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대웅제약의 만성통증 치료신약 후보물질 ‘iN1011-N17-02’(‘DWP17061’)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Nav1.7 차단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N1011-N17-02’의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시험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iN1011-N17-02’의 안전성, 내약성, 예비 유효성 약동학·약력학을 평가하는 것이다.
앞서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 2020년 10월 호주 식품의약청(TGA)으로부터 ‘iN1011-N17-02’에 대한 1상 IND을 승인 받은 바 있다.
‘iN1011-N17-02’은 Nav1.7를 차단하여 통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다.
약물의 작용기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압 의존성 이온 나트륨(Nav) 채널은 신경세포와 조직세포의 변화에서 발생하는 신경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근육에 통증을 유발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경세포는 전기적 신호를 뇌에 보내는데, 이때 Nav 채널을 매개한다.
쉽게 말해, Nav 채널은 세포막을 통해 세포의 전압 변화에 반응하여 열림 또는 닫힘 작용을 하여 체내 이온 나트륨의 유입을 조절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전기적 신호가 생성되고, 세포에서 신경 전달물질이 방출된다.
이 채널은 Nav1.1에서 Nav1.9까지 총 9개 하위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 특정 조직에서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Nav 채널은 이온 나트륨의 유입을 균형적으로 유지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이온 나트륨이 이 채널을 통해서 세포 내부로 들어가 불안정한 상태를 초래한다.
특히, Nav1.7 채널은 주로 말초 신경계에서 발견되는 만큼, 이 채널에 이상이 발생하면 과도한 전기 신호가 뇌의 중추신경에 전달되면서 만성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av1.7 채널 차단으로 만성 통증 치료
따라서 Nav1.7 차단제는 이 채널의 활성을 억제하여 만성 통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약효가 높아 기존 진통제와 차별화된 통증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는 ‘iN1011-N17-02’이 상용화될 경우, 부작용으로 인해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투약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대표적인 통증 완화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나 마약성 진통제가 있지만, NSAIDs의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마약성 진통제는 남용 우려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현재 개발 중인 Nav1.7 차단제는 50개, 이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약물은 ‘iN1011-N17-02’ 포함 12개에 불과하다.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빅소트리진’(Vixotrigine)이다. 바이오젠은 2017년 삼차 신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빅소트리진’의 임상 3상 시험을 실시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빅소트리진’은 구체적인 데이터도 발표되지 않은 채 소리소문 없이 임상 3상 시험이 중단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아직까지 개발 중인 것으로 돼 있지만 회사측은 이 약물의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전세계 최초 Nav1.7 차단제로 등극할 수 있는 약물들은 그 아래 단계인 2상 진입 약물들의 경쟁으로 전환되었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PF-5089771’ ▲캐나다 제논(Xenon)의 ‘푸나파이드’(Funapide) ▲한국 올리패스(OliPass)의 ‘OLP-1002’ ▲독일 베링거 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BI-860585’ 등이 있다.
여기에 대웅제약의 ‘iN1011-N17-02’까지 가세하면서 Nav1.7 차단제 개발 경쟁은 5파전으로 늘어났다.