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상 시험 1위는 항암제
지난해 임상 시험 1위는 항암제
한국바이오협회 ‘2024 상반기 제약시장 및 임상시험 동향’ 펴내

전체 임상 시험 783건 가운데 항암제 임상 294건 ··· 37.5% 차지

성공 어려운 중추신경계 분야 임상 시험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항생제·내분비계·혈액·심혈관계 임상시험 2022년 대비 줄어
  • 이창용
  • admin@hkn24.com
  • 승인 2024.09.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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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임상실험 임상시험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지난해 국내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실시한 의약품은 항암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나 환자 모두 가장 관심이 높은 분야가 암 질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상반기 제약시장 및 임상시험 동향’을 발간했다. 이 동향을 보면 2023년 국내에서 수행된 전체 임상 시험은 783건으로, 이 가운데 전체의 37.5%인 294건이 항암제 관련 임상이었다.

이는 2위에서 5위까지를 합친 임상 건수를 넘어서는 것이다. 2위는 내분비계(82건)· 3위 심혈관계(81건)· 4위 중추 신경계(61건)· 5위 소화기계(56건)였다.

항암제 임상시험은 매년 200~300건씩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항암제 임상 시험 건수를 보면 2019년 207건, 2020년 309건, 2021년 321건, 2022년 259건이었다. 2023년은 2022년보다 13.5%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났던 수치보다는 낮지만, 해당 기간을 제외하면 2019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

이 가운데 면역항암제 국내 임상시험은 2022년 62건에서 2023년 83건으로 33.9% 증가했다. 전 세계에서 ACD같은 표적 항암제 임상시험이 증가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중추신경계는 내분비계와 심혈관계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한 분야다. 임상건수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2023년 국내 중추신경계 분야 임상시험은 61건이 수행됐다. 2022년 38건 대비 자그마치 60.5%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알츠하이머 질환 14건, 진통제 관련 10건, 파킨슨병과 우울증 관련 각 5건 등 이었다.

급격 늘어난 중추신경계 임상시험은 주목할 만하다. 피어스 바이오텍(Fierce Biotech)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추신경계 임상시험은 주요 임상 시험 실패에 늘 포함되는 어려운 질환이다. 중추신경계 의약품은 시판 허가 뒤에도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임상)재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유효성 입증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화기계 임상시험도 늘어났다. 2022년 대비 24.3% 증가하며 46건을 기록했다. 대장염 12건, 위식도역류질환 11건, 헬리코박터 감염 관련 7건, 크론병 6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한국인에게 많이 생기는 위식도역류질환과 헬리코박터 감염 관련 임상시험은 100% 국내 임상시험으로 진행했다.

근골격계 임상시험은 2022년보다 11건을 더 해 32건을 수행했다. 호흡기계는 2022년 대비 10건 늘어 36건, 면역억제제는 8건 늘어 23건, 피부질환은 7건 늘어나 34건, 비뇨기계는 2건 늘어난 18건을 수행했다.

줄어든 분야도 있다. 항생제·내분비계·혈액·심혈관계 분야 임상실험 수는 2022년 대비 각각 15건·10건·3건·1건 하락해 26건·82건·11건·81건을 기록했다.

이밖에 3상 임상 시험 수가 늘어난 사실도 눈여겨볼 만하다. 2023년 국내 제약사가 이끈 3상 임상 시험은 237건이었다. 2022년 187건보다 26.7% 증가한 숫자다.

3상 임상 시험은 신약이 지닌 효과가 어느 정도 확립된 후 수행하며, 시판 허가를 얻기 위한 마지막 임상 시험이다. 다른 임상시험 단계에 비해 성공률이 높은 편이다.  

다국가 임상 시험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진행한 임상은 381건으로 전년 대비 6.1% 늘어난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두 나라 이상에서 진행한 다국가(Multinational) 임상시험은 14.2% 증가해 402건을 기록했다.

다국가 임상은 3상시험이 196건으로 2022년 대비 33.3% 증가했다.

국내에서 진행한 다국가 1상 임상시험 역시 17건으로, 2022년(6건) 대비 3배 늘었다. 

국내 임상 시험을 의뢰자별로 나누면 한국 아스트라제네카가 23건으로 제약회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토종 제약사 가운데 보령이 20건을 의뢰하며 한국로슈(20건)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얀센(19건) 종근당(19건) GSK(13건) 한국애브비(12건) 대웅제약(12건) 한국노바티스(12건) 한국비엠에스제약(11건) 순이었다.

연구자에서는 서울대학교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이 모두 15건을 의뢰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국립암센터도 각각 12건과 8건을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3년에 이어 올해도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 내분비계 질환 치료제 임상 시험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알츠하이머와 비만 관련 치료제 역시 임상시험 파이프라인이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세계 추세에 빠르게 대응해 글로벌 임상시험을 확보해야 하며 다국가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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