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을 자주 복용하면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의 위험이 최고 3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하메드 할릴리 박사(위장질환 전문의) 연구팀은 미국여성 2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경구피임약을 최소한 5년 이상 복용한 여성은 크론병 유병률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할릴리 박사는 “지난 50년 사이에 크론병 환자가 2~3배나 크게 증가했다”면서 “이는 1960년대 이후 등장한 경구피임약의 폭발적 사용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구피임약에 사용되는 높은 용량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장 내막을 투과하기 쉽게 만들고 유익한 장박테리아를 감소시키며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크론병 발병의 최적 조건을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그러나 “피임약 자체가 직접 크론병을 유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피임약 복용이 크론병의 유전적 소지와 만났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언했다.
크론병은 16~30세 사이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한번 발방하면 치료가 어렵고 아직까지 완치법도 없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궤양성 대장염) 또는 소장(크론병)을 표적으로 오인해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는데 삶의 질을 그만큼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