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성분 처방과 국민 건강권, 그리고 소비자선택권
약 성분 처방과 국민 건강권, 그리고 소비자선택권
강재규 국립의료원장 국정브리핑(2007년8월30일) 기고문
  • 강재규 국립의료원장
  • nmc2010@korea.kr
  • 승인 2007.08.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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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재규 국립의료원장
최근 국립의료원 정문은 연일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성분명 처방 시법사업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국립의료원은 1958년 당시 아시아에서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치료하는 병원으로 탄생한 이래 국민건강과 의료수준 향상을 위한 조사 및 연구기관이자 환자 치료기준 책정을 위한 시범기관으로 국가 보건의료사업을 추진해왔다.

국립의료원은 환자 치료기준 책정을 위한 시범기관으로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성분명 처방이란 소비자인 환자가 병,의원 외래에서 진료 후 약을 성분으로 처방 받는 방법이다. 병·의원 의료진으로부터 성분명인 아스피린으로 처방받은 뒤 바이엘 아스피린 혹은 신풍 아스피린 등을 약국에서 구입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을 실험용 대상으로 삼는다고 연일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추진하는가. 국립의료원은 성분명 시범 사업의 목적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한다.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안전성 확보

이번 시범사업은 제한적이고 최소한으로 실시해 성분명 처방의 장단점과 실효성을 검토하고 성분명 처방의 방향과 여건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성분명 사업은 가장 제한적이고 최소한의 약품만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성분명 처방제의 적용을 받는 약품은 소화기 위궤양치료제 3성분, 소화제 1성분, 골다공증 치료제 1성분등 전문의약품 5성분과 일반의약품 15성분 등 총 20성분(32 품목)에 불과하다. 게다가 선정된 의약품은 환자에게 오랫동안 처방돼 안전성이 확보된 것으로 부작용이 없는 약품이다.

또한 진료한 전문의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 후 상품명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존대로 상품명을 처방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권은 절대 훼손되지 않는다. 심혈관 질환에 처방되는 부정맥약, 신장질환 환자 처방, 항정신성약 등은 상품 종류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가 바뀔 수 있어 성분명 처방은 시기상조라 포함되지 않는다.

부정맥 약의 경우 약 변경만으로도 질환이 악화돼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당뇨약의 약효변화는 혈당의 변화를 가져와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국립의료원은 국민 건강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범위에서 성분명 처방을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의료계가 우려하는 환자 건강과 처방권의 훼손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성분명 처방제, 환자의 알권리와 약품 선택권 보장

성분명 처방은 소비자인 환자의 알 권리와 약품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 소비자는 병·의원에서 처방된 성분의 약을 가격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약사가 마진이 많이 남는 약을 권유할 수도 있고 우리 국민들이 선호하는 명품이라는 현혹으로 비싼 약을 권유할 수 있으나 소비자는 선택에 따라 약을 구매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인 환자는 약을 구입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방문할 필요 없이 시간적 절약과 집 근처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다.

더구나 의료보험비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약제비는 선진국에 비해 아주 높은 29%인 8조4000억원이나 된다.

이밖에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제약업의 일반 판매 관리비의 비중은 전체의 35%로 제조업 평균 13.2%에 비해 월등히 높아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리나라 제약업이 세계적 제약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일반 판매 관리비의 비중을 일반 제조업과 유사한 13% 전후로 개선하고 대신 R&D 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의료분야에 진입하고 있는 지금 R&D투자 증대는 세계적인 제약업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민 건강 위해 노력하는 의협이 국민 건강 볼모로 해선 안돼

성공적인 성분명 처방제도의 도입을 위해선 의료계가 소비자인 환자에게 복제약에 대한 알권리와 선택권을 줘야 한다. 시범 사업 뒤 처방형태 분석과 약품의 적정성 여부 검토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

국립의료원은 시범사업을 시행해 의료소비자인 국민이 최적의 약제비를 지불하고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대한의사협회, 정부, 국립의료원도 모두 국민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만큼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하는 휴진 등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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