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의약품 매출 순위 바뀌나 ... ‘듀피젠트’, 적응증 확보 거침없는 질주
[단독] 세계 의약품 매출 순위 바뀌나 ... ‘듀피젠트’, 적응증 확보 거침없는 질주
FDA, COPD 치료제로 ‘듀피젠트’ 허가

사노피, 7개 적응증 추가 준비 중

면역 질환에 새로운 역사 쓰는 중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10.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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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의 듀피젠트 (출처:사노피 한국법인)
사노피의 듀피젠트 (출처:사노피 한국법인)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생물학적 제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dupilumab)가 적응증을 속속 추가하며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세계 의약품 시장의 매출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9월 27일(현지 시간), 기관지 확장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호흡 곤란 증상을 겪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치료제로 ‘듀피젠트’를 허가했다. 생물학적 제제가 COPD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듀피젠트’는 지금까지 총 14개의 적응증을 FDA로부터 획득했다. 

이번 허가는 사노피 측이 실시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BOREAS 및 NOTUS)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BOREAS 시험은 흡연 여부 무관 중등도에서 중증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NOTUS 시험은 제2형 면역반응을 보이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듀피젠트’와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각각 비교 평가했다.

이중 NOTUS 시험은 국내에서도 진행된 바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9년 12월, 해당 연구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22명이고, 실시기관은 서울대학교병원 등 10곳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BOREAS 및 NOTUS 시험에서 ‘듀피젠트’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BOREAS 시험과 NOTUS 시험에서 치료 52주 차에 ‘듀피젠트’ 투여군의 COPD 질병악화 비율은 대조군보다 각각 30%, 3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적응증 획득 목전

‘듀피젠트’는 COPD에 이어 또 다른 자가면역 질환 적응증 사냥에 나선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현재 허가 신청서 제출 혹은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인 ‘듀피젠트’의 적응증은 모두 7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적응증 개발 단계

경쟁 생물학적 제제

만성 두드러기 NDA 제출 졸레어
호산구성 십이지장염 임상 3상 시험 N/A
호산구성 장병증 임상 3상 시험 N/A
소양증 임상 3상 시험 N/A
만성 부비동염 임상 3상 시험 N/A
알레르기성 곰팡이 부비동염 임상 3상 시험 N/A
수포성유천포창 임상 3상 시험 N/A

만약 이들 적응증을 모두 확보하면 ‘듀피젠트’의 적응증은 현재의 14개를 포함, 총 21개로 늘어난다.  

이중 만성 두드러기 적응증은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졸레어’(Xolair, 성분명: 오말리주맙·omalizumab)가 먼저 획득했으나, ‘졸레어’는 현재 바이오시밀러 공습을 목전에 두고 있는터라 실질적인 플레이어는 ‘듀피젠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듀피젠트’는 또 나머지 6개 적응증을 모두 취득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 최초’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된다. ‘듀피젠트’의 질주가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듀피젠트’의 잇따른 적응증 확보는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듀피젠트’는 2023년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1위인 미국 머크(Merck,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이어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 2위로 뛰어 올랐다. 전년(174억 달러) 대비 33% 증가한 231억 달러(한화 약 30조 6075억 원)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머크가 발표한 실적을 보면 2023년 ‘키트루다’ 매출은 250억 1100만 달러(33조1520억 원)를 기록했다.

COPD 적응증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듀피젠트’가 COPD 치료제 시장도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듀피젠트’가 이 시장을 독식하면, 약 25억 달러(한화 약 3조 2900억 원)의 추가 매출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2023년 ‘키트루다’가 올린 매출(250억 1100만 달러)을 뛰어 넘는 것이다.

한편, ‘듀피젠트’를 비롯한 항체 약물들은 현재 자가면역 및 염증 질환 분야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제제다. 항체는 면역계 내에서 항원의 자극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물질로, 항체 약물은 인체 내에서 생산되는 항체를 모방하거나 인공적으로 제작한 단백질이다.

이 제제는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 매우 높은 특이성으로 결합하여 활성을 직접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반면, 경구제로 활용되는 키나아제 억제제는 단백질의 신호전달경로에 작용하는 키나아제 효소만을 억제하므로 표적성 및 특이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자가면역 및 염증 질환은 인터루킨 등 사이토카인의 과발현으로 인해 초래된다. 인터루킨을 직접적으로 표적할 수 있는 항체 약물이 자가면역 및 염증 질환에 대한 표준 치료제로 부상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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