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대현]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MRI나 CT검사에 의존했던 척추근육 노화 측정을 간단한 골밀도 검사기기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비싼 의료비를 줄이고도 정밀한 검진 결과를 확보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재활의학과 이상윤, 영상의학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은 골밀도 측정에 이용되는 장비인 이중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기(DEXA: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를 이용해 노인의 척추근육 노화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보행에 문제가 없고 요통이 경미한 만 65세 이상의 노인 20명을 2019년부터 지역사회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골밀도 측정기기인 방사선 흡수계측기를 적용해 확보한 척추근육 검사 결과와 3차원 요추 MRI 검사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골밀도 검사기기를 척추의 측면으로 투사해서 얻어낸 척추근육량이 3차원 요추 MRI 검사에서 측정한 척추근육량이나 척추 신전근력과 강력한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고가의 MRI가 아닌 비교적 저렴하고 간단한 골밀도 검사기기 이용해도 척추근육량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척추는 목부터 꼬리 부분에 이르는 우리 몸 전반의 골격과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노화로 인해 척추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 다양한 퇴행성 척추질환이 발생해 결국 척추의 통증과 노년기 삶의 질 저하로 연결될 위험성이 커진다.
그동안 팔다리의 근육량과 근육노화는 다양한 체성분검사로 평가가 가능했다. 하지만 척추근육의 경우 내부장기와 인접해 자리 잡고 있어 쉽게 평가하기가 어려웠다. 고가의 MRI나 방사선 노출이 많은 CT 등의 검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이상윤 교수는 “골다공증에 대한 진단이나 팔다리 근육량 평가를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는 골밀도 검사장비를 척추에 측면으로 투사하면 척추 주변의 근육 상태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비교적 저렴하고 간단하게 척추근육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러한 검사법이 확대된다면 척추근육 노화를 미리 진단할 수 있고 이와 동반된 다양한 퇴행성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신진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노인의학 관련 최고 권위 학술지인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지난 2021년 5월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