내외 바이오 데이터 기반의 설명 가능 AI(Explainable AI)다. 알리코제약은 ‘DEEPCT’를 통해 이른 시일 내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팜젠사이언스는 최근 AI플랫폼 기반의 혁신신약개발 기업인 아이겐드럭과 AI를 활용해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동연구는 아이겐드럭이 보유한 AI 신약개발 플랫폼인 약물 표적 상호작용 예측 모델(EnsDTI), 인체 내 간독성 예측 모델(SSM), 자기지도학습 신약개발 모델(TriCL)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유효물질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겐드럭은 AI로 도출한 신규 후보 물질을 제안하고, 팜젠사이언스는 제안받은 후보 물질의 합성 및 효능 검증을 진행한다.

팜젠사이언스는 아이겐드럭이 보유한 AI 플랫폼을 자사가 개발 중인 소화기 파이프라인에 접목해 차별적 혁신 소화기 신약개발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AI, 신약개발 2.0 시대 ‘열쇠’ 주목

政, 관련 생태계 활성화 방안 추진

‘AI’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추론 등의 행동을 컴퓨터가 모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이다. 이러한 AI의 특성을 이용해 임상 데이터와 신약개발에 적합한 AI 알고리즘을 활용,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AI 신약개발의 핵심이다.

이때 AI 알고리즘은 ‘딥러닝’(머신 러닝의 일종으로, 학습 과정 동안 예시 데이터에서 얻은 일반적인 규칙을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인공 신경망) 기반의 ‘AI 플랫폼’을 사용해 구축하는데, AI 플랫폼은 오랜 기간 축적한 방대한 연구 자료와 병원 진료 기록 등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혁신적인 신약개발 후보 물질을 찾아내 약의 효능을 예측하는 등 신약개발 과정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수년 전만 해도 이러한 딥러닝 및 AI 플랫폼 기술은 신약개발에 활용될 정도로 발달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아 국내 제약사들은 AI 신약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AI 기술 발전 속도가 시장의 예측을 상회, 기술적 완성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제조업, 금융업, 서비스업 등 전 산업군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추세다.

제약산업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례로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는 최근 AI 단백질 구조 예측 프로그램 ‘알파폴드’를 이용해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업데이트했다. 지구상 알려진 거의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단백질은 생명에 필수적인 요소로, 단백질 구조는 세포에서 그 기능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만약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면, 단백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해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바이오 신약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 국내 제약업계도 AI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올해에만 유한양행, 대웅제약, HK이노엔,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 등 상위사는 물론, 삼진제약, 동화약품, 경동제약, 알리코제약, 팜젠사이언스, 현대약품 등 다수 제약사가 AI 플랫폼 기업과 손을 잡고 신약개발에 나섰다. 한미약품, SK케미칼 등은 일찌감치 AI 신약개발 사업에 주목, 이미 수년 전 AI 플랫폼 기업과 협업을 시작한 상태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AI 신약개발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자 정부도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이차윤 개발정책실장 주재로 인공지능 활용 신약개발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개최, ‘인공지능 활용 혁신 신약 발굴사업’의 추진 방향을 공유·검토하고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AI 활용 신약개발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가까운 미래에 신약개발 2.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 AI 플랫폼을 직접 활용해 임상시험계획 신청 가능한 수준의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AI 활용 신약개발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우선,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신규 연구과제 3개를 선정해 운영지원과제 지원을 바탕으로 공공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AI 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2026년까지 공공 플랫폼의 편리성·접근성·활용성 강화를 통해 신약개발 전 주기에 걸쳐 빈틈없이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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