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등 일상에서 흔시 하용하는 일반의약품(OTC) 가격이 지역과 약국에 따라 최대 3.5배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OTC는 의사의 처방없이 소비자가 직접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물이다. 처방이 필요한 약물은 대개 전문의약품(ETC)으로 분류된다.
18일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2014년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의약품 가운데 자주 쓰이는 50개 품목의 약국별 최고가, 최저가는 최소 1.4배에서 최대 3.5배의 격차가 있었다.
이번 조사는 감기약 4종, 소화제 4종, 영양제 7종, 파스류 4종, 해열진통제 4종, 외용연고 3종 등 약의 효능별로 많이 소비되는 품목을 선정해 지난해 하반기 전국 시·군·구 2500여 개 약국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 결과 관절염 패치인 ‘트라스트패취’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충북의 일부 약국에서는 1팩(3매)에 2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반면 전북 진안의 한 약국에서는 7000원, 인천 남구에서는 최고 6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3.5배에 달하는 것이다.
감기약인 ‘하벤허브캡슐’도 10캡슐이 경기 하남에서는 최저 1200원, 충남 홍성에서는 최고 4000원에 팔려 3.3배의 격차가 났다.
이밖에 해열진통제 ‘펜잘큐정’(최고 5000원, 최저 1800원), 파스제품 ‘제놀쿨카타플라스마’(최고 3500원, 최저 1300원), 소화제 ‘베아제정’(최고 4500원, 최저 2000원) 등 50개 품목 중 20개가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지역 내 약국들 사이에서도 약값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해열진통제인 펜잘큐정은 서울 시내 평균 가격이 2226원이었지만, 용산구의 일부 약국에서는 5000원에 판매돼 동작구, 양천구, 종로구 등의 최저가 1800원보다 2.8배나 비쌌다.
전반적으로는 경북 울릉이나 경남 의령 등 비교적 약국이 많지 않은 도서·산간 의료취약지역의 약국에서 전국 최고가에 약이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정부가 가격조사 결과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해 경쟁을 통한 가격 하락을 유도해야한다”며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이 더 비싼 돈을 주고 약을 사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