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美 파트너사 대규모 구조조정 … ‘롤론티스·포지오티닙’ 상용화 ‘배수진’
한미약품 美 파트너사 대규모 구조조정 … ‘롤론티스·포지오티닙’ 상용화 ‘배수진’
인력 30% 정리해고 …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임상 등 우선순위 낮춰

자금 소진 속도 20~25% 감소 전망 … ‘캐시런웨이’ 2023년까지 연장

한미약품 240억 실탄 지원 … 마일스톤 조건도 판매 후 로열티로 변경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1.0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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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재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과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의 미국 내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스펙트럼은 5일(현지시간) 비용을 줄이고 기존 ‘캐시런웨이’(cash runway)를 연장하기 위해 인력의 3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스펙트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연례보고서(2020 annual report)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직원은 176명이다. 이중 약 53명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게 될 전망이다.

‘캐시런웨이’(cash runway)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현재의 소각 비율로 계속 지출하는 경우 자금이 바닥 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회사 측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현금 소진을 20~25% 줄여 ‘캐시런웨이’를 2023년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스펙트럼의 ‘캐시런웨이’는 올해 6월 정도로 예상됐다. 앞으로 5개월 뒤면 현금이 바닥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시기를 구조조정을 통해 1년에서 1년 반 정도 늦춘 셈이다.

스펙트럼은 현재 매출이 전혀 없는 회사다. 지난 2018년까지는 매년 1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나,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개발에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 투자가 필요해지자 2019년 보유하고 있던 7개 시판 품목을 인도 제약사인 오로빈도(Aurobindo Pharma)의 자회사 아크로텍바이오파마(Acrotech Biopharma)에 최대 3억 달러 규모로 매각했다.

그러나, ‘롤론티스’의 미국 시판승인이 지연되면서 이후로도 매년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이 이어졌다. 매출이 없는 스펙트럼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됐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스펙트럼은 구조조정과 함께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인 불응성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 신약 ‘IGN002’ 등의 개발 우선순위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개발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톰 리가(Tom Riga) 스펙트럼 사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임상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편 결정이 필요했다”며 “이번 결정에 영향을 받아 스펙트럼을 떠나게 된 동료들의 헌신과 기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펙트럼이 이러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기 하루 전,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에 24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 동시에 마일스톤 및 로열티 조건을 스펙트럼에 조금 더 유리하게 변경했다.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가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하면 스펙트럼으로부터 받기로 했던 마일스톤을 제품 출시 이후 ‘추가 로열티’로 조정해 연도별로 수취하기로 한 것이다.

‘롤론티스’의 미국 상용화가 지연된 데는 FDA의 제조시설 실사를 통과하지 못한 한미약품의 책임도 있는 데다,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스펙트럼이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감수하면서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 상용화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한미약품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미약품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스펙트럼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신뢰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으며, 라이선스 계약 변경과 관련해서는 “스펙트럼의 상업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여곡절이 많은 상황에서도 한미약품과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의 미국 상용화라는 공동 목표 아래 끈끈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펙트럼이 조만간 미국 FDA에 ‘롤론티스’에 대한 BLA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는 국산 신약의 시판승인 소식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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