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약물 시장에 적응증 확대경쟁이 한창이다. 적응증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 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있다.
대표적 바이오약물인 TNF(종양괴사인자) 억제제의 경우, 류머티스 관절염에 제한적이던 적응증을 건선,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TNF 억제제, 3~4가지 적응증 추가는 기본
암젠/와이어스의 '엔브렐'은 처음에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나 건선, 강직성 척추염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엔브렐'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나 건선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은 물론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까지 적응증을 넓혔다.
가장 최신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애보트의 '휴미라'도 건선, 강직성 척추염에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이같은 적응증 확대 경쟁에 힘입어 TNF 억제제들은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휴미라'는 46.0%, '레미케이드'는 24.9%, '엔브렐'은 19.74%의 매출 증가률을 기록했다.
적응증 확대를 통해 탑셀링(Top selling) 반열에 오르려는 시도는 항암제들도 마찬가지다.
제넨텍, '데려온 자식'으로 블록버스터 영광
이미 블록버스터 대열에 오른 제넨텍의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리툭산(Rituxan)'은 B-세포 림프종의 1차 치료제에서 한가지 이상의 TNF 차단제에 반응하지 않는 류머티스 관절염에 적응증을 추가했다. 그 덕분에 이 약물은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약 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넨텍을 확고한 신약회사로 각인시킨 '리툭산'은 사실은 '데려온 자식'이다. 처음에 이 신약을 발굴한 것은 제넨텍이 아닌 아이덱(IDEC)이라는 한 바이오텍 회사였다.
1993년 리툭산의 임상 1상과 2상에 돌입했던 아이덱은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1995년 제넨텍과 제휴를 맺고 리툭산의 나머지 개발과 미국·유럽 마케팅을 함께 진행하기로 한 것. 2년뒤 리툭산이 성공하면서 제넨텍은 신약회사로 확고한 명성을 구축하게 됐다.
제넨텍은 대장암 및 폐암 치료제인 '아바스틴'과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에 대해서도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은 ▲고형 종양 및 육기성 피부섬유육종, ▲재발·불응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인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h+ ALL), ▲골수이형성증후군/골수증식성 질환(MDS/MPD), ▲과호산구증후군/만성호산구성 백혈병(HES/CEL), ▲공격성 전신성 비만세포증(ASM) 등에 적응증을 확대했다.
바이오 약물의 다양한 적응증 확대는 앞으로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 여부에 따라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