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간과하면 죽음 부른다
피부암, 간과하면 죽음 부른다
2차 재발율 50%…소극적인 환자의 치료태도 문제
  • 오현지 기자
  • news@phamrstoday.com
  • 승인 2008.11.13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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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가명, 50세) 씨는 오래 전부터 발바닥의 까만 점이 눈에 가시였다. 윤곽은 흐리지만 잉크처럼 진한 점이 신경 쓰여, 오랫동안 손톱깎이로 제거해 왔다. 어느 날 발목을 다쳐 정형외과에 방문한 김 씨는 의사에게 발바닥의 점을 보여줬고, “뭔지 잘 모르겠네요. 피부과에 한 번 가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무시했다. 한참이 지난 후, 그는 피부과 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지금 당장 피부암에 걸린 발을 잘라내지 않으면 1년 안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씨가 걸린 병은 ‘악석 흑색종’이다. ‘악석 흑생종’은 주로 발바닥의 점 모양으로 발병하는 피부암이다. 일반인들은 이것이 피부암인지 모르고 방치하다, 암을 키워 목숨을 잃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피부암의 가장 큰 편견이다. 피부암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 위력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겨, 결국 목숨까지 빼앗기게 된다.

피부암이 눈에 띄는 증상을 보일 때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얼굴과 발 등 피부암이 발병한 부위가 넓어지면 다른 부위로 이전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피부암의 수술 범위도 폭넓게 설정해야 한다. 다시 암으로 재발할 싹을 없애기 위해, 해당 암 부위와 주변 부위를 과감히 도려내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또 5년 동안 정기적으로 피부암과 전이 여부를 꾸준히 진단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피부암으로 자신이 생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피부암에 걸린 환자들 중 상당수는, 의료진이 권유하는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의료진들은 “암 전이를 막기 위해 상당부분 절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환자들은 “피부암 부위를 지나치게 잘라내면 외모가 망가진다”며 가급적 적은 부위로 수술하길 원한다. 결국 환자의 뜻에 따라 일부분만 수술했다가, 피부암이 다른 부위까지 전이돼 사망하는 사례가 생긴다.

국립의료원 성형외과 팀이 지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15년 동안 피부 악성종양으로 수술받은 251례에 대한 후향적 분석을 실시한 결과, 피부암이 재발한 환자가 다시 2차 재발한 경우가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원 노상훈 과장은 “총 251례 중 재발이 22례였는데, 이중 2차 재발이 11례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며 “진단이 늦어지거나 오랫동안 방치하면 중요 장기 및 뼈로 국소침습되거나 원격전이가 발생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저세포암의 재발과 2차 재발 건수는 각각 8건과 5건, 편평상피세포암의 재발과 2차 재발 건수는 10건과 4건, 악성 흑색종의 재발과 2차 재발 건수는 2건과 1건, 기타종양의 재발과 2차 재발 건수와 2건과 1건이었다. 즉, 피부 악성종양이 재발한 환자 중 절반은 다시 2차 재발을 경험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피부 악성종양의 2차 재발 비율이 높은 것은 환자들의 소극적인 치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 기저세포암에 걸린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기보다 사람들 시선이다. 얼굴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기보다, 이목구비를 가급적 살릴 수 있도록 최소 범위만 절제하는 것을 선호한다.  결국 재발하거나 전이가 돼, 일부분에 국한됐던 암이 얼굴 전체를 덮어버리거나 다른 암이 발병한다.

일부 피부암 환자들은 암 치료보다 개인의 생활을 우선시 해,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피부암 초기에는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다. 따라서 조기에 피부암을 발견한 환자들은 여행과 근무 등 자신의 사회생활을 좀 더 영위하고 난 뒤, 치료를 받겠다고 우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노 과장은 “환자들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피부암 진도는 빠르다”며 “위험 범위를 다 절제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점이 생기거나 피부에 부스럼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등의 특이한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당해야 한다”며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가급적 위험 부위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는 등 적극적인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후 1년 동안은 3개월 간격으로, 그 후에는 6개월 간격으로 최소 5년 간 검진을 받아야 최악의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헬스코리아뉴스/메디팜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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