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거듭된 실패에도 MLKL 저해제 개발 안간힘
제약업계, 거듭된 실패에도 MLKL 저해제 개발 안간힘
MLKL, 네크로톱시스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작용하는 단백질

MLKL 저해하면 다양한 질환 치료 가능 ... 휴온스, ‘HUC1-259’ 개발 중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9.3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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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업계가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MLKL(Mixed Lineage Kinase Domain-Like protein) 저해제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MLKL은 RIP1(receptor-interacting serine/threonine-protein kinase 1) 및 RIP3와 함께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다. RIP1, RIP3, MLKL은 서로 순차적이고 유기적으로 작용해 네크로톱시스(세포사멸) 프로그램을 가동, 세포를 파괴한다.

MLKL은 네크로톱시스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RIP1, RIP3 단계를 거쳐 인산화 및 올리고머화(응집화)가 진행된 MLKL은 세포막으로 이동해 구멍을 형성, 네크로톱시스를 유도한다.

네크로톱시스가 암, 자가면역 질환, 감염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네크로톱시스는 포유류 발달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기능 자체를 표적하는 방법은 수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네크로톱시스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작용하는 MLKL가 약물 개발의 표적으로 부상했다.

영국 GSK는 MLKL 저해제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자사의 MLKL 저해제 후보물질 ‘GW806742X’의 개발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GW806742X’의 개발은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는데, 전임상 실험 도중 유효성 및 안전성 입증에 실패하여 개발을 중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GW806742X’ 개발 실패의 가장 큰 이유로 ‘GW806742X’가 MLKL 뿐만 아니라 RIP1, RIP3 단계에도 비특이적으로 작용하여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점을 꼽는다.

MLKL에 대한 적절한 표적법이 개발의 난제로 떠오른 가운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는 MLKL의 직접적인 저해가 아닌 MLKL의 활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Fyn과 Src를 억제하는 간접적 MLKL 저해제 ‘사라카티닙’(Saracatinib)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사라카티닙’은 세포 내 다양한 신호절달경로에 개입하는 Fyn과 Src를 저해하는 기전이다. Fyn과 Src는 각각의 기능은 다르지만, 세포 사멸 과정에서 MLKL의 활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간접적인 MLKL 저해 작용기전을 토대로 AZ는 ‘사라카티닙’을 현재 임상 2상 단계에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8월 화골성 근염 환자를 대상으로 ‘사라카티닙’을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에 착수했다.

그러나 ‘사라카티닙’은 치료 유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앞서 AZ는 항암제로서 난소암에 대한 ‘사라카티닙’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aPPrOC)을 실시했지만, 평가 변수를 놓치면서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휴온스는 좀 더 색다른 방법으로 MLKL 저해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유비퀴틴-프로테아솜 단백질 분해 기술을 통해 MLKL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유비퀴틴은 수명이 다한 단백질에 달라붙어 분해 과정을 일으키는 작은 단백질 분자다. 유비퀴틴이 부착된 단백질은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솜에 의해 분해가 유도된다.

휴온스의 ‘HUC1-259’는 유비퀴틴이 MLKL에만 부착하도록 설계하여 프로테아솜이 MLKL을 분해토록 하고 네크로톱시스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다른 단백질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여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약물은 휴온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공동으로 발굴한 것으로, 두 기관은 지난 2018년 간질환 치료제 공동연구 협약 체결하고 MLKL 분해 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휴온스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하재두·황종연 박사 연구팀과 1년간의 공동연구를 진행, 간질환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유망한 단백질 분해 유도제를 발굴하고 2019년 추가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해당 유도제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

휴온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은 ‘HUC1-259’ 후보물질 수십여 종에 대한 실험과 선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2023년까지 상업적 개발을 진행할 후보물질 도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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