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주입식 신입 입문교육 탈피해야
제약업계, 주입식 신입 입문교육 탈피해야
  • 정진호 연구원
  • admin@hkn24.com
  • 승인 2009.10.1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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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제약사의 2010년 신입사원 공채가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올해도 역시나 심각한 대졸 취업난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제약사가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취업희망자 중에 우수한 인재를 선발했다.  인재(人才)를 선발했으나,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될지,  있으나 마나한 인재(人在)가 될지, 회사에 피해를 줄 인재(人災)가 될지는 전적으로 이들을 채용하여 육성한 제약사의 몫이다.

현재 각 제약사가 실시하는 신입사원 입문교육은 타 산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개월 ~ 3개월에 달하는 장기간 합숙교육으로 진행한다.

교육예산 또한 신입사원 1인당 평균 3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제대로 된 신입사원 입문교육이 되지 않고 비용만 많이 투입된다면 제약사로서는 이만저만한 손실이 아니다.

필자는 제약사 신입사원 입문교육과 관련 5가지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입사원, 입소 후 즉시 시작되는 의약전문교육 수용 어려워

우선 제약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신입사원은 얼마 전까지 대학생 신분을 가진 청년으로 이제 학교생활에서 막 벗어나 새로운 환경인 기업에 들어 온 예비 사회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약사 신입입문교육은 1주 기본소양교육 후에 바로 의약전문교육(학술, 제품교육)을 3주 이상 장기간에 걸쳐 실시한다. 여기에 신입사원의 긴장감을 활용하여 테스트를 실시한다.

4주 제약사 신입입문교육을 마친 신입사원에게 설문 한 결과 의약전문교육이 너무나 힘들었다는 조사가 있었다. 신입입문교육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KSA 즉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를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회사가 KSA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할 수 있지만, 수용하는 것은 교육생의 몫이다. 교육생이 회사가 제공하는 KSA를 적극 수용하게 하려면 받아드릴 수 있는 흐름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그 흐름은 대학생이라는 존재감을 탈피하고 직장인으로 스스로를 전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동시에 제약산업의 OO 제약인이라는 존재감을 확실히 가지도록 회사 이해 교육과 소속감 증대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최소 2주 정도 직장인 소양과 회사 이해 교육이 탄탄히 갖추어져야 여기에 의약지식과 자사 제품에 대한 이해, 직무교육이 효과적으로 축적될 수 있다.

회사 이해 교육은 프로그램화 되어야 효과적

자사에 입사지원하고 면접을 통과하여 최종합격 되었다고 하여 자사에 기본적인 소속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신입입문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신입사원이 비록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였지만, 이들은 이미 많은 제약사에 입사지원을 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제약사 입사경쟁률 수백대 1은 계속 동일한 인물이 여러 제약사에 원서를 넣은 결과다.

이들은 합격통지서를 받기 전까지 동아제약에 갈지, 중외제약에 갈지, 종근당에 갈지, 광동제약에 갈지, 진양제약에 갈지 모르는 상태였다. 인연이라면 인연으로 자사에 합격한 것이다. 이 말은 회사 이해와 애사심을 갖도록 지원하지 않으면 자사에 입사했다하여 00 제약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신입입문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 고취에 있다. 애사심이 있어야 신입입문교육을 통해서든 현장에서의 교육이든 잘 수용하여 OO 제약인으로 새출발 할 수 있다.

애사심은 두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교육내용이다. 회사의 창업정신과 창업과정, 가슴이 넓어지는 비전, 역경극복의 역사, 계속기업으로 갈 수 있는 경쟁력, 배워야 할 조직문화를 알려줘야 한다. 회사 이해 교육내용은 형식적으로 진행되어서는 안되며, 프로그램으로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 동아, 중외, 녹십자, 현대 등 국내 선도 제약사는 체계화된 내용은 물론 교육시간도 2일 이상 할애하고 있다. 둘째, 교육여건이다. 교육 환경이 부실한 신입입문교육은 애사심은 고사하고 실망감만 키우게 된다. 열악한 교육장소에서 부실한 교육준비 그리고 주입식 제품교육으로는 신입입문교육의 결과가 좋지 못하다. 교육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좋은 교육장소에서 양질의 강사를 배치하고 교육 중간에 선배와의 대화, 의사/약사와의 간담회, CEO 특강, 아웃도어 프로그램, 회식 등 회사가 신입사원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이들은 진정한 00 제약인이 되는 것이다.

정도영업, 윤리경영 교과 강화해야

제약업계는 올해 8월 초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제약협회가 합의한 공정거래 자율협약을 발표하였고, 복지부가 승인하여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환경에 놓여있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관행을 폐기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윤리적 기업 활동은 물론 사회적 기여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과제가 있다. 윤리경영이 신입입문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신입사원이 은연 중에 가지고 있는 제약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주는 것과 새로운 사업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윤리경영, 정도영업에 대해 확실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유한(윤리경영), 종근당(공정거래법), 일동(소비자클레임), 중외(성희롱예방) 등 국내 대형 제약사 대부분이 2시간 이상의 윤리경영 교과를 포함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동아, 대웅, 한미 등에서는 신입입문교육 기간 내에 소외 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포함하여 진행하고 있다.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통한 조직 몰입도 강화

강의실에서 온종일 강의를 듣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1개월 간 연수원에서 장기 숙박교육을 하는 것이 이제 갖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에게 쉬운 일정이 아니다. 기본적인 아침 운동은 물론 중간중간에 운동이나 휴식을 배치해야 한다. 특히 주말에는 영화관람이나 체육행사와 같이 교육에 지친 심신을 풀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교육은 강의장에서 하는 교육 외에 동료들과 몸으로 부딪히고 힘들고 지루한 일을 겪어가는 과정에서도 배운다는 사실을 이해하여 아웃도어 프로그램도 중간에 배치하면 좋다. 동아의 문경세재 종주훈련, 중외의 지리산 종주훈련, 한미의 수상훈련은 이미 오랫동안 실시하여 효과를 본 전통있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이다. 이외에 삼천당, 태준에서 실시한 새벽 산악구보 훈련도 효과가 있었던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
신입입문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여 무한정 교육예산을 투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약사 신입입문교육은 평균적으로 1개월 이상 합숙교육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교육비 부담이 상당히 크다. 신입사원 30명을 기준으로 할 때, 사내 강의장을 사용하고 인근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을 적용하여도 약 5천만 원이 소요된다. 전문연수시설을 임차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동일한 기준으로 약 8천만 ~ 1억 원이 소요된다.

국내 제약사 중 3개월 간 합숙교육을 진행하는 제약사의 경우 신입입문교육 예산이 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교육예산을 절감하고자 하여도 예산 항목이 숙박, 식대, 강의장 임대료 등 교육 제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선에 달하여 예산 절감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노동부 고용보험 환급교육으로 진행함을 통해 총 예산의 30~40%를 절감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필자는 제약사 교육담당자와 토론한 내용을 중심으로 제약사 신입입문교육에 필요한 5가지 사항을 제시하였다. 이 시점에서 신입입문교육의 목적을 생각해 봐야한다. 제약사 신입입문교육의 목적은 신입사원 ‘조기전력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조기전력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신입사원이 즉시 현장에 투입되어 의사나 약사를 만나 영업성과를 내는 것인가? 신상품을 기획하여 출시하는 것인가? 의약품 생산품질을 업그레이드할 매뉴얼을 만드는 것인가? 신약 개발의 아이디어를 내는 것인가? 아니다. 앞에 제시한 내용은 기존 직원들과 조직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신입사원 ‘조기전력화’의 의미는 조직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애사심을 갖추고, 선배와 상사에게 예의바르고 그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갖추고, 제약업종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긍지를 갖추고, 자사의 핵심인재로 성장하겠다는 비젼을 갖추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신입사원 입문교육 시즌을 맞아 각 제약사는 타사의 좋은 프로그램, 타 산업의 좋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자사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신입입문교육을 기획하여 성과적인 신입사원 ‘조기전력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디지털교육컨설팅실장, 기업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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