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Y염색체가 수명은 물론, 암발생 등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웁살라대학 유전학자인 얀 두만스키 박사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인간유전학회’(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70~84세 노인 1153명에게서 혈액샘플을 채취해 DNA를 분석하고 최장 40년 동안 지켜보았다.
그 결과 혈액세포 속의 Y염색체가 크게 줄어드는 노인은 다른 노인에 비해 수명이 평균 5.5년 짧고 암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과 건강상태를 감안했을 때도 이러한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 여성은 2쌍의 X염색체(XX)를, 남성은 X염색체 하나와 Y염색체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남성만 지니고 있는 Y염색체는 나이를 먹으면서 체세포 속에서 점차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결과는 Y염색체의 소실이 수명 단축과 암으로 인한 사망의 원인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두만스키 박사는 남성이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수명이 짧은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Y염색체는 성의 결정과 정자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어져 왔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Y염색체의 유전자들이 종양 억제 같은 다른 중요한 기능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두만스키 박사는 “혈액세포 속의 Y염색체 소실은 혈액 시스템 밖에서 발생하는 다른 여러 가지 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로 미루어 Y염색체의 유전자들이 암세포를 탐지해 죽이는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Y염색체의 소실 정도를 측정하면 장차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