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제일약품의 신약 R&D 시계가 ‘자큐보정’ 상용화 이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새로운 당뇨 신약의 2상 임상시험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번에는 이중 표적 항암 신약의 2상 임상시험을 마치며 신약 파이프라인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인 온코닉 테라퓨틱스는 최근 ‘JPI-547(성분명 : 네수파립)’의 2상 임상시험에서 최종 피험자 관찰을 끝내고 시험을 종료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은 기존에 파프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백금 저항성, 진행성·재발성 난소암 환자에서 ‘JPI-547’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 1차 평가변수는 객관적 반응률(ORR)이고, 2차 평가변수는 반응기간, 무진행 생존, 질병 조절률, 종양 크기, 전체 생존 등이다.
온코닉 테라퓨틱스는 지난 2022년 10월 첫 피험자 선정을 시작으로 약 2년여 만에 시험을 마무리하고 데이터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JPI-547’은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인 파프(PARP, Poly ADP-ribose polymerase)와 암세포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인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 표적항암제다.
서울아산병원 선도형 암 연구사업단(단장 이정신)의 김태원 교수(종양내과)·진동훈(융합의학과) 교수팀이 발굴해 제일약품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제일약품은 2020년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 테라퓨틱스를 설립하고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던 ‘JPI-547’의 권리를 온코닉 테라퓨틱스에 넘겼다. 현재 ‘JPI-547’ 개발은 온코닉 테라퓨틱스가 전담하고 있다.
온코닉 테라퓨틱스는 난소암 외에도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JPI-547’의 내약성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1b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당뇨 신약 ‘JP-2266’ 2상 막바지 … 연내 시험 종료 기대
제일약품은 ‘JPI-547’뿐 아니라 당뇨 신약 ‘JP-2266’도 2상 임상시험이 막바지에 들어선 상태다. 지난달 첫 자체 개발 신약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JAQBO, 성분명 : 자스타프라잔)’를 출시한 뒤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 진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제일약품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JP-2266’ 2상 임상시험의 최종 피험자 선정을 지난 9월 완료했다. 약물 투여 기간이 최장 12주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시험을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P-2266’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1‧2형(SGLT-1‧2)을 동시에 저해하는 경구용 치료제로,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기전의 신약후보물질이다.
1일 1회 2정 복용하는 약물로, 제일약품은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 ‘JP-2266’를 복용한 피험자들의 당화혈색소(HbA1c), 공복 혈당(FPG), 공복 인슐린, 식후 평균 식후혈당(PPG) 등의 변화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1차 평가변수는 투약 12주 시점의 당화혈색소 변화량이다.
이 밖에 뇌졸중 치료 신약 ‘JPI-289’는 2a상 임상시험을 마친 상태다. 제일약품은 현재 ‘JPI-289’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으로, 국내외 파트너사를 물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은 자체 연구 조직과 온코닉 테라퓨틱스를 이용한 투트랙 신약 개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파이프라인도 크게 늘어나서 국내 신약 개발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