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로 치매를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영국에서 시작된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Alzheimer's Society)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재단(Alzheimer's Drug Discovery Foundation)은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인 혈관성 치매 예방에 발기부전치료제가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11일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소혈관 손상으로 기억중추 등 뇌조직에 혈액공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뇌의 소혈관은 뇌졸중으로 손상되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50∼70%는 뇌의 소혈관 손상이 발견되고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좁아진 음경조직의 소혈관을 넓혀 발기를 돕는데 이 약이 뇌의 소혈관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번 임상시험이 계획됐다.
임상시험은 뇌졸중으로 뇌 혈관이 손상되거나 경도인지장애(MCI:mild cognition impairment)가 있는 65세 이상 노인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치매환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MCI란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떨어진 것을 본인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인정하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비아그라와 성분이 같은 타달라필(Tadalafil)이 사용된다.
이들은 낮은 단위의 타달라필 또는 위약이 투여되고 투여 전후에 동맥스핀표지(ASL:arterial spin labelling)라고 불리는 특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의 각 영역에 도달하는 혈류량을 측정하게 된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몇몇 치매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모두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다”며 “새 치료제가 개발되려면 앞으로 또 몇 십년이 걸릴지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일부 치료제가 치매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박사는 “특히 이러한 약들은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당장 쓸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앞서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과 리라글리투드가 치매 예방 또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