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노사갈등 장기화 … 파업 13일째
경북대병원 노사갈등 장기화 … 파업 13일째
제3병원 건립 이견 좁히지 못해 … “환자 불편 현실화” 우려
  • 임도이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12.09 0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노조간 갈등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간 갈등의 중심에는 병원측이 추진하고 있는 일명 제3병원(임상실습동)이 있다. 지난달 27일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제3병원 건립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칠곡병원의 환자수요와 교육·연구를 위해 임상실습동의 건립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입원·외래 환자들의 불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병원교섭단이 지난 7일 원내에 게시한 ‘임상실습동 증축에 대한 병원의 입장’에 대해 8일 반박 성명서를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경북대병원이 2000억원이 넘는 제3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또 “환자들이 편히 올 수 있는 본원의 병실을 30%로 줄이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구 지역의 의료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경북대학교병원 노조원들이 제3병원 건립 중단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참고로 경북대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병원측은 “임상실습동 건립은 경북대학교 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예컨대 의과대학, 간호대학, 약학대학 등이 옮겨가게 됨으로써,현재의 칠곡병원 시설로는 학생(255명/년, 최소 1000명/4~6년)의 교육 및 연구, 실습을 수용할 수 없고, 따라서 2010년 교육부로부터 허가받을 당시 사업명도 노조에서 주장하는 ‘3병원’ 대신 ‘경북대병원 임상실습동 건립사업’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병원측은 ‘임상실습동 건립이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라는 지적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측에 따르면 현재 칠곡병원은 암전문병원, 노인전문병원, 어린이병원으로 기능을 특성화하여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증가하는 환자를 수용함은 물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시설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병원은 노조측이 임상실습동 건립 예상비용으로 추정한 3100억원 역시 과장된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2014년 11월 6일 시설공사 계약 완료 시점에서의 최종 총사업비는 2041억 수준으로, 이 중 국비 695억원을 제하면 병원의 자부담은 134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병원측의 설명이다. 병원측은 “이러한 투자금은 여유자금 및 수익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경북대병원 노조의 파업도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일 진행된 노사간 교섭도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 지침을 조건부로 한 임금인상(1.7%)과 제3병원 건립 강행이라는 입장이 충돌하면서 진전 없이 끝났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일 병원측이 대구 중부경찰서에 병원 직원 5명을 포함, 7명의 노동조합 간부를 고소하면서 양측간 긴장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교섭을 통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병원측은 진전된 안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교섭에 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원 고소 등으로 교섭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북대병원은 대외적인 선전과 노동조합 공격에 몰두하는 대신, 성실하게 교섭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지난달 27일 칠곡 제3병원(임상실습동) 건립중단과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 오늘(9일)로 13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아래는 경북대병원 교섭단 이름으로 병원 홍보팀에서 8일 언론에 보내온 입장문.  

임상실습동 증축에 대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 및 일반 보직자들의 입장

5년 전(2010년) 정부의 승인을 받아 현재 건설사와 시설공사 계약까지 완료하여 추진하고 있는 임상실습동 증축 사업에 대해 노동조합이 지금에 와서야 파업의 핵심요구(안)으로 ‘제3병원(?) 건립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어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이하 ‘칠곡병원’) 교수 및 일반 보직자 일동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한다.

첫째, 임상실습동은 제3병원 건립이 아닌 칠곡병원의 증축이다.

칠곡병원 부지 내에 증축하는 임상실습동은 건축법상으로 별도의 병원 건립이 아닌 칠곡병원의 증축이다. 더욱이 2010.12.10.자 단체협약에서 “칠곡병원의 보육시설은...(중략)...임상실습동과 연계하여 마련한다.”와 같이 노동조합은 임상실습동의 건립을 이미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임상실습동을 제3병원이라 명명하고 마치 새로운 병원이 건립되는 것처럼 오해를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논리라면 어린이병원은 제3병원이 되고 임상실습동은 제4병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임상실습동은 명실상부한 종합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증축이라는 맥락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임상실습동 증축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칠곡병원은 내부적으로 암전문병원과 노인전문병원으로 특화하여 개원하였으므로 종합병원의 역할을 다하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지속적인 환자 증가로 인해 벌써부터 외래 및 병실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공간확보와 다양한 진료과 개설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임상실습동 증축 사업은 3차 의료기관으로의 진입 및 국립대학교병원으로서의 새로운 도약과 장기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되는 중요한 사업이다. 또한 진료 및 수술시설을 확충함으로써 지역의 환자가 역외로 진료를 받으러 다녀야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셋째, 칠곡병원은 경영위기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 우리병원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칠곡병원의 건립으로 경영위기를 초래한 상황에서, 임상실습동 증축은 병원의 진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칠곡병원은 개원 이후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하였고 개원 4년 차 시점에 전직원의 노력과 지역민의 신뢰와 사랑으로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여 스스로 부채를 상환할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고가 의료장비 구입 등 초기 투자비용이 줄어들어 차입금 조기상환도 기대해 볼 만하다. 따라서 칠곡병원 건립에 이은 임상실습동 증축이 ‘진짜위기’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과잉진료, 의료영리화가 염려된다는 것은 지나친 표현으로 생각된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 및 일반 보직자 일동은 임상실습동의 증축이 현 삼덕동 본원의 열악한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대구경북권의 새로운 의료수요에 부응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2014. 12. 05.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 및 일반 보직자 일동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