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 여성들은 유난히 겨드랑이 냄새에 신경을 쓴다. 포털사이트 등에는 ‘겨드랑이 냄새 굴욕’이니 '겨털녀'니 하는 사진이나 기사가 올라오기도 한다. 요즈음엔 주아민이 공효진에 이어 ‘제2의 겨털녀’로 충격 변신해 화제다.
겨드랑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중국영화 '색, 계’의 여주인공 탕웨이가 보여준 겨드랑털이 아닌가 한다. 혹 아니라면 과문해서 그러니만큼 이해해 주기 바란다.
겨드랑이와 음부의 털은 원래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이라는 냄새를 저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무색, 무미, 무취이므로 오감으로는 못 느끼고 뇌만 인지하는 물질이지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섹시감을 느끼게 한다고 하니 여성들은 모름지기 잘 간직할 일이다.
중국 같은 나라에서는 여성의 겨드랑이 털은 섹시함의 표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1920년대 면도칼 회사가 대중광고를 시작하면서 겨드랑이 털 노출이 “지저분하고 보기가 싫다”는 식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요즈음 여성들은 겨드랑이 털을 모두 깎아버리거나 그도 성에 안차면 왁스로 제거하고 심지어 레이저로 태우기까지 한다고 하니 이러다가 겨드랑이 털을 가진 여성들은 문화재급으로 분류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과거 후궁들도 겨드랑이 털의 많고 적음을 표준으로 삼았는데 적거나 없는 여자를 최고로 쳤다고 한다.
그러나 인체에 나는 털은 나름대로 기능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심지어 식물의 모든 기관에도 털이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털이 동식물에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털은 신체 위치에 따라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먼저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인데, 모발은 다양한 외부 자극 등 물리적 충격과 자외선, 추위나 더위 등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해 준다.
눈썹과 속눈썹도 역시 눈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코 안의 털은 미세 먼지와 같은 외부의 자극 물질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겨드랑이 털은 마찰을 감소시켜 활동을 자유롭게 한다.
여성들이 겨드랑이 털을 혐오하는 것은 미용상 보기 싫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털을 제거하면 냄새가 더 날 뿐 아니라 땀에도 취약해 비위생적인 만큼 제거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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