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메디컬 탑픽 | 세계 최초 소변으로 자궁경부암 진단 기술 개발
주간 메디컬 탑픽 | 세계 최초 소변으로 자궁경부암 진단 기술 개발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2.03.19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이번 한 주(03월 13일~19일)도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몇 건의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소개됐습니다. 소변으로 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고 위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글]

펩타이드 접근성 조절 가능 시스템 개발

강희민 교신저자(왼쪽)와 김유리 제1저자
강희민 교신저자(왼쪽)와 김유리 제1저자

펩타이드 접근성의 원거리 조절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고려대학교 강희민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의 중합체로, 아미노산의 종류마다 체내에서 세포 수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여러 가지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면역 반응으로부터 조직 치유에 이르기까지 체내에는 많은 단계의 반응이 존재하는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각각의 단계에 적절히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선 연구들에서 pH 조절, 초음파,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을 제어하고자 시도하였으나 가역적으로 세포 반응을 제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고, 사용된 외부 자극이나 소재가 생체 친화적이지 않아 생체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한, 생체 친화적인 외부 자기장을 이용하여 면역 반응 제어를 시도한 연구도 있었으나, 이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이분법적으로만 제어하여 다양하게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 친화적이고 다양한 모드를 가진 시스템으로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기 위해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하고,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크기로 합성이 가능한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부착시켰다.

※ 신축성 연결체 : 수십 나노미터 길이의 폴리에틸렌 글리콜로 이루어진 폴리머로, 이를 이용해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함. 영구 자석의 위치 혹은 유무에 따른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 위치의 가역적인 제어를 위한 장치.

※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 : 초 상자성을 가진 나노 산화철(Fe3O4) 입자들의 집합체 소재로 필요에 따라 집합체의 크기를 제어할 수 있음. 초 상자성이란 나노입자의 자성체에서 보이는 성질로 자기장을 가하면 자화되어 자성을 가지지만, 자기장이 제거되면 자화가 소멸하여 자성을 잃는 성질로 원거리 제어에 있어서 필요한 성질.

연구팀은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동일한 세포 부착성 펩타이드 밀도의 생체 재료 표면에 부착시킬 때,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 이에 따라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 대식세포 (macrophage) : 대식세포는 초기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부 환경에 의해서 M1 대식세포 혹은 M2 대식세포로 분극화함. M1 대식세포는 전염증성 특징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을 침입한 세균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M2 대식세포는 항염증성 반응과 조직의 리모델링에 관여함. 대식세포의 분극화 전환은 염증성 질환의 단계를 조절할 수 있기에 연구가 활발함.

연구팀은 다양한 크기의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와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영구 자석을 통한 가역적인 움직임을 통해 앞선 연구들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연구팀은 특히 본 연구를 통해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제어하는 ‘접근 가능한 펩타이드 밀도’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제시, 면역 시스템 제어 후속 연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3월 12일(한국시간) 온라인 공개됐다.

 

세계 최초 소변으로 자궁경부암 진단 기술 개발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 소변 진단 기술 모식도 [자료=경희대학교 제공]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 소변 진단 기술 모식도 [자료=경희대학교 제공]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을 소변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가 세계 최초로 소변 내의 시스테인(cysteine)을 선택적으로 검출해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시스테인은 생채 내에 존재하는 아미노산(amino acid)의 한 종류로서 티올(thiol) 작용기를 포함한 유기 물질이다. 티올 그룹을 포함한 생체 내 물질과 암과의 연관성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시스테인은 악성 교모세포종이나 전립선암, 유방암 등의 바이오마커로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2011년부터 10년 넘게 소변을 기반으로 한 질병 진단 연구를 수행해왔다. 소변과 같은 체액은 샘플을 채취할 때 환자의 부담이 적고 질병의 조기 진단, 치료 후 경과 추적 등에도 매우 유용한 장점이 있다.

연구는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진단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기에 소변이 가장 이상적인 진단 샘플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김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형광 분자 프로브(Fluorescent Probe)’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형광 분자 프로브는 생체 내 분자나 단백질 거동, 질병 바이오마커 등을 추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소재다. 시스테인은 비교적 그 구조가 단순하고 생체 내에 유사한 구조의 물질이 다수 존재하기에, 이를 선택적으로 감지해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김 교수는 소변 내 시스테인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분자 프로브를 개발해 자궁경부암 환자군을 포함한 1700여 명의 임상 환자군에서 실제 자궁경부암 진단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별도의 소변 시료 전처리 과정 없이 소량의 소변으로도 효과적으로 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해 연구의 임상학적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의 질부터 자궁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암이다. 여성에게 흔한 암의 종류(전체 암의 4위)로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고 진단 환자의 사망률이 높다.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과 예방은 의료계의 큰 과제 중 하나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자궁경부암 검출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만큼 효율적이지 않았다. 의료현장에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중합효소 연쇄반응법(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이용해 유전자 검사 후 고위험군에 속하면 질 확대경 검사와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단일 과정이 아닌 복합과정을 거쳐 시간과 비용의 소모가 크며, 부인과 질병의 검진 특성상 여성에게 심적 부담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소변을 기반으로 한 자궁경부암 진단은 2014년 영국 런던퀸메리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후 2019년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이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하는 검사와 소변에 섞여 나오는 세포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검증했다.

김 교수가 개발한 이번 기술은 특허출원을 완료했고, 1700여 명의 임상 시료에서의 자궁경부암 진단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도 상용화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자궁경부암 외 기타 암종에 대한 진단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기계학습 모델로 환자 맞춤형 항생제 처방한다

[자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똑똑하게 항생제를 처방하기 위한 AI 활용 연구' 보고서]
[자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똑똑하게 항생제를 처방하기 위한 AI 활용 연구' 보고서]

최근 Science에 발표된 논문이 기계학습 모델을 통한 환자 맞춤형 항생제 처방으로 재감염 및 항생제 내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해 주목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Science의 최근 논문 'Anticipating antibiotic resistance'를 인용, '똑똑하게 항생제를 처방하기 위한 AI 활용 연구'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세균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되면 임상의는 실험실에서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수행한다. 해당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항생제를 처방하지만, 재발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연구팀은 항생제 치료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재감염은 원래 감염 세균의 변이에 의해 유발되기 때문에 감수성 일치 항생제를 올바르게 처방하면 전반적으로 재감염률이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원래 감염 세균과 다른 균주에 의해 유발되는 내성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감수성 일치에 따른 항생제 치료가 미생물군에 숨어 있는 내성 균주의 활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에 연구팀은 세균의 게놈 시퀀싱을 수행, 원래 감염 균주와 재감염 균주를 비교 분석했다. 세균의 게놈 시퀀싱 데이터를 임상 기록과 통합하면 임상적 개입과 치료에 대한 통찰력과 잠재력이 향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항생제 처방에 관한 기계학습 모델을 통해 환자의 개인 기록 등을 통합하는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으로, 재감염과 항생제 내성 위험을 동시에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광범위한 감염 및 치료 이력 데이터 세트를 기반으로 환자별 맞춤 처방을 위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의학적 결과 예측을 위해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를 사용했다. 알고리즘은 각 항생제 후보에 대한 조기 재감염 위험을 평가한 다음, 조기 재감염 가능성이 가장 적고 처방된 항생제에 내성이 작은 항생제를 예측한다. 

추천 알고리즘은 의사의 감수성 일치 처방에 비해 요로 감염 및 상처 감염의 조기 내성 재발률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료 및 건강관리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접근방법은 시대의 흐름 상 거스를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 및 건강관리를 위한 데이터 기반의 수요와 접근방법은 광범위한 공중 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 수집 표준, 평가 지표 및 교육 패러다임을 도입하는 데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근본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는 게놈 서열 분석을 기반으로 임상 정보와 의료기록의 통합을 통한 대규모 데이터 세트 등 학제 간 융합 연구가 매우 중요한 실정이다. 

 

인지기능 저하된 노인일수록 혈압 조절 안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노쇠하고 인지기능 저하된 취약 노인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6개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394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Health-RESPECT(integrated caRE Systems for elderly PatiEnts using iCT)’라는 비대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활용해 평균 290일 동안의 혈압 수치를 취합하고 혈압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취약 노인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했다. 건강수준이 악화될수록 혈압은 저하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노쇠하거나 치매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기존 고혈압 치료제를 줄이는 등 보다 세심한 혈압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고혈압은 70세 이상 노년층에서 유병률이 70%에 근접할 정도로 흔한 만성질환이다. 특히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최근 치매 발생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한 적절한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고령층에서도 적극적인 강압치료가 강조되고 있지만 주로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장기요양병원 및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쇠 또는 치매 노인을 위한 최적의 혈압관리 방안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혈압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혈압 수치가 높고 낮은 것 못지않게 문제가 된다.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은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돼 동맥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고, 무엇보다 혈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혈압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기도 어렵다.

 

예후 나쁜 ‘미만형’ 위암, 여성 발병률 더 높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최용훈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최용훈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여성 위암 환자는 발견이 어려운 ‘미만형 위암’ 비율이 남성보다 높고, 3기 이상에서 남성보다 예후가 나쁘며 심뇌혈관 합병증에 의한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소화기내과 최용훈 교수)이 위암 수술 환자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위암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 차이를 연구·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 판정 및 수술을 받은 환자 2983명의 기록을 분석해 남녀에 따른 위암의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위암은 크게 ‘장형’과 ‘미만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위 내벽에 덩어리를 형성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암이 장형, 위 점막 아래에서 넓게 퍼져나가는 위암을 미만형이라고 한다. 미만형은 내시경으로 진단이 어려운 만큼 발견 시 중증에 이른 경우가 많아 장형에 비해 예후가 나쁜 편이다.

연구 결과, 여성의 경우 미만형 위암을 비롯한 위 체부암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고, 남성에서는 장형 및 위 전정부암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표본에서 위암 환자 수는 남성이 여성의 두 배에 이르지만, 여성의 미만형 위암 비율(50.5%)이 남성(25.9%)을 크게 상회하며 총 미만형 위암 환자 수에서는 남녀가 대등한 수준이었다.

40세 미만에서는 남녀 모두 미만형 위암의 비율이 장형보다 높았지만 여성에서는 그 비율이 90% 이상에 육박할 정도로 눈에 띄는 결과를 보였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장형의 비중이 늘어나며 달라졌는데, 남성은 미만형의 비율이 빠르게 감소해 50세 이후 부터는 장형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60세가 넘어야 장형의 비율이 미만형을 넘어섰다. 

연구팀은 이밖에도 조기 암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남녀 생존율이 3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부터는 차이가 벌어지며 여성 환자들의 예후가 더 나쁘다는 점을 확인했다. 남성 위암 환자에서 사망 원인이 다른 장기의 암이나 호흡기 계통의 합병증이 눈에 띈 반면 여성에서는 심뇌혈관 합병증에 인한 사망이 더 많았다는 점 등 성별에 따른 다양한 병태생리학적 특성과 예후 차이를 밝혀냈다.

최근 세계적으로 남녀의 성별에 따라 질환의 기전(발생 원리)과 양상, 그리고 예후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접근법을 달리해야한다는 ‘성차(性差) 의학’이 정밀 의료의 한 축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암 연구에서 성차 의학의 역할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데, 남녀 성호르몬 등에서 비롯된 혈관 발생이나 염증 조절, 면역 체계 등 인체 시스템의 근본적인 차이를 질환 특성이나 양상과 함께 이해한다면 보다 근원적이고 개별화된 치료법에 다가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다수 분야에서는 질환의 성차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위암에서는 성별을 주요한 변수로 상정하고 질환 특징을 분석한 연구가 아직까지 적은 편이다. 또한 기존의 연구에서도 표본이나 연구 특성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게 나타나,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술적인 정론을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3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장기간 데이터를 분석해 남녀의 위암 차이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향후 성 호르몬 등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인 기전을 밝히는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오십견, 한쪽 어깨만 주사치료해도 반대편까지 호전돼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 [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오십견이 양쪽 어깨에 생기더라도, 한쪽 어깨를 먼저 주사치료하면 다른쪽도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윤승현 교수 연구팀은 약물과 운동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양측성 오십견 환자 165명(남자 69명, 여자 96명)을 대상으로 한쪽 어깨에 관절내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시행하고 6-8주후 증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주사를 맞은 어깨는 통증 63%, 어깨를 바깥쪽으로 펴는 외전 각도 37% 등 통증정도 및 관절 수동 운동범위(굴곡, 외전, 외회전, 내회전, 신전)가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

주사를 맞은 어깨 보다는 효과가 적지만, 주사를 맞지 않은 반대편 어깨에서도 통증이 45%, 외전 각도가 15% 호전됐다. 

연구팀은 “한쪽 어깨에 주사된 스테로이드의 일부가 전신으로 흡수되면서 반대편 어깨의 염증을 감소시킨 것”이라며 “오십견이 양쪽 어깨에 생기더라도 우선 증상이 심한 어깨 먼저 치료 후 양쪽 어깨의 호전 정도를 살펴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양쪽 어깨 주사에 의한 스테로이드 과량 투여로 인한 국소 및 전신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고, 필요 용량을 반으로 나눠 양쪽 어깨에 주사하는 것보다 한쪽 어깨 주사시 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십견은 유착관절낭염, 동결견 등으로 불리는데, 말 그대로 어깨 관절주머니(관절낭) 주변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어깨 관절이 굳고, 통증이 심하다. 오십견 환자의 20%가 양쪽 어깨에 발생하며,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양쪽 발생이 흔하다.

 

전이암, 방사선 치료와 면역세포 활성 표적 치료 병행 효과 확인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 연구팀 [사진=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br>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 연구팀 [사진=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br>

방사선 치료와 표적항암치료를 병행했을 때 면역억제세포 발생을 감소시키고 방사선 치료 부위의 암세포뿐만 아니라 전이암까지 제거되는 전신 항암면역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재성 박사 연구팀은 새롭게 발굴한 신약후보물질 BR101801을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는 실험을 통해 항암면역이 활성화되고 항암치료효과가 증진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진행한 연구에서 면역세포 조절인자를 저해해 면역억제세포를 감소시켜 항암치료 효과가 증진되는 것에 착안해 방사선 치료 후 나타날 수 있는 종양 내 면역억제세포 발생을 차단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대장암을 이식한 실험쥐 15마리에 BR101801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병용했다. 그 결과, 모든 쥐에서 종양 크기가 92.8%로 감소하는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나타났고 8마리의 실험쥐에서는 종양이 완전히 소멸되는 완전관해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암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핵심적인 항암면역 CD8 T 림프구의 암 세포 살상능력을 나타내는 살상능 45.7% 증가 및 항암 특이적 면역반응 9.9% 증가도 확인했다.

값이 높을수록 치료 예후가 좋은 ‘효력 T/조절 T 림프구’ 비율은 방사선 치료만 했을 때 0.9, 신약후보물질(BR101801)만 투여했을 때 1.5, 방사선 병용 치료를 할 때 가장 높은 값 4.6을 유지했다. 또한, 면역기억에 관여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기억 T세포의 생성을 증가시켜 암 재발이 없었다.

특히 실험쥐 13마리 중 7마리에서 국소적인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종양부위 뿐 아니라 전이암에서 종양 크기가 93.4%로 감소하는 성장 억제 효과와 함께 전신항암효과가 입증됐다. 이미 치료가 끝난 실험쥐에 종양을 다시 이식했을 때 약 4주간 종양이 자라지 않았고 장기간 항암효과 증가 및 재발 억제효능이 확인됐다.

최근 면역체계를 작동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면역치료제가 방사선 치료와 함께 쓰이면서 방사선 치료 후 종양 내 면역억제세포 발생으로 생길 수 있는 면역억제 환경을 완화해 암 재발 및 전이를 막는 탁월한 항암치료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면역관문억제제는 매우 고가이고, 일부 암에서는 치료 반응이 없어 효과는 뛰어나고 비교적 저렴한 새로운 방사선 병용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방사선 병용 항암면역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이 입증됐다. 

[용어설명] 

*면역억제세포: 면역의 활성화를 억제해 종양에 면역세포인 T세포 침투를 막아 암 치료를 방해함. 면역억제세포로는 조절 T 림프구, 골수유래 면역억제 세포, 대식세포 등이 있음

*면역관문억제제: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면역관문 단백질을 차단해 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

*효력 T/조절 T 림프구: 효력 T 세포는 체내에서 종양세포를 특이적으로 탐지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는 면역세포로 일반적으로 항암치료효능을 보임. 이와는 반대로 조절 T 세포는 항암 면역활성을 억제하는 면역세포로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효과를 떨어뜨림. 효력 T/조절 T 림프구 비율은 치료 예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쓰이며 높을수록 치료 예후가 좋음

*기억 T세포: 한번 침입했던 병원체가 다시 침투하면 처음의 상황을 기억하고 활성화되어 면역 반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함

*전신항암효과: 앱스코팔 효과라고도 하며 방사선이 국소 조사된 부위의 종양조직 이외에 방사선이 조사되지 않은 부위의 전이된 종양부위까지 종양이 억제되는 항암치료 효과로 기존 방사선 치료 시 매우 희귀하게 보고되는 효과임

 

“코로나19 이후 남아 고도비만 2배 증가했다”

(왼쪽부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노승명 전공의 [사진=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제공]
(왼쪽부터)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노승명 전공의 [사진=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아청소년 비만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연구팀(노승명 전공의)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1년 뒤 2020년 성장클리닉을 찾은 환아를 대상으로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의 변화를 T-검정을 통해 후향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아의 경우 고도비만이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비만율은 여아 6.1%, 남아 22.5%씩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5월부터 7월까지 병원을 찾은 환아 113명 중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아 비율은 여아 25.3%, 남아 23.3%였다.

1년 뒤 같은 기간 병원을 방문한 환아 201명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아 비율이 여아 31.4%, 남아 45.8%로 나타났다.

여아와 남아 모두 비만율이 증가했지만, 남아에서 더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평소 활동적인 남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활동량 감소 여파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했다.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점유율 26.3% ... 백신 접종시 바이러스 가능성 낮아

코로나19 하위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코로나19 하위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화 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의 세부계통인 BA.2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조사결과다. 

오미크론은 2021년 11월 전 세계적 확산속에 국내에도 유입되었으며 오미크론 세부유형은 BA.1, BA.1.1, BA.2, BA.3 등 4개 하위 변이로 분류되고 있다

이 가운데 BA.2는 일부 국가가 채택하는 PCR 검사에서 표적 유전자 검출이 어려워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다행히 우리나라 PCR 검사는 처음부터 이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K-방역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코로나19 유전자 정보공유 사이트(GISAID, 3월 5일 기준)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12월부터 급증한 오미크론의 점유율이 전 세계적으로 약 99%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미크론 중 세부계통 BA.2가 최근 증가 추세로 3월 1주 점유율 60.3%를 나타내어 한달 전(2월 1주 16.5%)보다 43.8% 증가했다.

국내감염 사례에서 오미크론은 올해 1월부터 급증세를 보이며 우세종화되었고, 2월 99.4%의 점유율을 보였다. 따라서 지금쯤이면 거의 100%가 오미크론 바이러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감염은 BA.1.1이 2월 78.5%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BA.2의 점유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BA.2 점유율은 3월 2주 26.3%이다. 1월 1.5% →2월 17.3% → 3월 26.3%로 늘어난 것이다. 

WHO 및 해외 보건기관의 초기 분석에 의하면, BA.2가 BA.1 보다 30% 높은 전파력을 보이나, BA.1과 BA.2간 임상적 중증도 및 입원률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BA.2에 유효한 항체치료제가 있고, 항바이러스제는 다른 주요 변이와 같이 유효하며, 3차 부스터 접종(mRNA) 후 예방효과***도 BA.1과 BA.2간 차이없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예컨데 벱텔로비맙 등 항체치료제가 BA.2에 대해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라게브리오, 렘데시비르, 팍스로비드 모두 BA.2에 대한 효과는 비변이주 및 다른 주요변이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보건안전청에 따르면 3차 부스터 접종(mRNA) 후 예방효과는 BA.1 및 BA.2에 대해 3차 접종 2-4주 후 69%, 74% → 3차 접종 10주 후 49%, 46%로 각각 확인됐다. 

WHO는 덴마크 등 BA.2 비율이 높은 국가의 유행세 감소와 세계적인 발생규모 감소 추세를 감안시, BA.2의 다소 높아진 전파력이 확진자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례로 덴마크, 스웨덴, 미국 등은 BA.2 증가에도 환자수는 감소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영국, 독일 등 일부 확진자 재증가 국가에서 BA.2가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국내의 BA.2 점유율도 증가 추세를 보여,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감염성 바이러스 배출기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어 발병한 후, 배출되는 감염성 바이러스를 시기별 및 백신접종여부에 따라 배양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증상발현 후 14일 이내 총 558건 검체(접종 281건, 미접종 277건)를 대상으로 전파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감염성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최대 기간은 증상발현 후 8일이었다. 

이 기간 동안, 미접종군 배양양성률(53%)은 백신접종군 양성률(34%) 대비 1.56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백신접종군과 미접종군 사이에 감염 가능한 수준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에는 차이가 없으나, 동일한 수준의 바이러스 농도에서 백신접종군의 감염성 바이러스 배출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접종 효과에 따른 접종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미접종자에 비해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백신접종이 전파력 감소에 영향을 주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대외에 발표하고 국내외 연구진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간암세포의 아미노산 공급 차단으로 항암제 내성 극복”

(왼쪽부터) 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연구팀 박근규 교수, 최연경 교수, 변준규 연구교수, 이승형 박사과정 [사진=경북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연구팀 박근규 교수, 최연경 교수, 변준규 연구교수, 이승형 박사과정 [사진=경북대병원 제공]

항암제 소라페닙과 거대음세포작용 억제제의 병용치료요법을 통해 간암 치료 시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근규 연구팀은 소라페닙(다중표적 키나아제 억제제·항암제)에 노출된 간암 세포들이 ‘거대음세포작용’을 통해 아미노산(시스테인)을 공급함으로써 항암제 내성을 유도하는 것을 규명함에 따라 간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거대음세포작용(macropinocytosis)은 거대한 이질적인 수포를 통해 세포외액과 영양소가 세포 내로 들어오게 하는 과정으로 영양결핍 상태의 종양미세환경에서 암세포의 성장을 돕고 에너지 스트레스 극복에 기여하며 KRAS, PTEN 등의 종양유전자의 변이가 거대음세포작용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간암치료제에 대한 면역기반 치료요법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라페닙은 가장 효과적인 단일 약물요법이지만 높은 재발률과 내성으로 한계가 있어 약물 반응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 전력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간암세포에서 거대음세포작용이 유도되면 소라페닙의 항암효과가 상쇄된다는 점을 착안해 거대음세포작용이 소라페닙의 내성 유발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을 밝히고자 했다. 

 

소라페닙과 거대음세포작용 억제제의 병용 효과 개념도 [그림=경북대병원 제공]
소라페닙과 거대음세포작용 억제제의 병용 효과 개념도 [그림=경북대병원 제공]

연구 결과, 항암제 소라페닙에 의해 간암세포의 사멸(페롭토시스, ferroptosis)이 유도되지만(그림 좌측), 거대음세포작용으로 공급된 아미노산 때문에 세포사멸이 억제되어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유발됨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고혈압 치료약인 아밀로라이드(Amiloride)를 병용해 거대음세포작용을 억제하면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그림 우측)도 확인했다.

 

[용어설명]

*페롭토시스(ferroptosis) : 세포막의 지질과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철 의존적 세포 사멸 경로. 세포 내 세포막을 이루는 인지질 분자는 쉽게 과산화가 되는데 여기에 활성산소(reactive oxygene species)가 발생하게 되면서 결국 세포가 사멸하는 메커니즘임.

*페롭토시스를 유도한 암 치료 : 암 세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페롭토시스로부터 회피하고자 함. 페롭토시스를 촉진시킴으로써 약제내성 암 뿐 아니라 난치성 암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략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음.

 

근육재생 치료제 개발길 열렸다

<strong>연구 주역들</strong> ... (왼쪽부터) 윤미섭 교수, 최철수 교수, 백미옥 학생
(왼쪽부터) 윤미섭 교수, 최철수 교수, 백미옥 학생

국내 연구팀이 근육 재생을 촉진하는 생체 유효 성분(펩타이드)의 발굴에 성공, 새로운 개념의 근육 재생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분자의학교실 윤미섭·최철수 교수팀의 공동 연구성과다.  

근감소증은 질병, 노화 등에 의해 근육량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히 노인성 근감소증은 80세 이상 노인의 40%에서 발병하고 노화뿐만 아니라 대사성질환 등의 발병에도 밀접한 관련성을 보여 노령인구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나 개선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근감소증은 초기 근육량의 감소로 시작되어 심화되면 근력의 감소를 동반하므로 발병 초기의 근육량의 회복은 근감소증의 극복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근육량을 조절하는 인자의 활성 증진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근육 재생 치료제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연구팀은 근육량의 조절과 근육 세포 분화의 주요 조절인자인 mTORC1을 활성화 하는 생체 유효 펩타이드를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근육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안전성이 높은 Adeno associated virus (AAV)와 근육세포 특이적으로 전달 가능한 세포투과성 펩타이드인 M12를 이용하여 근육세포에 유효 펩타이드를 직접 전달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근육증강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근감소증의 예방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근육증강제 개발의 가능성을 동물 모델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 유효 펩타이드의 근육 재생 약효를 검정하여 근감소증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근육 생장조절인자 기반 근육질환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연구를 통해 구축된 근육 세포 특이적인 유효 펩타이드 전달 기술은 다양한 근육조절인자를 활용한 근육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어설명]

* mTORC1: 단백질 합성등을 조절하여 세포 생장을 조절하는 세포내 주요 조절인자이다.
* Adeno associated virus (AAV) : 현재 개발 중인 유전자 치료제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달 시스템이다. AAV는 다양한 유형의 조직을 특정하여 표적화할 수 있으며 비병원성이고 스스로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오랫동안 유전자의 발현이 지속되는 장점을 가졌다.

* 세포투과성 펩타이드(Cell Permeable Peptide) M12 : 단백질, DNA, RNA 등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세포내로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특정 아미노산 서열의 조합인 신호전달 펩타이드이다.

 

‘군발두통’ 진단 지연 심각 … 청소년 90% 1년 이상 지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분당재생병원 김병수 과장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분당재생병원 김병수 과장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군발두통은 발병 후 진단까지 평균 5.7년이 걸리며 전체 환자 중 69%가 진단이 1년 이상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교신저자, 대한두통학회장), 분당재생병원 김병수 과장(제1저자) 등 다기관 공동연구팀(한국군발두통레지스트리)은 연구를 통해 ‘군발두통의 진단 지연 및 예측 요인’을 확인했다. 

군발두통은 아주 센 강도의 두통이 한쪽 머리에만 찾아오는 질환이다. 한번 발생하면 15분에서 3시간까지 지속되며 하루에 8번까지도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군발두통으로 인한 고충과 함께 군발두통 환자들의 진단이 늦어지고 있는 문제도 심각하다.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인 바이오마커가 없어서 의사의 병력청취 및 임상적 증상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5개 대학병원의 군발두통 환자 445명을 분석했다. 진단 지연기간에 따라 전체 환자를 1그룹(발병 후 1년 내 진단) 135명, 2그룹(1~6년 내 진단) 148명, 3그룹(7년 이후 진단) 162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군발두통 발병 후 진단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5.7년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중 69%가 1년 이상, 36%가 7년 이상 진단이 지연됐다.

특히 젊은 군발두통 환자의 진단지연이 심각했다. 청소년기(19세 이하)에 처음 군발두통이 나타난 환자의 90% 이상이 1년 이상 진단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7년 이상 진단이 지연된 3그룹의 연령별 비율은 20세 미만이 60%를 차지하는 반면 40세가 넘는 환자는 9%에 불과했다.

진단 지연기간이 늘어날수록 환자들의 정서적 측면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증가했다. 1년 내 조기진단을 받은 환자군을 제외하고 3그룹에서 불안 및 우울 등 정신과적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했다. 자살충동과 두통영향지표(HIT-6)는 진단지연이 길어질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해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군발두통의 진단지연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국제두통질환분류 기준인 ICHD(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edrs)가 발표된 후 최근 10년 동안 진단지연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군발두통의 발병연령, 우울증(PHQ-9), 군발두통의 종류(단발성 및 만성)는 진단지연을 예측할 수 있는 요인들이었다.

 

“발등뼈 골절, 간편한 의료용 신발로 치료 가능해”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중족골(발등뼈) 골절에 수술적 치료나 깁스 치료가 아닌 간편한 의료용 신발 착용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 연구팀은 제5중족골 기저부 견열 골절 치료를 위해 간편한 의료용 신발과 통깁스 치료의 통증 점수와 치료 유무를 비교·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골절 6개월 후 통깁스를 한 환자군(50명)과 딱딱한 의료용 신발을 착용한 환자군(46명)의 통증을 비교했다.

그 결과, 깁스로 치료한 경우와 의료용 신발로 치료한 경우 골절 후 6개월에 측정한 통증 점수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두 경우 모두 불유합 없이 잘 치료됐다.

중족골(발등뼈) 골절은 운동이나 낙상, 교통사고, 무거운 물건의 낙하 등으로 인해 일어나는 발 부상 중 하나다. 초기에는 통증과 멍, 붓기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근육 및 인대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중족골은 발목뼈와 발가락뼈를 잇는 5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흔히 발등뼈로도 부른다. 중족골 골절은 5개 뼈 중 몇 번째 뼈가 골절되느냐에 따라 앞에 숫자가 붙는다. 그 중에서도 제5중족골은 새끼발가락 쪽 뼈가 골절된 상태로 치료가 유독 까다롭다. 제5중족골을 세 구역(제1구역·제2구역·제3구역)으로 나눠 어느 부위가 골절됐는지에 따라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 중 제1구역에 발생하는 견열 골절의 경우 전위가 심하거나 관절면 침범이 30% 이상인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통깁스를 통해 보존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깁스는 땀이 차고 간지럽고 쉽게 벗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어 이러한 깁스 치료 대신 간편한 의료용 신발(Hard-Soled Shoe)을 이용하면 훨씬 가벼우며 편리하다.

의료용 신발의 원리는 통깁스와 동일하다. 골절 부위가 잘 유합되려면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것이 필요한데 통깁스가 이런 역할을 해준다. 다만 제5중족골 기저부 견열 골절의 경우 의료용 신발만으로도 고정이 가능하고 발목까지 고정하는 통깁스보다 발 부위만 고정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편리한 의료용 신발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얀 테두리로 표시된 부위가 제5중족골이고, 화살표 표시된 곳이 제5중족골 견열 골절 부위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하얀 테두리로 표시된 부위가 제5중족골이고, 화살표 표시된 곳이 제5중족골 견열 골절 부위다. [사진=한림대의료원 제공]

 

위암 환자 면역항암제 반응 미리 알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 [사진=연세의료원 제공]

위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면역관문억제제 반응 예측 유전자 시그니처가 발견됐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 교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공동연구팀은 미국 암 빅데이터 플랫폼인 암 유전체 지도(The Cancer Genome Atlas, TCGA)가 발표한 19개 암종의 환자 6681명의 체세포 돌연변이 데이터를 기계학습 알고리즘 엔트리패스(NTriPath)에 입력해 위암에서만 보이는 암세포 활성 경로를 분석했다.

엔트리패스는 대규모의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돌연변이 유전자와 다른 유전자 간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재호 교수가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과 공동 개발했다.

분석 결과, 암세포 증식, 세포사멸, 손상된 DNA 복구,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 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인 TP53, BRCA1, MSH6, PARP1 등 32개의 유전자 시그니처가 면역관문억제제 반응성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환자에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시그니처 확인 연구 절차 [자료=연세의료원 제공]
위암 환자에서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는 유전자 시그니처 확인 연구 절차 [자료=연세의료원 제공]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다른 위암 환자에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67명의 유전자 분석 자료에 적용했다.

그 결과, 암세포 활성 경로가 각각 다르게 활성화되며 면역관문억제제에 서로 다른 반응성을 보이는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 샘플 그룹에서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세포 경로와 암세포 증식 억제 및 사멸 관련 경로가 활성화돼 면역관문억제제에 따른 치료 예후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다른 샘플 그룹에서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저항성을 보였는데, 이 경우 암세포가 면역세포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종양미세환경을 유발하는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가 활성화됐다.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세포 경로, 암세포 증식 억제 및 사멸 관련 경로 활성화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좋은 반응성을 보이는 유전자 시그니처로, 중간엽 기원 세포 경로 활성화는 저항성을 보이는 유전자 시그니처로 확인됐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주요 암종 중 발병률 1위다.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해 약물치료를 진행하는데, 환자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반응을 예측할 수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환자의 자가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의 성장을 저지하게 하는 암 치료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