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독식 화이자 심근병증 치료제 잡는 신약 등장할 듯
시장 독식 화이자 심근병증 치료제 잡는 신약 등장할 듯
美 브릿지바이오의 ATTR 심근병증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 승인 가능성 높아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 산쿄의 NSCLC 치료제 ‘다토-DXd(Dato-DXd)’ 승인 여부 불투명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10.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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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해 9월까지 총 34개의 신약을 허가한 가운데, 남은 4분기에도 3개 신약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는 특정 기업의 시장 독식에 위협이 될만한 신약도 들어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우리나라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NSCLC)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lazertinib)는 올해 8월 20일(현지 시간) FDA 승인 29번째 신약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국의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 바이오파마 다이브(BioPharma Dive)가 선정한 현재 FDA의 허가를 대기하고 있는 주목할 만한 의약품 3개를 소개한다.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심근병증 치료제 ▲비소페포폐암(NSCLC) 치료제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다. 

ⓛ ATTR 심근병증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은 혈액 내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TTR)의 기능 장애로 인해 아밀로이드가 여러 조직이나 장기에 침착하는 질병이다. 아밀로이드가 말초신경에 침착되면 ATTR 다발성신경병증, 심장에 침착되면 ATTR 심근병증이 발생한다.

현재 FDA의 허가를 받은 ATTR 심근병증 치료제는 미국 화이자(Pfizer)의 ‘빈다켈(Vyndaqel, 성분명: 타파미디스·tafamidis)’과 ‘빈다맥스(Vyndamax, 성분명: 타파미디스·tafamidis)’가 유일하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지난 2020년 8월 허가한 바 있다.

참고로, ‘빈다켈’과 ‘빈다맥스’는 타파미디스 성분을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지만, 약간 다른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제품을 분리한 것이다. 보통 하나로 묶어서 설명한다.

전체 ATTR 치료제 시장에서 ATTR 심근병증 유형이 약 80%를 차지하는터라 화이자는 ATTR 치료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두 약물의 매출액은 33억 달러(한화 약 4조 4599억 원)로, 전년(24억 4700만 달러, 한화 약 3조 3071억 원) 대비 36%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독주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릿지바이오 파마(Bridgebio Pharma) ‘아코라미디스(acoramidis)’는 ATTR 심근병증 치료제 시장에서 ‘빈다켈’과 ‘빈다맥스’를 맹추격하고 있는 대표적인 후발주자이다. 이 약물은 TTR 수치 안정화에 관여하는 T119M의 작용을 모방하여 ATTR 심근병증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브릿지바이오 파마는 지난 2023년 8월, ‘아코라미디스’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TTRibute-CM)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시험은 만 18세 이상의 ATTR 심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아코라미디스’와 위약을 대조 평가한 것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코라미디스’는 괄목할 만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아코라미디스’ 투약군의 생존율은 81%인 반면, 위약군은 74%에 불과했다. 위약군 대비 ‘아코라미디스’군의 절대 위험율은 6.4%, 상대 위험율은 25% 감소했다.

브릿지바이오 파마는 이를 토대로 2023년 12월 FDA에 ATTR 심근병증 치료제로서 ‘아코라미디스’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FDA는 이듬해 2월 이를 접수하고 심사 기간을 2024년 11월 29일로 지정했다.

②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다토-DXd(Dato-DXd)’

‘다토-DXd(Dato-DXd 성분명: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potamab deruxtecan)’는 암 세포에서 과별현되는 Top-2를 표적하는 단클론 항체와 세포 독성 항암제인 이리노테칸 및 토포테칸을 결합한 항체약물접합체(ADC)다. 고형암 세포 표면의 Top-2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나노화된 세포 독성 항암제를 전달하여 암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이 약물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와 일본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가 블록버스터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테칸·trastuzumab deruxteca)’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이다.

특히 AZ는 NSCLC 치료 분야에서 자사의 3세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오시머티닙·osimertinib)’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1강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다토-DXd’는 시장 방어를 위한 전략 무기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관련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ROPION-LUNG01)에서 ‘다토-DXd’가 애매한 성능을 보이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해당 임상에서 ‘다토-DXd’는 기존의 세포 독성 항암제 대비 환자의 생존 기간을 고작 0.7개월 연장시키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FDA 허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전망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AZ는 “통계상으로 유의하지 않지만 수치상으로는 개선했다”는 점을 토대로 올해 2월 FDA에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했다. FDA는 4월 이를 접수하고 심사 기간을 2024년 12월 20일로 정했다.

③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반자 트리플(Vanza Triple)’

낭포성 섬유증은 유전성 질환으로, 주로 폐와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점액, 땀, 소화액을 만드는 막 관통 조절인자(CFTR)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여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끈적하고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폐와 소화기관에 점액이 쌓여 호흡 곤란과 영양소 흡수 문제를 초래한다.

이 질환은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치료 표준은 증상을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는 각 환자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현재 FDA로부터 허가된 치료제는 ▲‘심데코(Symdeko)’ ▲‘칼리데코(Kalydeco)’ ▲‘오르캄비(Orkambi)’ ▲‘트라이카프타(Trikafta)’ 등 4개 밖에 없어 새로운 치료 옵션 수요가 높다.

미국 버텍스(Vertex)의 ‘반자 트리플(Vanza Triple)’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신약이다. ‘반자 트리플’은 반자카프터(vanzacaftor)+테자카프터(tezacaftor)+듀티카프터(deutivacaftor) 등 3가지 약물을 복합한 병용요법이다. F508del 등 CFTR의 여러 하위 유형 변이를 표적하도록 설계됐다.

버텍스는 ‘반자 트리플’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3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KYLINE 103, SKYLINE 102, VX21-121-105)을 실시하고 있다. 이중 SKYLINE 103, SKYLINE 102 연구는 만 12세 이상, VX21-121-105 연구는 만 11세 이하 낭포성 섬유증 환자 대상 시험이다. 

SKYLINE 103 및 SKYLINE 102 연구는 현재 완료된 상태로, 회사 측에 따르면 ‘반자 트리플’은 대조약 대비 염화물 이온의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었다. CFTR 기능 장애는 과도한 땀 염화물 이온을 초래하므로 ‘반자 트리플’이 질환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했다는 것이다.

버텍스 측은 올해 5월 SKYLINE 103 및 SKYLINE 10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반자 트리플’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FDA는 2개월 뒤인 7월 이를 접수하고 심사 기간을 2025년 1월 2일로 지정했다.

보통 FDA는 심사 마지막일에 허가 여부를 발표하는 경향이 있지만, 낭포성 섬유증 치료의 제한된 옵션을 고려할 때 FDA가 연내 허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3개 약물의 정보를 종합하면 화이자의 시장 독식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ATTR 심근병증 치료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와 유전질환인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반자 트리플(Vanza Triple)’의 승인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면, 환자의 생존기간을 고작 0.7개월 연장하는데 그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다토-DXd(Dato-DXd)’는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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