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브로커’ 잡겠다는 정부 … 개원가는 ‘노심초사’
‘불법브로커’ 잡겠다는 정부 … 개원가는 ‘노심초사’
[창간 8주년 기획 - ‘시름 깊어지는 개원가’ - 上] 브로커 단속 강화 → 환자 감소 우려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3.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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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시술을 내건 의료기관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외국인 환자, 특히 중국 환자들의 증가 덕분에 조금 형편이 피는가 싶더니, 돈 냄새를 맡은 브로커에, 새로운 경쟁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홍보수단도 갈수록 복잡·다변화되고 있다.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개원가의 속사정을 들여다보았다. [편집자주]

[上] ‘불법브로커’ 잡겠다는 정부 … 개원가는 ‘노심초사’
[中] ‘네이버’ 방치하면 광고심의 단속 하나마나 
[下] 저가 의료기기 등장에 개원가 경쟁 갈수록 ‘치열’

‘성형 한류’가 주목받으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환자들이 개원가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외국인 환자 유치정책도 환자수 증가에 한몫을 했다. 정부가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한 뒤, 우리나라를 찾는 의료관광객은 해마다 36.9%씩 증가, 2009년 6만201명이던 환자수가 2013년 21만1218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진료수익도 547억원에서 1조34억원으로 불어났다. 환자수 증가에 비해 진료수익 증가폭이 더 큰 것은 고가 의료서비스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 미용·성형 시술을 받기 위해 국내를 찾은 외국인은 2009년 1657명에서 2013년 2만5433명으로 연평균 53.5%씩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45만원으로 전체 평균진료비 186만원의 2배에 가깝다.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찾는 의료관광객은 중국인이다. 2013년 기준,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중국인은 5만6000여명으로 전체 환자수의 26.5%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3만2000명, 15.5%), 3위는 러시아(2만4000명, 11.4%)였다. 

 

▲ 주요 국적별 외국인환자 현황 (단위 : 명, %)

특히 중국인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쓰는 경우가 많아 ‘요우커’(관광객을 뜻하는 중국어 ‘游客’의 발음)라고 불리는데, 미용·성형 분야에서도 ‘큰손’으로 통한다. 

# 중국 브로커 수수료 최대 50% = 그러나 한편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불법 브로커’다. 이들이 받는 높은 수수료가 문제인데, 이는 결국 진료비 거품으로 작용, 한류 성형에 대한 이미지가 갈수록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형외과의사회 조수영 홍보이사는 “다른 나라에 없는 수수료 때문에 우리나라에 불법 브로커가 판을 친다”며 “외국인 환자가 허용된 2009년만 해도 브로커 수수료가 진료비의 15%에 불과했으나, 의료기관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차 20%, 30%로 올라갔다. 최근에는 50%를 받는 브로커도 있다. 배(진료비)보다 배꼽(수수료)이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브로커 문제가 예상외로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자, 정부도 중국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외국인 환자 미용·성형 유치시장 건전화 대책’을 마련하고, 불법브로커 방지책으로 단속 및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불법행위의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점검 및 단속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 및 의료기관과 불법 브로커간 거래 금지 ▲외국인 환자 권익보호 및 분쟁조정기능 강화 등이다. 

# “불법 브로커 단속 강화 양날의 검” = 하지만 의료기관 입장에서 정부의 단속이 반갑지만은 않다. 고가의 수수료도 문제지만, 단속이 강화될 경우, 중국인 환자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단속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조수영 홍보이사는 “수수료가 원래 정해진 비율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걸리면 다 나쁜 거 아는데 노출시킬 병원이 없으니 적발될 가능성도 적다”며 “정부에서도 의료관광이 죽으면 안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모션을 취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서울 신사역에 위치한 A의료기관의 ㄱ원장은 “한국에서 중국인 의료관광이 활성화된 배경에는 솔직히 브로커들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이 맞다”며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쳐내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러차례 중국을 찾아 성형시술을 하고 왔다는 ㄱ원장은 “중국 내에서 한류에 대한 호감도는 아직까지는 좋은 편이지만, 중국 방송들이 한국 내 의료사고들을 집중 보도하면서 최근 여론이 심상치 않다”며 “중국 내 방송들은 정부의 입김이 센 편이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정부가 브로커 단속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 관영방송인 CCTV의 한국어 방송 ‘성형천국 한국에 드리운 먹구름’ 프로그램 (2014년 11월6일 방송) 화면 캡처

중국 언론들의 한류 성형 비판보도는 최근 성형수술을 받은 50대 중국 여성이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양악수술을 받은 뒤 얼굴의 좌우가 심각한 비대칭이 됐고 코뼈가 휘어져 버린 건 등 3개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이은 의료사고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미용성형 의료기관들은 이래저래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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