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유지인] 극희귀질환인 트랜스티레틴 가족성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TTR-FAP) 치료제가 국내 허가되어 환자들의 치료 옵션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5일 TTR-FAP 치료에 사용하는 미국 앨나일람(Alnaylam)의 siRNA 주사제 ‘암부트라(Amvuttra, 성분명: 부트리시란·vutrisiran) 프리필드시린지주’를 허가했다.
siRNA(small interfering RNA, 짧은 간섭 리보핵산) 주사제는 특정 mRNA에 결합해 절단을 유도하여 궁극적으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약은 1단계 또는 2단계 다발성신경병증 환자에게 3개월에 1회 투여(피하주사)한다.
주성분 부트리시란나트륨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이중나선 구조의 siRNA로 간세포 내에서 TTR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하여 인체 내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침착을 방지한다.
지금까지 국내 TTR-FAP 질환 치료 옵션은 2015년 허가를 받은 이후 2018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화이자사의 ‘빈다켈(Vyndaqel, 성분명: 타파미디스·tafamidis)’이 유일했다. 이번 허가를 통해 ‘빈다켈’의 시장 독점 시대도 끝날 것으로 보인다.
TTR-FAP은 간에서 생성되는 TTR 단백질의 유전적 변형 때문에 말초신경계에 비정상적으로 아밀로이드가 축적돼 발생하는 극희귀질환이다. 해당 질환의 전세계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 당 1명 정도다. 유럽 등 다른 국가는 10만 명 중 1명이고, 일본은 유병률이 드물어 약 100만 명 중 1명 꼴로 발병한다. 전세계 환자 수는 1만 명에서 3만 명 사이, 최대 3만 5000명 정도로 추정된다. 2016년도 기준, 우리나라에서 파악된 환자 수는 15명에 불과하다.
TTR-FAP 환자들은 그동안 치료제 부족으로 인한 미충족 수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TTR-FAP는 워낙 희소한 질환이라 의사도 질환에 낯설기 때문에 진단까지 평균 4년이 걸릴 정도로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이라며 “이번 새로운 치료제 허가를 계기로 더 많은 환자들이 진단을 받고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