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보령이 개발한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성분명 : 피마사르탄)’를 복용한 환자들은 같은 계열의 다른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과 비교해 고혈압 치료제를 추가로 복용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나브’는 내수 판매 비중이 매우 높은 제품인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제품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병원 내과 및 중환자의학과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공식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을 통해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와 칼슘 채널 차단제(CCB) 2제 병용 환자들의 3제 병용 전환율을 비교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코호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은 자료를 활용, 2017년 1월 1일 이전 2년 이내에 국가 건강 검진을 받았고 2017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6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30일 이상 ARB와 CCB를 동시에 처방받은 환자 3만 442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카나브’ 복용군(928명)과 그 외 ARB 복용군(이하 비 ‘카나브’ 복용군, 3만 3494명) 등 2개 군으로 나뉘었다. 연구진은 이들 환자를 2년 반 동안 추적 관찰해 베타 차단제나 이뇨제 등 3번째 항고혈압 약물 추가 여부를 확인했다.
비 ‘카나브’ 복용군은 ARB로 칸데사르탄, 에프로사르탄, 이베사르탄,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텔미사르탄, 발사르탄 중 1개 약물을 복용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ARB와 CCB 외에 추가 항고혈압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카나브’ 복용군 38명, 비 ‘카나브’ 복용군이 3557명이었다. 1000인년으로 환산 시 각각 14.3명, 42.8명으로 ‘카나브’ 복용군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이는 ‘카나브’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추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크게 낮았다는 의미다.
추가 약물 복용 비율은 ‘카나브’ 복용군이 4.1%로 가장 낮았으며, 올메사르탄(5.8%), 텔미사르탄(6.3%), 발사르탄(6.6%), 로사르탄(20.4%), 칸데사르탄(21.5%), 에프로사르탄(29.4%), 이르베사르탄(29.8%) 등이 뒤를 이었다.
ARB와 CCB 외에 다른 항고혈압제를 복용할 때까지 걸린 시간도 ‘카나브’가 213.5일(중앙값)로 가장 길었는데, 이는 ‘카나브’와 CCB만으로도 장기간 혈압 조절이 가능했다는 의미다. 추가 약물 복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올메사르탄, 텔미사르탄과 비교해도 ‘카나브’ 복용군의 3제 병용 전환 속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카나브’ 복용군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3번째 항고혈압제 추가 위험은 모든 시험 대상 ARB에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카나브’가 추가 항고혈압제 복용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추가 항고혈압제가 필요한 시기도 늦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카나브’ 복용군은 불리한 기준 특성에도 불구하고 추가 항고혈압제가 덜 필요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는 ‘카나브’가 추가 항고혈압제의 필요성을 최소화하는 데 있어 임상적 효능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국산 신약 15호인 ‘카나브’는 ARB 계열 피마사르탄(Fimasartan) 성분의 국산 최초 개발 고혈압 치료제다. 보령은 1992년 ARB 계열 고혈압 신약 개발 연구를 시작해 6년간 후보물질 탐색 기간을 거쳐 1998년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했다. 이후 500억 원 규모의 R&D 비용을 투자해 2010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카나브’를 신약으로 허가받는 데 성공했다.
‘카나브’는 출시 첫해인 2011년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블록버스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줄곧 국산 신약 처방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보령은 ‘카나브’에 다른 성분을 더한 복합제를 개발해 ‘카나브 패밀리’를 구축하며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카나브 패밀리’의 지난해 매출은 1552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8596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0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