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는 부부사이, 예전처럼 되려면?
삐걱거리는 부부사이, 예전처럼 되려면?
  • 박유진 정신과 전문의
  • admin@hkn24.com
  • 승인 2009.11.04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유진 과장
[헬스코리아뉴스] 우리가 일상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통하여 접하게 되는 남녀간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는 대개 열정적인 사랑의 우여곡절을 잘 헤쳐나간 두 주인공이 결혼과 같은 결실을 맺는 과정까지를 보여주고 끝나기 마련이다. 또한 결혼 이후의 자질구레한 일상에 관한 것은 생략되거나 주인공 이외의 주변 인물들을 통하여 잠깐 보여주고 만다. 실제 남녀가 결혼 이후 생을 마칠 때까지 함께 하는 기간이 연애기간에 비해 훨씬 긴데도 말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예전에 비해 가족중심, 개인중심적 삶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배우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여부는 개인의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동료를 비롯한 공적인 인간관계에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정작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여 나중에 심각한 문제에 접하게 되었을 때 허둥지둥 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부가 평생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과정은 상호간에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그 관계가 끊이지 않고 유지가 된다는 점에서 모든 인간관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연애가 끝나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자신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상대방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면서 때로 실망을 하고 때로 상대방을 비난하며 크고 작은 갈등을 겪게 된다. 열정적인 연애의 과정에서 우리가 상대방과의 관계에 거는 기대의 상당 부분은 엄마 뱃속에서와 같은 완벽한 세상을 꿈꾸는 무의식적인 환상에서 비롯한 것으로서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기 마련이다.

우선 서로가 배우자를 만나기 전, 태어나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살아온 과정이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개인의 타고난 기질, 부모의 성격, 가족 구성원들이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 생활 환경, 돈에 대한 태도까지 모든 면에 있어서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자신의 생각, 느낌, 가치관과 배우자의 그것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서로에 대해 가졌던 각자의 환상에서 조금씩 벗어나 상대방의 다양한 변모를 받아들이고 그 차이를 인정할 때, 불같은 열정이 사그라든 후 보다 현실적이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결혼생활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부부를 면담해 보면 실제로 많은 커플들이 배우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로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이로 인해 더욱 소통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마는 것을 보게 된다.

우리들은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자신을 이해받고자 하는 원초적인 열망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실제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는 이러한 욕망이 충족되지 못해 공허함을 느끼며 배우자와의 소통에서도 마찬가지로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발생한다.

부모자식과의 관계가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처럼 30년 이상 함께 하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생의 주기에 따라 조금씩 무르익어가고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아내(남편)이 변했다'면서 초초해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내가 아내(남편) 때문에 이렇게 아프고 불행한데 상대방은 꿈쩍도 않는다'며 탄식하고 분노하기 전에 부부간 평소의 의사소통 방식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겸허히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 부부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몇 가지 조언

1.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기
일방적으로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바뀌기를 기대하거나,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모두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서로에 대해 기대치를 적절하게 조절하기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기대가 클수록 실망을 하게 되고, 실망을 하게 된 원인을 찾기보단 상처를 받기 싫어 마음의 벽을 쌓고 상대방을 미워하게 된다.

3.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부부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상대방의 시간과 공간을 인정해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4. 솔직하게 대화하기
솔직함은 마음을 움직인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를 허심탄회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상대만 비난한다면 마음의 문은 이내 닫히고 만다. '당연히 알아주려니' 생각하고 기대하면 실망도 커진다.

5.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기
수많은 갈등을 극복해가면서 관계가 더욱 깊어진다. 갈등에 직면하지 않으려고 한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며 일방적으로 덮어두는 것은 더 큰 갈등을 초래한다.

6. 다툴 때는 주제에 집중하여 짧게 끝내기
사소한 다툼이 해묵은 감정을 건드려 매번 상처를 주게 된다. 다툼이 격해져 과거에 있었던 상대의 실수, 배우자의 성격, 상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주제까지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7. 공동의 관심사를 찾아 대화하기
자녀의 교육과 같은 문제는 부모 중 한 사람만 전담할 수 없다. 끊임없이 대화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이 자녀에게 본보기가 된다.

8. 상대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밉든 곱든 고락을 함께한 동료관점에서 한마디라도 더 칭찬해주고 고마운 것은 반드시 표현하고 넘어가도록 노력한다.  [안산중앙병원 정신과 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