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가치’, 즉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이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의료기기 시장 가치고객 공략을 위한 비지니스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에 고품질을 갖춘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느 정도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대대적인 혁신이 이뤄지기 어려운 분야들은 저렴한 가격과 혁신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앞세운 중소형 의료기기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기존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의사들이 결정, 가격보단 높은 성능이 중요시 돼 왔다. 그러나 점차 병원 행정 담당자, 규제당국, 보험사 등 의료분야 이외에 이해당사자들이 의료기기 구매에 참여하면서 평가기준과 구매목적이 다각화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스페인 일부 지역의 경우 고객들의 의료기기 평가 시 기술적 탁월함과 스펙의 비중이 20% 미만에 그치는 등 비가격 경쟁요소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신흥국 역시 과거에는 가격적인 요소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으나, 중산층의 확대와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증가로 고가 프리미엄 의료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구매 과정과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정교해지면서 품질과 가격의 균형이 중시되고 있다.
진흥원은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3가지 비지니스 모델을 제안했다.
우선 판매 사이클이 단순하고, 반복적 구매가 이루어지며, 서비스 요구가 높지 않은 제품과, 수명주기 종료가 임박한 제품에는 최대한으로 낮은 가격을 적용하는 대신 일부 서비스를 제한하는 ‘린-셀링(Lean-selling)’ 모델을 제시했다.
두번째로는 정형외과 장비나 음압 상처 치료 도구와 같이 판매 과정이 복잡하고, 전환비용이 크며, 서비스 수준이 높은 제품들에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만 제공하는 ‘노 프릴스 서비스(No-frills service)’ 모델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생산요소와 프로세스 내에서 비용절감 요소가 많고, 서비스 지원이 매우 중요한 부문에는 프리미엄 제품에서 고급 기능들을 제거한 ‘플레인 프로덕트(Plain product)’ 모델을 제시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가치형 제품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대비 생산비용 절감 효과가 20~40% 수준”이라며 “기존의 제품매출을 잠식하지 않고, 경쟁업체의 도전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시장의 역동적인 변화와 고객들의 새로운 필요에 부응할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한 리스크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